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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끝까지 처음처럼

청산할 수 있는 처음이란 애초에 없다. 우린 영원히 처음을 산다.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듯이’ 처음은 늘 마지막 처음이고 다시 찾아오는 처음은 이미 다른 처음이다. 똑같이 다시 시작할 그런 처음이 애초에 없기에 ‘다음에’라는 말은 늘 공허하다. ‘愼終如始’. 초심을 지켜 끝을 처음처럼 신중히 다스려야 할 이유다.


처음이란 말은 얼마나 설레는가? 첫 사랑, 첫 아이, 첫 만남. 처음이란 말로 시작되는 단어에 나쁜 것이 드문 이유는 처음이란 말의 울림이 주는 무한한 가능성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끝없이 처음을 배반하고 잊으며 무의미한 다음을 기약한다. 과연 다음은 존재하는가? 슬프게도 인생에 다음이란 없다. 처음은 늘 마지막 처음이고 다시 찾아오는 처음은 이미 다른 처음이다. 똑같이 다시 시작할 그런 처음이 애초에 없기에 ‘다음에’라는 말은 늘 공허하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운명애를 주장하기 위해 영겁회귀설을 제시했다. 우리 인생이 무한히 반복되고 있으며 우리가 사는 현재는 그렇게 무한히 회귀되고 있는 왕복운동의 한 지점일 뿐이라는 것이다. 어리석은 자는 어차피 인생이 정해져 있고 그것이 무한 반복될 뿐이니 내 멋대로 살자 결심하겠지만, 자기 운명을 사랑하는 자는 무한히 반복될 인생을 아름다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분투할 것이다. 그 사람은 영원한 악몽일 수도 있을 이번 삶을 행복한 결말로 뜻있게 완성하기 위해 매 순간을 처음처럼 아끼고 사랑한다.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살아내지 못한다면 그것이 영겁토록 반복될 것이기에.
악행을 저지르는 자들은 자신의 나쁜 행동이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는 잊힐 거라 믿는다. 이를테면 자기 방을 깔끔히 관리하는 사람이 관광지엔 쓰레기를 투척하는 이유는 그곳에 다시 오지 않을 거라 여겨서다. 이처럼 죄를 짓고 뻔뻔한 사람들은 그 죄를 청산하고 새롭게 출발할 또 다른 처음을 확신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 현재 자체가 유일무이한 어떤 ‘처음’의 결과물이기에 우리는 그 영향으로부터 영원히 자유롭지 못하다.

【원문】
說苑曰, “官怠於宦成, 病加於小愈, 禍生於懈惰, 孝衰於妻子, 察此四者, 愼終如始.”
『明心寶鑑』「省心篇 下」
【번역문】
『설원』에서 말했다. “관무에 태만해지는 것은 벼슬자리가 안정되고부터이고 병이 심각해지는 것은 병세가 조금 호전되고부터이며, 재앙이 생기는 것은 나태해지면서이고 효심이 사그라지는 것은 처자식이 생기고부터이다. 이 네 경우를 잘 살펴서 끝을 처음처럼 신중히 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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