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5교시 2학년 ○반 수업시간. 다음 주부터 실시되는 시험에도 아이들의 관심은 27일에 있을 남북정상회담이었다. 아이들이 남북정상회담에 이렇게까지 관심을 나타낼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수업을 시작하려고 책을 펴자, 아이들은 질문이 있다며 수업 진행을 막았다. “선생님, 남북정상회담 어떻게 생각하세요? 통일은 될 것 같아요?”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하여 선생님인 내 생각을 아이들은 듣고 싶어 했다. “글쎄…” 아직 결정된 사항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라 딱히 무어라 할 말은 없었지만 평소 생각했던 생각 몇 가지를 아이들에게 간략하게 말해 주었다.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한 아이가 불쑥 말을 던졌다. “선생님, 2학기 수학여행 금강산으로 가요!” 2학기에 예정된 수학여행을 “금강산으로 가자!”는 녀석의 뜬금없는 말에 교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금강산을 외쳤다. “수학여행, 금강산!, 수학여행 금강산으로!” 사실 남북정상회담이 잘되기만 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다. 아이들의 반응에 순간 교사인 나 또한 마음이 설렜다. “금강산으로의 수학여행이라? 남북정상회담이 잘 성사되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 내 말에 아이들은 마
2018-04-26 17:00얼마 전 지하철을 탔는데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막 때렸다. 경찰이 말려야 할 정도로 폭력을 쓴 것이다. 폭력 쓴 사람한테 이유를 들으니, 자기를 쏘아봐서 기분이 나빴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방한테 왜 쏴봤냐 물으니, 지하철을 타는데 내가 아는 사람인가 싶어서 쳐다봤다는 것이다. 이처럼 오늘날은 많은 사람들이 과민한 상태이다. 외부의 자극에 절절하게 감정조절이 안 되고 있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이 더 문제다. 아이를 제대로 된 인간으로 키우려면 어른들부터 마음을 다르게 먹어야 한다. 서두르지 말고, 아이들을 그냥 놔둘 줄 알아야 한다. 필자가 어렸을 적에는 산이며 들이며 강이 온통 아이들 놀이터 이었다. 거친 산야를 거침없이 달리고 뛰며 놀았고 돌멩이와 나뭇가지를 장난감 삼아 놀았다. 뛰고 노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두뇌가 발달했다. 밭 일, 논 일을 하며 집안 일도 돌봐야 했던 엄마들은 아이 돌볼 틈이 없었다. 집 안팎으로 바쁘게 다니느라 아이 혼자 방에 눕혀 놓으면 남겨진 아이는 혼자 놀다 울기도 했고, 지치면 체념하고 잠이 들었다. 이런 환경을 스스로 받아들이면서 아이들은 성장하였다. 이같은 힘은 의도적인 학교 교육으로 성취하는 것이 아니다. 단념의
2018-04-26 13:43얼마 전 수원시평생학습관 뭐라도학교가 주관하는 월담 특강(4.19 15:00∼17:00)이 끝났다. 특강 주제는 ‘우리는 포크댄스에 빠졌다“ 초청 강사는 바로 뭐라도학교 동아리 포즐사(포크댄스를 즐기는 사람들 약칭) 운영을 맡고 있는 필자다. 강사가 자기평가를 한다면 몇 점이나 될까? 참가자들이 만족했다면 성공이다. 현직 교사로 있을 때 공개수업(일명 연구수업)이 떠오른다. 교사로 발령을 받아 해마다 연구수업을 했다. 어느 해에는 1년에 세 차례 연구수업을 한 적이 있다. 신규교사라, 전입교사라는 이유로. 경력을 쌓으니 후배교사에게 시범을 보여야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수업연구에는 동료교사와 관리자의 강평이 따르기 때문에 늘 부담이 따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수업연구가 자기 발전을 가져온다는 것. 교직에서 은퇴하고 나서 공개수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성회를 갖고 누가 평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반성하고 개선할 점을 찾게 된다. 강사가 된다는 것은 자신과의 외롭고 부단한 싸움이라는 생각이 든다. 강사의 특강이 성공적이면 참가자들의 입소문이 퍼진다. 주관처에서 다시 초청 강사 대상이 된다. 이것은 강사 자존감의 문제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2018-04-23 13:39점심시간에 도서관에 들렀다가 우연히 박기범의 문제아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동화로 쓰여 졌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결코 유치하지 않은 내용이다. 문제아에는 하창수라는 초등학교 6학년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창수는 원래 보통의 평범한 아이들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아이였다. 하지만 어느 날 길을 가다 우연히 깡패들을 만나게 되고 돈을 빼앗으려는 깡패들과 싸움을 하게 된다. 다음날 학교에서 어제의 그 깡패무리 중의 한 명인 규식과 조우하게 되고 그 친구와 싸우다 그만 홧김에 의자를 집어던져 큰 상처를 입힌 후 문제아로 찍히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창수는 집안이 가난해 오토바이로 신문배달을 했는데, 어느 날 등교 시간이 늦어 급한 마음에 신문배달용 오토바이를 타고 등교를 했다가 불량학생으로 낙인찍힌다. 죄 없는 소년의 결백을 아는 사람은 오직 함께 신문을 돌리는 봉수 형뿐이었다. 이렇게 창수는 자신의 주변 사정에 의해 본의 아니게 문제아로 찍히게 되고 주위사람들로부터 기피 대상 1호가 되었다. 따라서 창수가 하는 모든 행동은 불량스런 행동으로 비쳐졌다. 창수는 그런 사람들에게 변명을 하고 싶었지만 그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낙인이론에 따라 창수는 점점…
2018-04-23 13:38상상력이 중요해요 담양금성초 1학년 학생들이 그린 과학상상화 담양금성초(교장 최종호)는 지난 4월 18일 과학의 날 교내 행사를 했습니다. 저학년은 과학상상화나 과학독후감을, 고학년은 에어로켓 만들기나 모형글라이더만드는 행사를 했습니다. 전교생이 자유롭게 한 종목을 선택하여 자신 있게 작품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며 과학의 달을 기념하는 공부를 했습니다. 과학의 날은 찰스 다윈이 사망한 날을 기념하여 만든 날입니다. 우리 1학년에게는 과학의 날이 생소합니다. 그래서 쉽게 접근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했습니다. 먼저 우리들이 이렇게 편리하게 살 수있도록 노력한 과학자들을 소개하며 흥미를 돋웠습니다. 인간이 사용하는 대부분의 도구가 과학 덕분이라는 것, 생명의 신비에 담긴 과학의 원리, 물로켓 발사에 담긴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를 쉽게 설명해주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과학의 발전은 인간의 상상력이 빚어낸 대단한 결과이기에 과학상상화의 주제도 상상력에 초점을 맞추곤 합니다. 그림 속에 보이는 아이들의 상처 1학년 학생들에게 8절 도화지를 채우는 과학상상화 그리기는 매우 어려운 과제입니다. 도입 단계부터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과학자가 꿈인 학생도 있고 과학이라
2018-04-23 13:31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바다를 항해하는 것과 같다. 신안 앞바다를 바라보고 사는 학생들은 날마다 바다를 보면서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머나먼 항해에 꼭 필요한 것이 바로 북극성이다. 이 북극성을 잃지 않으면 배는 항구에 도달할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은가끔 헤맨다. 그 이유는 북극성이 희미해지기 때문이다. 배가 먼 바다를 항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료가 필요하다. 인간도 에너지가 있어야 살아갈 수 있다. 매일 밥을 먹듯이 학생들은 이 학교에서 에너지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날마다 꿈을 꾸며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이처럼 꿈은 에너지의 원천이다. 꿈이 없는 사람은 열정적으로 일을 할 수가 없다. 공부를 열심히 하기도 어렵다. 왜? 꿈이 없는데 공부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자기에게 꿈을 묻는 사람이 있는가 살펴보기 바란다. 점수만 많이 받으라고 가르치는 것에 머무르지 않는 선생님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꿈을 자신만의 가슴에 적어야 한다. 적어 놓은 꿈은 나를 이끌어 가는 메모장이다. 10년, 20년 후 내가 말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비결은 하나, 자기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만
2018-04-23 13:23목련꽃의 자리에 연한 잎이 신선함을 더해준다. 벚꽂이 진 자리에 초록의 잎들이 새생명을 주고 있다. 생기를 더해가는 선생님이 되면 좋을 것 같다. 좋은 선생님? 근면한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세상을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특징은 부지런하게 살았다는 것이다. 즉 근면이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징이다. 보통 사람들은 하루에 8시간 근무하고 일주일에 40시간 근무하는 것으로 만족하지만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은 성공을 위한 시간 투자에 어떤 제한도 두지 않았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끝까지 노력하는 것이다. 이 점을 늘 기억하면서 자라나는 학생들이 근면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도하면 좋을 것 같다. 집중하는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집중된 힘은 무섭다. 원망하며 불평하는데 힘을 허비하지 않고 목표에 힘을 집중시키면 효율적으로 목표에 이를 수 있다. 집중된 에너지의 좋은 예가 레이저 기술이라고 한다. 요즘은 옛날처럼 수술을 할 때도 몸의 상처를 주지 않고 레이저로 수술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집중이 그만큼 무서운 것이다. 강인한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사람은 나약해 보이지만 내면이 강하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 어떤 이는 인생에서 성공
2018-04-23 13:22나는 수원시교육삼락회 사무국장이다. 작년 이 맘 때 회장단은 이 모임을 이끌어 갈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애태우고 있었다. 60대 초반의 여성회장은 구하였으나 실무를 담당할 국장은 구하지 못한 것. 대학 대선배의 도움 요청을 받고 기꺼이 봉사히기로 했다. 말이 회장과 국장이지 월례회 구상에서부터 행사 치르는데 연로한 선배를 잘 모시는 것이다. 그리하여 작년엔 회장과 의기투합하여 월례회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적용해 활기를 불어 넣었다. 자기의 종이명패를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개개인이 짧은 시간이지만 발표 시간을 가졌다. 포크댄스 시간으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야외행사도 가졌다. 왕송저수지에서 봄꽃놀이하면서 꼬마기차를 타며 동심에 젖기도 하였다. 사과농장을 방문하여 수확체험도 하였다. 생음악 반주를 동원한 노래자랑 시간도 가져 생활용품을 상품으로 수여하였다. 지난 2월, 경기도교육삼락회장과 수원시교육삼락회장은 뜻 있는 자리에 참석하였다. 수원교육지원청교육장이 주관하는 퇴직교원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것. 그 자리에는 2월말 퇴직하는 초등교장 9명. 중등교장 9명이 초대된 자리였다. 그 동안의 노고를 위로를 겸하며 퇴직 후 삼락회 입회 안내도 있었다. 과연 그 효과
2018-04-17 10:25이 책은 부피가 얇아서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아주 작은 책이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큰 감동을 주는 큰 책이다. 필자는 이 책을 읽으며 지금의 내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었으며 깨달은 것도 참 많았다. 아주 먼 옛날, 두 마리 생쥐인 스니프와 스커리, 꼬마 인간 햄과 허가 살았다. 그들은 미로에서 치즈를 찾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닌 끝에 각자 큰 창고 하나씩을 발견했다. 창고에는 맛있는 치즈가 가득 쌓여 있었다. 창고에 가득 쌓인 치즈를 먹으며 그들은 만족한 생활을 영위했다. 스니프와 스커리는 풍족한 생활이었지만 미로를 찾아 헤맬 때 신었던 운동화와 운동복을 늘 준비해 두고 매일매일 치즈를 체크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그 양이 점차 줄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 그러나 꼬마 인간 햄과 허는 치즈는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 믿으며 자신들의 행복 또한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치즈는 결국 바닥이 났고 창고를 떠나야할 시간이 도래하고 말았다. 머지않은 날에 창고의 치즈가 상하거나 바닥이 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고 미리 준비하고 있던 스니프와 스커리는 즉각 미로 속으로 뛰어들어 또 다른 치즈 창고를 찾아냈다. 하지만 허와 햄은 갑자기 찾아온 재난에…
2018-04-17 10:08겨울방학을 하는 날. 우리 학교의 방학 계획서에는“눈이 내린 날은 가까운 마을의 어린이들과 선생님들이 모두 학교에 나와서 운동장의 눈을 쓸기로 한다“고 되어 있었기 때문에 눈이 흠뻑 내린 오늘 아침에 우리는 바쁘게 자기 집 앞의 눈을 쓸고 서둘러서 학교를 향해 나서야 헸다.집에서 학교까지 미끄러운 눈길을 달리는 버스는 엉기면서 40여분 거리를 두 시간이 너머 걸려서 겨우 도착하였고, 버스 종점에서 학교까지 약 1km의 거리를 걷기는 무척 힘이 들었다. 1980년대 초엽에는 모든 사회가 군대식으로 움직이고 있던 시절이었다.마치 군대에서 눈이 내리면 별로 쓰지도 않는 연병장일지라도 제설작업을 하여야 하듯이 각급학교에도 눈이 오면 무조건 운동장의 축구장 정도 또는 운동장 트랙을 활용 할 수 있을 정도로 반드시 눈을 치우도록 지시가 내렸다. 그러니까 선생님들의 손만으로 운동장을 치울 수가 없으니까 학교 인군의 마을 어린이들도 나오라고 하여서 함께 눈치우기 작업을 해야 했다. 요즘은 눈을 치우는 눈삽이나 밀개 등의 도구가 많이 나와 있지만, 당시만 해도 그런 게 어디 있었던가? 학교에서는 좀 두꺼운 베니어판을 각목에 붙여서 만든 커다란 밀삽약 60 x90cm 정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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