『언어를 디자인하라』의 저자 유영만 지식생태학자는 자신의 직업을 소개할 때 자신의 정체성을 담아낸 나만의 네이밍을 별도로 생각해서 지어 말하라고 강조한다. 그 또한 대학 교수가 아닌 '지식생태학자'로 만나는 이들에게 자신을 알리고 있다. 나도 내 직업을 소개할 때 교감(校監)이라고 하기보다 독감(讀感)이라고 종종 표기 한다. 讀은 '읽을 독', 感은 '감동할 감'이다. 다시 말하면 단순히 학교 안에서 중간 관리자로 학교장을 도와서 학교의 일을 관리하거나 수행하는 사람으로 불리우기 보다 나의 정체성을 좀 더 담아낸 '독감(讀感)'으로 살아가고 싶다. 책 읽는 교감, 책으로 소통하는 교감, 책으로 성장하는 교감 그리고 더 나아가 평생 책을 붙잡고 감동 받은 대로 살고 싶다는 의미를 담아낸 나만의 네이밍이다. 이번 2월에 전입한 교직원과 기존의 교직원들이 함께 모여 올 해의 교육과정을 고민하고 협의하는 시간을 3일간 가진 적이 있다. 교장 선생님도 새로 오신 터라 협의하는 주간의 첫 시간을 여는 역할을 내가 맡겠다고 했다. 교무부장의 간단한 안내와 학교장의 부임 인사 겸 학교를 운영할 청사진을 듣는 시간 이후에 나 또한 교육과정 전반에 관해 교직원들에게
2023-03-06 17:42점촌북초(교장 하미경)는 2일2023학년도 입학식을 가졌다. 학교 방역 기준이 완하됐지만 내빈 없이 간소하게 진행됐다.학생들은 모두 새롭게 만나는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며 즐겁게 입학식에 참여했다. 입학식은 개회사, 학교장 환영사, 입학 허가 선언 및 신입생 축하 선물 전달 순으로 진행됐다. 입학생과 재학생은 서로 인사를 나누고 1학년 학생들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며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하미경 교장은 학생들에게 "'나는 어떤 꿈을 갖고 있는가? 나는 어떤 책을 읽고 있는가? 나는 바른말, 고운 말을 사용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항상 가슴에 품으며 학생들이 미래의 주역으로 성장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서 교장실에서 진행한 ‘우리 아이 안정적인 학교생활을 위한 학부모 연수’에서는 하교장이 교육과정 운영, 방과 후 수업, 돌봄교실, 늘봄 프로그램 등의 전반적인 운영 과정에 대해 설명하며 "학교와 교사를 신뢰하고 믿어주는 만큼 교사들도 힘이 나고 긍정적 힘이 학생들에게 전해질 것이다"라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번 입학식을 통해 정규 학교 과정이 처음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학교가 이제는 지루하고, 경직된 공간이 아니라 즐겁고 흥미로운 공간이라는 인상을…
2023-03-06 17:39교직에서 승진이나 전직할 때 친한 지인으로부터 난(蘭) 화분을 축하 선물로 받았다. 대개의 지인들은 축하전화를 한다. 또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축전을보내지만 가깝다고 생각하거나 교류가 잦았던 지인, 인간적으로 맺어진 관계에서는 화분을 보낸다. 고마운 분들이다. 축하를 받으면 기쁨이 배가 된다. 내가 축하 화분을 받았던 때는 언제인가?교사에서 장학사 발령 받았을 때, 장학사에서 교감 전직 발령 받았을 때, 교감에서 교장 승진 받았을 때, 교장에서 장학관 승진했을 때 등이다. 이 가운데 축전과 축하화분을 가장 많이 받았던 때는 교직의 꽃이라 일컫는교장 승진 때이다. 기록을 좋아하는 필자는 기록으로 남겼다. 지금 기억으로는 축전 100여 통, 축하 난 화분 40 여 개를 받았다. 2007년 9월, 첫 학교 교장실 한 쪽벽면이 화분으로 가득 찼다. 3단 화분 받침이 12줄인데 초록으로 가득하다. 마치 모내기를 마친논을 보는 듯하다. 교장실난향이 향기롭다. 첫 학교에서 열정을 바치다보니 4년이 흘렀다. 부임 이듬해부터 3년간 받은 학교표창이 무려 19개다. 필자 자랑이 아니다.구성원들이 능동적, 자발적으로 교육 열정을 바친 결과다. 덕분에 한국교육대상도 받았다. 화
2023-03-06 17:37신입생 여러분, 어서 와요! 중학교는 처음이지요? 오늘로부터 새로운 세계가 펼쳐집니다. 온 마음을 다해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여러분은 그동안 코로나의 위기 속에서 3년 동안 마치 전쟁을 치르듯 힘겹게 학교생활을 해 왔습니다. 그래서 또래 친구들의 이름과 얼굴도 제대로 모르고 재기발랄한 성장기의 멋과 맛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 속에서 모든 것이 불안하고 두려움을 간직한 채 여러분의 중학교 진학을 한동안 고민하고 망설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여러분은 전통의 명문 산곡남중과 모교의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이제 여러분의 오늘은 축복의 순간이 되었습니다. 산곡남중은 1987년 개교한 이래 35회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산곡남중의 모든 교직원들은 자신들의 진로와 진학의 선택에 따라 당당히 교문을 나서는 졸업생들을 떠나보내면서 진심으로 축복을 빌었습니다. 그리고 긍지와 보람을 느꼈습니다. 왜냐면 산곡남중 졸업생들은 앞으로 상급학교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멋진 모습으로 자신의 진로와 삶을 개척해 나갈 것으로 믿었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생각을 했을까요? 첫째, 산곡남중은 모든 학생이 사랑을 듬뿍 받으며 생활하고 진로·진학을 지도하는 학교입니
2023-03-02 14:13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 했던가? 경기도 내에서 교직 39년을 마치고 은퇴한 필자, 지금은 제 2인생으로 포크댄스 강사가 되었다. 주요 활동 무대는 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 경기상상캠퍼스, 서호청개구리마을, 경로당, 복지관 등이다. 현재는 영통구 경로당 문화교실 강사다. 주로 신중년을 대상으로 포크댄스, 라인댄스, 건강체조를 지도하고 있다. 교장 출신댄스 강사로TV에도 몇 차례 출연한 적이 있다. 몇 년 전에는 교직선배 소개로 포크댄스 재능기부 강사 동료를 만날 수 있었다. 용인 수지 아파트 관리소장인데 주민을 대상으로 동아리를 조직해 주 5회 포크댄스를 직접 지도하고 있었다. 이뿐 아니라 그는 입주민 인적자원을 발굴하여 경기민요, 맨발걷기, MBTI, 헤어디자인 등 건강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본인 재능인 포크댄스도 기부하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은 수지 롯데캐슬 아파트 서병덕 관리소장. 그가 지도하는 동아리‘롯데 포크댄스’ 회원은 20명이다. 그는 포크댄스 강사이지만 그동안 포크댄스에 투자한 시간이 3000여 시간으로 달인의 경지에 이른댄스 분야 전문가이다. 각종 전국대회 수상 실적을 보면 눈부시다. 이 재능을 사회에 환원, 포크댄스를 저변…
2023-02-28 10:53경기도 용인시 성지초(학교장 박연실)는 겨울방학 동안 저학년 학생들을 중심으로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급식실이 운영하지 않는 방학기간에도 도시락 업체를 통해 점심식사를 할 수 있으며 친구들과 모여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과 줄넘기 등 다양한 활동을 마련해 하루 하루 알찬 나날을 보내고 있다.2023학년도 전교생 87명의 작은 학교이지만 몇 해 전 리모델링을마친 돌봄교실은 여느 학교에 비해 시설도 우수한 편이다. 눈도 많고 추운 겨울이었지만 바닥난방은 물론 천장형 난방기구를 사용해 돌봄교실에 있는 동안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 날씨가 좋은 날은 바깥놀이 활동도 하지만 너무 춥거나 기온이 낮은 날은 실내에 공간을 마련하여 줄넘기도 하며 꾸준한 신체활동을 하고 있다. 겨울철인만큼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준비운동도 빼놓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건강하고 따뜻한 기운이 느껴진다.…
2023-02-23 09:49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고향사랑기부제가 무엇일까? 관심 갖고 알아보니 우리 국민이 이 제도에 참여한다면 이것이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다. 첫째, 기부자는 세액공제와 답례품을 받는다. 둘째,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 셋째, 지자체 재정을 돕는다. 넷째, 주민복지에 기여한다. 다섯째, 지방문제 해결에 일조한다. 최근 지방소멸 문제가 화두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수도권으로 젊은 인구가 몰리고 있다. 정부에서는 지방문제 해결의 일환으로 ‘고향사랑기부제’를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작년 10월 19일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약칭:고향사랑기부금법, 법률 제18489호)이 제정되어 운영되고 있는데 국민들 사이에 널리 알려지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란 개인이 고향에 기부하고 지자체는 이를 모아서 주민복리에 사용하는 제도다. 지역 발전 불균형 해소와 지역주민 복리 증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개인이 거주하는 지자체를 제외한 다른 지자체에 일정액(연간 500만 원 한도)을 기부하는 제도다. 주의할 점은 지역주민, 법인이나 단체, 기업, 이해관계자, 차명이나 가명 기부는 불가능하며 반드시 ‘개인’만 후원이 가능하다.…
2023-02-23 09:48경기도 용인시 성지초(학교장 박연실)는 겨울방학 동안 독서교육의 일환으로 독서교실을 운영했다.성지초는 100명 이하 소규모 학교이면서도 학교 내에 위치한 솔 도서관을 열어 해마다 방학 중에도 독후 활동을 펼쳤는데 올해도 학생들에게 독서의 즐거움과 창작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마련했다. 재학생 중 3~5학년 학생들의 참여로 3일간 이루어진 활동에서 학생들은 방학 생활의 무료함은 잊고 친구들과 소통하고 독서하며 보람찬 시간을 보냈다. 특히 첫날 이루어진 도서 ‘열두 띠 이야기’를 듣고 독후활동지를 작성하는 활동을 통해 요즘 초등학생에게 생소할 수 있는 십이간지 이야기를 알아보고 2023년 계묘년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다음 날은 도서 ‘생활 속 24절기’를 읽고 사계절의 변화와 속담을 연결지어 절기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알아보았다. 3일째에는 도서 ‘나의 첫 세계여행’을 읽고 코로나19로 여행하기 어려운 세계 곳곳의 모습을 각각의 개성이 나타나는 멋진 팝업북도 만들었다. 이처럼 성지초는 작지만 알차게 학생들과의 소중한 활동을 엮어가며 2023학년도에도 독서교육은 물론 미래의 주인공인 학생들을 위한 다양하게 행복하게 함께하는 성지교육을
2023-02-23 09:31사랑의 길이는 시간에 비례 어머니의 눈물 어느 왕국에 아름다운 여인이 살았다.사내들은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 애썼다.노모와 함께 사는 한 남자도 그중 하나였다.그는 마을 어귀에서 작은 푸줏간을 했다. 여인을 향한 연정은 그의 마음속에서 뜨거운 불덩이가 되어 종일 굴러다녔다.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여인과 마주친 사내는 감춰온 마음을 내보였다.“내 마음을,내가 지닌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남자가 내게 사랑을 고백했어요.다들 진귀한 보물과 희귀한 동물을 가져왔지만 내 마음은 동요하지 않았습니다.흠,정말 특별한 것을 보면 내가 흔들릴지도 모르겠네요.” “특별한 것이라면…….”“혹시 당신이 가장 아끼는 사람의 심장을 가져올 수 있나요?”“제가 가장 아끼는 사람은 제 어머니인걸요…….”“당신이 가장 소중한 것을 버릴 수 있다면 나는 다른 남자들의 구애를 물리치고 당신의 청혼을 수락할게요.” 사랑에 눈이 먼 사내는 그날 밤 짐승으로 돌변했다.어머니가 잠든 사이 심장을 파냈다.동이 트자마자 어머니의 심장을 들고 여인을 만나러 뛰어가던 그는 그만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그때였다.아직 온기가 식지 않은 심장에서 울음기 섞인 어머니
2023-02-20 16:00우수를 며칠 앞두고 둘째 아이 대학교 졸업식이 있었다. 거리가 거리인 만큼 시간 내에 도착하기 위해서 아침 일찍 출발한다. 하늘은 짙게 흐려 내려앉고 있지만 봄기운이 느껴진다. 들녘도 무채색이 옅어지며 온화하게 다가온다. 벌써 냉이도 나오고 쑥도 돋아나고 있다. 두 시간여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지난 4년간을 떠 올려본다. 새내기의 기쁨을 가졌던 1학년이 지나자 코로나19 펜데믹으로 2, 3학년은 재택 수업을 했다. 흔히 말하는 캠퍼스의 낭만을 절반이나 빼앗기고, 4학년은 교육실습과 임용시험 준비로 고3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힘든 시간이었다. 도종환 시인은 세상에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고 했다.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고,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다고 했다. 그 4년간의 흔들림의 여정을 오늘 이 시간으로 내려놓고, 새로운 삶의 흔들림을 시작하는 시점에 서 있다. 흐리고 찬 바람이 부는 졸업식장은 축하객과 포토존 앞에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긴 줄로 혼잡하지만, 모두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학사복과 학사모를 쓴 채 찬바람의 끝이 매서운데 교정의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기념 촬영하는 모습을 보니 젊음의 풋풋함과 생
2023-02-20 1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