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3일 특별판까지 총 6회에 걸쳐 매주 금요일 밤 11시 방송된 KBS 2TV ‘마음의 소리’는 웹툰을 각색한 미니 시트콤이다. 2006년부터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연재되고 있는 조석의 웹툰을 웹드라마로 먼저 선보인 후 새로운 내용을 추가해 지상파로 방송한 것이다. 15분짜리 웹툰 4회를 1편으로 묶은 5부작 방송이었다. 일단 ‘마음의 소리’는 KBS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청률 5.7%(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해 3~4%대를 유지하다 종영되었지만, 본방송과 재방송 광고가 완판돼 20억 원 넘게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져서다. 연말 각종 대형 시상식 틈바구니에서도 결방없이 방송된 것도 그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마음의 소리’의 그런 성공은 시트콤 귀환으로 불린다. 사실 시트콤은 2013년 ‘일말의 순정’(KBS) 이후 지상파에서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말 그대로 시츄에이션 코미디인 시트콤이지만, 코미디가 상황을 압도하다보니 시청자로부터 외면당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물론 열악한 작업여건도 한몫했다. 그랬던 시트콤이 ‘마음의 소리’ 성공에 힘입은 듯 돌아온다는 소식이다. 먼저 SBS는 2월 6일부터 ‘초인가족’을 방송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도 어김없이 서울을 비롯한 지방 신문사들은 신춘문예를 통해 많은 신인들을 문단에 배출했다. 신문사 방침에 따라 실시하지 않는 곳도 있고 무용론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지만, 문학도들에겐 신춘문예만큼 매력적인 문단 데뷔도 없을 것이다. 그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다가 제법 두둑한 상금까지 한번에 챙길 수 있으니 말이다. 재정면에서 몇몇을 빼곤 중앙지들도 예외가 아니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지방신문의 신춘문예는 참으로 돋보이는 행사라 할만하다. 열악한 재정형편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참신하고 역량있는 신인 발굴, 오직 그 하나만을 생각하는 ‘문학정신’을 구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중앙지보다 지방신문 신춘문예 당선작품은 꼭 읽어 보곤 한다. 참고로 내가 보는 신문은 모두 14개다. 스포츠지 1개를 포함한 중앙지 7개, 지방지 7개 등이다. 물론 게중엔 한겨레나 전북연합신문처럼 신춘문예공모를 실시하지 않는 신문들도 있다. 또 전북중앙신문처럼 실시하다가 중단된 경우도 있다. 다른 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는데 지방신문의 경우 신춘문예공모 장르는 시·소설·수필·동화 등이다. 중앙일간지처럼 문학평론이나 희곡, 시나리오와 영화평론 부문은 아예 없다. 그것이 수
군산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2009년 3월부터 학생들 글쓰기와 학교신문 제작 지도를 하며 5년이나 근무한 덕분인가. 필자는 군산에 각별한 애정이랄까 애착을 갖고 있다. 말할 나위 없이 백일장 인솔 등을 통해 그곳 문인들과의 교류도 활발한 5년이었다. 시끌짝한 군산지역 문화예술계 소식이 그냥 스쳐가지 않는 이유이다. 군산문학상이 군산도시가스(주)의 재정적 지원(매년 상금 및 운영비 500만 원)으로 ‘신무군산문학상’으로 거듭난 소식이 반가운 것도 그래서다.(문인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군산문인협회가 계간으로 발간하는 신문을 받아보곤 ‘아자, 군산문인협회보!’(전북연합신문, 2015. 10. 28.)란 글을 통해 나름 격려하고 축하도 했다. 2년 전 ‘고은문화사업추진위원회’ 발족 때도 그랬다. 고은문화사업추진위원회가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군산 출신 고은 시인의 문학적 업적을 선양하기 위한 민간 주도의 기구였기에 ‘고은만인보문화제가 유의할 것’(전북연합신문, 2015. 1. 16.)이란 칼럼을 통해 나름 성공적 개최를 염원했다. 2015년 10월 제1회 고은문학축제 백일장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어 현장에 직접 가서도 마찬가지였다. 백일
지난해 10월 31일 시작한 tvN의 20부작 시즌제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15’(이하 ‘막영애15’)가 1월 3일 끝났다. 2007년 4월 20일 방송을 시작, 무려 10년을 이어온 ‘막영애’ 시리즈는 2006년 개국한 tvN의 간판 프로그램이라 할만하다. 지상파까지 통틀어 시즌 15까지 방송된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이기도 하다. 필자 개인적으로도 ‘막영애’ 시리즈는 같은 드라마를 네 번이나 비평의 대상으로 삼은 역사적인 작품이다. ‘리얼한, 너무 리얼한 막돼먹은 영애씨’(전북매일신문, 2011.3.16.), ‘시즌11의 기념비적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한교닷컴, 2013.4.10.), ‘소름끼치게 말 안 되는 반전 막돼먹은 영애씨’(한교닷컴, 2015.10.12.)와 이 글이 그것이다. 시즌 1~8을 연출한 박준화 프로듀서는 “소시민적 정서와 일상적 희로애락이 롱런의 가장 큰 힘”(조선일보, 2016.10.27.)이라고 말하지만, 높은 시청률이 받쳐주지 않으면 10년 방송은 불가능한 일이다. 관련 보도 역시 조선일보⋅한겨레⋅서울신문⋅동아일보⋅스포츠서울 등 지상파 웬만한 드라마보다 더 많은 편이다. 그런데 ‘막영애15’는 마지막회에서 3.9%(닐슨코리아)
역시 박대통령 탄핵은 끝이 아니었다. 시작에 불과할 뿐이었다. 비선실세 국정농단사건으로 대통령이 탄핵당했다. 헌법재판소 심판이 진행중이고,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이 구속 또는 불구속 상태에서 특검조사를 받고 있는데도 어떤 카타르시스를 느끼긴커녕 마음이 답답해 미칠 지경이다. 무엇 때문인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인가? 이런 답답함은 이미 세상에 까발려진 온갖 범행들을 대통령이 앞장서 부인하고 있어서 생기는 것인지 모른다. 극히 일부를 빼곤 그 대통령에 그 졸개들이라 할까. 최순실⋅우병우⋅김기춘 등 주인공 내지 핵심 증인들 모두가 부인하거나 ‘모른다’ 는 인면수심의 발뺌을 하고 있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급기야 ‘대통령, 사이코패스 아닐까’(한겨레, 2016.12.26)라는 제목의 칼럼까지 보고 말았다. ‘백치성’, ‘할로우 맨’에 이어 박대통령이 사이코패스일 수 있다는 내용은 끔찍하지만, 상당히 그럴 듯하다는 점에서 더욱 소름 끼친다. 이 칼럼은 미국 아들러대학 심리학과 김은하 교수가 규정한 사이코패스 특징을 인용하고 있다. 사이코패스는 “자신의 감정과 고통에는 매우 예민하나 타인에 대한 공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누구와도 정서적 유대감을 맺지 못한다. 과대망상증
벌써 한 해가 저물고 있다. 덩달아 우편함이 손님맞이로 바빠졌다. 평소에도 하루가 멀다하고 증정 책들이 오는데 한 해를 마무리하는 동인지들이 몰려 있어서다. 오늘도 동인지 한 권과 개인 저서를 받았다. 절로 반가운 마음이 일지만, 한편으론 불쾌감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개인 저서를 받는 기분이 그럴 때가 있다. ‘그럴 때가 있다’라고 한 것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아서다. 대개는 친필로 ‘○○○님 혜존’과 함께 날짜, 저자명이 앞표지 다음 간지에 적혀 있기마련이다. 그것은 증정하는 이의 정성과 수고로움이 오롯하게 전해지는 일종의 정표이다. 다른 이들은 어떤지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그 책에 대한 살가운 애정이 생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렇게 사인하며 증정해보니 보통 일이 아니다. 많은 시간과 수고를 내야 가능한 일이 책 증정이다. 저자에 따라 수하를 시켜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수고는 덜지 몰라도 그 정성이야 직접 쓰는 저자에 비해 턱없이 모자랄 수밖에 없다. 이 첨단시대에 좀 고루할지 몰라도 43권의 책을 펴내고 증정하면서 철저히 지켜온 원칙이라 할까. 그런데 오늘 받아본 책에는 아무런 사인도 없다. 동인지 같은 잡지야 그럴 수 있다. 딱히
그 동안 억눌려왔던 분노의 표출이거나 표현의 자유일까. 최근 두 달 사이박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칼럼 등이 신문 오피니언면을 장식했다. ‘대통령이란 자의 백치성’(경향신문, 2016.12.5.)이라든가 ‘할로우 맨’(한겨레, 2016.12.17.)이란 표현이 들어있는 칼럼을 보았다. 여기서 할로우 맨은 ‘뇌조직를 완전히 절개한’이란 뜻이다. 박대통령 탄핵은 문제될 것이 문제로 불거져야 고개가 끄덕여지기라도 할텐데, 그게 아니라는 데에 사건의 심각성이 크다.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으로도 그야말로 전무후무하고 후안무치하기 짝이 없는 최순실 국정농단, 나아가 ‘대통령 갖고 놀기’이다. ‘백치성’이니 ‘할로우 맨’이라는 표현이 자다 봉창 두드리는 소리로 보이지 않는 이유이다. 그러는 동안 박대통령은 역사를 새로 쓰는 대통령으로 우뚝 섰다.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득표율은 51.6%, 1577만 3128명 명의 표였다. 투표율 75.8%에 과반을 넘어선 역대 최초의 득표였다. 제18대 대통령에 당선된 박근혜 후보는 그와 동시에 한국 최초의 부녀 대통령, 여성 대통령, 미혼 대통령 등 한국정치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되었다.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나는 그런 선
2016년 병신(丙申)년이 저물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었다. 300명 국회의원중 234명이 찬성한 압도적 가결이지만, 결국 ‘촛불의 힘’으로 일궈낸 국민 승리라 할 수 있다. 이런 시대인데, 어떻게 최순실 국정농단 같은 전무후무한 일이 가능했는지 새삼 의아스러워 미칠 지경이다. 어쨌든 아직 헌법재판소 심판이 남아 있고, 특검수사도 진행중이지만, ‘비선실세 비리의 몸통된 대통령’이 거의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나는 그들중 핵심 10명을 구한말 ‘을사오적’에 빗대 병신십적(丙申十賊)이라 부른다. 올해의 사자성어로도 손색 없을 병신십적 맨앞은 응당 박대통령이다. 속된 말로 ‘오야붕’이라 할만하다. 특검의 세밀한 수사를 통해 처벌해야 할 병신십적은 오야붕인 박대통령을 필두로 최순실⋅정유라⋅안종범⋅김종⋅우병우⋅차은택과 정호성⋅이재만⋅안봉근의 문고리 3인방 등이다. 특히 국회 청문회에 이런저런 이유를 들이밀며 불출석한 최순실⋅안종범⋅우병우⋅정호성⋅이재만⋅안봉근 등에 대해선 ‘국회모욕죄’까지 물어 가중처벌해야 한다. 물론 병신십적 여기에 끼지 못해 서운해 할 자들이 더 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라든가 김종덕 전 장관, 김상률 청와대 전
헌정사상 최초의 특검조사 현직 대통령이라는 역사를 새로 쓴 박대통령은 급기야 시민단체 경실련에 의해 대통령 직무정지 가처분 청구를 당하기도 했다. 코앞으로 닥친 국회 탄핵이 가결되어도 지난 주말 232만 국민이 요구한 ‘즉각 퇴진’은 하지 않을 모양이다. ‘뭐 저런 대통령이 다 있나’ 하는 탄식을 절로 솟구치게 한다. 그러나 정작 그런 탄식은 다른 데서 더 터져 나온다.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미운 털’이 박히면 여지없이 보복을 해온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어서다. 오죽했으면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개인적인 복수에 악용하는 대통령의 저급하고 편협한 발상과 수준에 말문이 막힌다”(한겨레, 2016.11.18.)는 신문사설까지 등장했을까! 대통령의 국립대 총장에 대한 늦장 임명 및 거부도 그중 하나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21일 경북대 총장이 임명됐다. 26개월째 총장 공석이 이어지다 그나마 대학내 선거 2순위 득표자로 임명이 이루어진 것이다. 1순위 후보자가 청와대의 각서 작성 요구를 거부해 그리 되었다니 이런 막장드라마가 또 어디 있을까 싶다. 경북대는 구성원 반발로 한 달이 넘도록 총장 취임식도 못하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말이 되는 혼란이다.
지난 9월초 다소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공영방송 KBS에서 내년 1월 방송 예정으로 기획한 대하사극 ‘정약용’이 엎어졌다는 소식이 그것이다. 연정훈이 타이틀 롤을 맡고, 12부의 대본이 나오고, 출연진의 대본 리딩까지 잡혀있던 ‘정약용’의 제작 무산이다. 이는 앞으로 지상파에서 정통 역사극을 볼 수 없게 되었음을 의미하기에 충격이 컸다. 그만큼 대하사극은 공영방송 KBS만 할 수 있는 독보적 프로젝트라 할만하다. 폐지가 아니라 보류라 말해 여지는 남겨놓은 상태지만, KBS는 수익성 타령에 함몰되어선 안된다. 1981년 ‘대명’을 시작으로 35년 동안 40편을 선보인 KBS 대하사극의 방송역사가 끊기는 것은 비단 한 방송사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KBS는 일본 공영방송 NHK가 1960년대부터 50년간 이어오고 있는 대하사극 방송의 의미를 새겨볼 필요가 있다. 퓨전사극 등 역사를 마구 비틀고 뒤집어 막장 또는 황당함이 도를 넘는 지경에 이른 상황이라 대하사극은 ‘수신료의 가치’ 그 이상임을 명심했으면 한다. 수익성 때문에 대하사극을 아예 폐지한다면 수신료의 가치도 포기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런데 공영방송 KBS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또 있다. 바로
검찰의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특별수사본부가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씨와 안종범 전 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을 구속기소하면서 이영렬 특별수사본부장은 “박대통령은 3명의 피고인과 상당 부분 공모관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로써 박대통령은 단순 참고인이 아니라 피의자 신분으로서의 조사가 불가피해졌다. 검찰 및 특검조사를 받는 헌정사상 최초의 현직 대통령이라는 역사를 새로 쓴 박대통령은, 그러나 유 변호인을 통해 공소사실이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 만든 환상의 집”이라며 검찰조사를 전면 거부했다. 2차 사과에서 밝힌 ‘성실한 검찰조사’가 거짓말이 된 셈이다. 다만, 유변호인은 “검찰수사의 공정성을 믿을 수 없어 중립적인 특검수사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에 따라 탄핵정국으로 급속히 전환된 가운데 박대통령은 3차 담화문을 발표했다. 국회가 정해준 대로의 진퇴 의견을 밝힌 것으로 보아 아직도 즉각 하야를 한목소리로 외친 전국 190만 촛불민심을 모르는 모양이다. 정말로 “5천만이 달려들어도 하야 안할 것”이라는 김종필 전 총리의 말대로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쯤되고 보니 절로 떠오르는게 있다. 1987년 6⋅10민중항쟁으로 어렵게 쟁취한 대통령
그야말로 엄혹한 시절, 한겨레(2016.11.18.) 보도에 따르면 11월 12일 100만 명이 모인 촛불집회에서 MBC는 로고 없는 중계팀 버스 위에서 ‘MBC’ 태그를 뗀 마이크를 들고 방송에 나섰다. 취재현장에서 시민들의 “너흰 왜 왔어? 당장 꺼져” 따위 모욕과 냉대가 빗발쳐서다. KBS 역시 크게 예외가 아니라는 신문기사를 읽기도 했다. MBC 보도국 게시판엔 “이러려고 기자된 게 아닌데”라는 자괴감과 참담함 등을 토로하는 글들이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같은 신문에서 김성해 대구대 교수는 “김재철 사장 이후 엉뚱한 사람들로 채워지면서 언론사가 권력 감시의 역할보다 윗사람 눈치보는 조직문화로 바뀌었다”며 MBC를 꼬집었다. 필자 역시 오래 전 밤 뉴스 채널을 MBC에서 SBS로 바꾸었다. 방송시간이 ‘KBS 뉴스9’에 비해 너무 짧은게 흠이지만, ‘SBS 8뉴스’는 엄혹한 시절 소임을 다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령 150만 명이 모인 11월 26일 서울 광화문 광장 촛불시위에 맞춰 ‘SBS 8뉴스’를 밤 7시부터 1시간이나 늘려 특집 방송한 걸 예로 들 수 있다. 상업방송인데도 SBS는 그뿐이 아니다. SBS는 월~금 오후 3시 ‘뉴스브리핑’
자그만치 100만 명 국민이 광화문 광장에 모여 한 목소리로 외쳤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아니 답은 있었다. ‘박근혜 퇴진’이란 국민의 외침에 대한 답은, 맙소사 연기를 빙자한 검찰조사 거부였다. 2차 사과에서 밝힌 ‘성실한 검찰조사’의 약속을 박대통령 스스로 뒤집고 이른바 버티기 모드로 돌입한 것이다. 버티기는 엘시티 철저수사 지시와 인사권 행사 등 사실상의 국정 재개에서도 엿보인다. 그게 신호탄인 듯 그와 동시에 새누리당 친박계가 다시 돌격대로 나섰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 극우단체들도 맞불 집회 따위로 준동하기 시작했다. 100만 촛불집회 이후 뭔가 화끈한 매듭풀이가 나올 것을 기대한 민심과 동떨어진 시국으로 급반전한 것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는 전무후무한 국가 사유화사건도 그렇지만, 이후 돌아가고 있는 나라꼴을 보고 있자면 말문이 턱 막혀버린다. 분명 나라가 잘못돌아가고 있는데도 원인을 제공했거나 책임자여야 할 박대통령이 화끈하게 책임지지 않고 있어서다. 정치권의 대책 등 후련하게 수습되지 못하는 정국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게다가 박대통령 탄핵절차마저 최장 6개월, 새누리당 이탈표 여부, 장담할 수 없는 헌법재판소
지난 15일 MBC 월화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가 15, 16부 연속방송으로 막을 내렸다. ‘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16부작으로 9월 26일 시작했다. 그러니까 10월 25일 10부가 프로야구 중계방송(NC가 승리한 플레이오프 경기)으로 결방된데 따른 고육지책의 종영이라 할 수 있다. 그러고보면 드라마는 동네북이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올림픽방송이라든가 추석이나 설특선, 심지어 프로야구 중계 따위로 결방되는 일이 잦아서다. 결방은, 특히 시청률이 그만그만한 드라마일수록 당연한 것처럼 벌어지고 있다. 하나의 특징이라 할까, 부득히 결방된 경우라도 바로 방송하는 법이 없다. ‘캐리어를 끄는 여자’ 역시 시청률이 그만그만한 드라마에 속한다. 최지우(차금주 역)⋅주진모(함복거 역)⋅이준(마석우 역)의 스타급 캐스팅과 법정로맨스 등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1회 시청률 6.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찍은 후 방송 내내 한번도 두 자릿수에 오르지 못했다. 다만 최종회에서 처음으로 10.0%를 기록했을 뿐이다. 어느새 20년차 배우인 최지우는 제작보고회에서 “밝고 억척스러운 모습과 함께 멜로, 미스테리 등 다양한 부분들이 복합되어 있어서 좋았다”(스포츠
아무래도 방송평론가 입장이다보니 일반 시청자처럼 드라마를 중간부터 보거나 중도하차하는 일은 거의 없다. ‘거의 없다’라고 말한 것은 아주 드물게 그런 일이 있어서다. 비근한 예로 KBS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5회부터 보게 되었다. 또 6월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대박’은 사극임에도 8회까지 보고 시청을 포기해버렸다. ‘대박’을 중도 포기한 이유는 퓨전사극임을 내세워 너무 막장으로 흘러가는 내용이 결정적이었다. 그 ‘대박’처럼 그만 볼까 하는 충동에 시달린 드라마가 있다. 지난 10일 막을 내린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이다.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했을망정 편마다 자행되는 억지 웃기기가 필자로선 너무 거역스러웠다. 8회 이후 중도하차하고픈 충동을 가까스로 누르고 24회 종영까지 다 본 것은 두 자릿수로 오른 시청률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태양의 후예’가 끝난 4월 이후 이렇다할 히트작을 내지 못한 지상파 3사의 수목드라마들이다. 그런 와중에 10%를 웃도는 시청률은 방송사는 물론 시청자 입장에서도 가뭄에 단 비 격이랄 수 있다. ‘질투의 화신’은 8월 24일 시청률 7.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출발했다. 8회 만에 두 자릿수로 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