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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이 자라서 엄마가 된다

요사이 큰딸만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섭섭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입을 삐죽거리다가 책꽂이에서 ‘딸들이 자라서 엄마가 된다’를 꺼냈다. 이 글은 작가 수지 모건스턴과 사춘기에 접어든 그녀의 큰딸 알리야가 일상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 각기 자신의 입장에서 글을 써나간 ‘교환일기’ 형식의 소설이다. 마치 내 이야기를 읽는 듯한, 웃음이 ‘툭’ 하고 터져 나오다가 미안함에 눈물이 ‘뚝’ 하고 떨어지게 만든다. 엄마가 읽으면 ‘딸’을, 딸이 읽으면 ‘엄마’를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는 책, ‘딸들이 자라서 엄마가 된다’를 소개한다.


나도 자라서 엄마가 되었다. 집에는 사춘기에 접어든 두 딸이 있고, 학교에는 스스로 ‘사춘기는 벗어났다’고 주장하는 700여 명의 딸들이 있다. ‘학교 딸’들은 오늘도 입을 삐죽거리며 ‘오늘 아침’ 혹은 ‘어제 저녁’에 엄마에게 서운했던 이야기들을 쏟아낸다. ‘헐, 이건 내가 어젯밤 큰딸에게 한 말과 행동이다.’ 속상한 마음을 공감해주면서도 내 모습이 오버랩 된다. 큰 딸의 마음이 이해가 되면서 동시에 미안함이 고개를 내민다.

수지 모건스턴의 ‘딸들이 자라 엄마가 된다’는 사춘기 딸과 엄마가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딸 가진 엄마라면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일상의 다양한 상황들, 이를테면 대입시험을 코앞에 둔 딸의 옷차림, 쇼핑, 시험 등에 대해서 지극히 자신의 입장에서 솔직하게 써내려간 글이다. 읽는 내내 ‘맞아 맞아’하며 격하게 공감하다, 예전 내 모습을 떠올리며 추억에 젖다가, 웃음이 나오다가, 눈물이 흐르다가 하면서 딸을 오롯이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엄마는 아침마다 바쁘다. 엄마는 밥이나 먹고 대충 아무거나 입고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고, 딸은 밥은 못 먹어도 옷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인내심에 한계를 느낀 엄마의 한마디 ‘그럼 아무것도 입지 말고 가!’ 당황하지 않고 맞받아치는 딸, ‘옷이 많으면 뭐해? 유행이 다 지난 걸.’
귀가하고 저녁, 딸의 일상이 궁금한 엄마와 하루 종일 우겨넣은 지식으로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아 자꾸 이것저젓 물어보는 엄마가 귀찮은 딸. 엄마가 식탁 앞에서 생각한다. ‘아, 고독이 마주 앉은 식탁 같군.’ 같은 시간 딸이 생각한다. ‘나의 하루는 충분히 지루하고 길었다고요.’
주말 백화점에 간다. 엄마는 세일하는 싸구려 티셔츠나 살펴본다. 딸은 그런 쪽엔 손톱만큼도 관심이 없다. 그저 요즘 유행하는 브랜드, 멋진 신발, 원피스에나 관심이 있을 뿐. 엄마가 항변한다. ‘내가 보기엔 눈곱만한 차이도 없어!’ 딸이 비웃듯 말한다. ‘나는 반드시 내 맘에 드는 옷을 사고야 말겠어.’

동갑내기 친구보다 친하다가도 으르렁거리며 싸우고,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화해 없이도 함께 노는 사이. 서로 ‘우린 다르다’고 주장하지만 결국에는 묘하게 닮아가는 관계.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결국엔 무조건 다 이해하고 싶고 감싸주고 싶은 세상의 단 하나의 소중한 인연. ‘엄마와 딸’은 이렇게 서로를 이해하고 부대끼며 살아간다.
엄마들은 엄마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들볶고, 조바심내고, 불안해하고, 잔소리하고, 자랑스러워하는 한마디로 ‘그들만의 방식’으로 사랑한다. 딸들 또한 짜증내고, 화풀이하고, 때때로 미안해하며 ‘그들만의 방식’으로 사랑할 것이다. 둘은 다르지만 같다. 그리고 영원히 그럴 것이다.


초중고 추천도서

초등
국경을 넘는 아이들
박현숙(지은이) | 한수진(그림) | 살림어린이 | 2013년
북한에서 탈출하여 중국, 라오스, 태국을 지나 대한민국에 오기까지 죽음을 무릅쓴 열두 살 소년 ‘강일이’의 탈북 과정을 따라가는 장편동화이다. 미래를 향한 꿈과 희망 대신 자유를 억압당한 채 몸과 마음의 굶주림을 겪는 북한 청소년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국전쟁을 잘 모르는 아이들에게 분단의 아픔은 물론, 통일에 대해 생각해 볼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


중등
엘리노어 & 파크
레인보우 로웰(지은이) | 전하림(옮긴이) | 보물창고 | 2014년
한국계 혼혈로 스스로를 아웃사이더라고 칭하는 소년 파크와 불우한 가정에서 자라며 뚱뚱하고 튀는 외모의 여자 전학생 엘리노어가 서로의 공통 관심사를 발견하고 차츰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사랑에 빠지면서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이야기이다. 할리우드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인 이 책은 청소년의 연애에 대한 심리를 잘 표현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중고등
우정 지속의 법칙
설흔(지은이) | 창비 | 2014년
청소년기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친구 관계이다. 이 책은 우정을 시작하는 방법부터 우정의 마지막 순간까지 다루는 일종의 친구 관계 지침서이다. ‘불쑥 찾아가자, 함부로 대하지 말자, 모두가 외면할 때 손을 내밀자’ 등 우정을 지속하는 열한 가지 법칙을 제시하고 그 방법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인간관계를 진지하게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게 해 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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