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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이틀 앞둔 가을들녘은, 풍요로움으로  가득합니다.
잘 가꿔진 논에는 황금빛 벼들이 고개를 숙이고, 주인이 떠나버린 논에는 벼대신 잡초만 무성합니다. 매사 천대받고 무시당하는 잡초이건만, 오늘만큼은 그 어느 귀한 꽃보다도 아름답습니다.



사람들아
잡초라고 함부로 짓밟지 마라
쇠뜨기 명아주 애기똥풀
개망초 며느리배꼽
식물도감에도 버젓이 올라 있는
고향을 지키는 민초들이다
거친 산야 살찌게 하는
우리는 꽃이다
한 송이 꽃도 피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바로 잡초다



벼가 고개를 숙인채 영글어가는 모습입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이 실감이 나는 장면입니다.



억새입니다. 볏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9월이면 사진에서 보듯 누런 갈색꽃을 피웁니다. 잎이 날카로워 잘못 만지면 손을 베이기 십상입니다. 대신 바람이 불면 억새잎 서걱이는 소리가 마치 먼 태곳적 전설처럼들리는 신비로운 풀이랍니다.



만개한 억새꽃 사이로 실개천이 보이고 저 멀리로 평화로운 농촌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군요.
실개천에는 아직도 피라미와 미꾸라지, 송사리, 참붕어, 메기, 꺽지 등이 살고 있답니다.



마을 앞을 흐르는 실개천인데, 요사이 비가 자주 내려 그만 큰 강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빠짐이 워낙 좋기 때문에 수량이 금방 줄어 곧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테니까요.



일제시대에 지어진 건물입니다. 마을 노인들의 증언에 의하면 약 80년 정도는 됐을 거라고 하더군요. 주로 지곡, 성연 등지에서 생산된 농산물들을 강제로 징발한 뒤, 임시로 보관하던 창고로 일본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배가 도착하면 창고에 가득 쌓아놓았던 농산물을 모두 실어갔다고 합니다. 우리의 뼈아픈 역사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임을 저 창고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80년이 넘은 건물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멀쩡합니다.
현대식 양철판으로 덧대기는 했지만, 건물의 형태는 아직도 예전 그대로랍니다.
일본사람들이 직접 지은 건물이라는데 일본을 욕하기에 앞서 저런 꼼꼼함과 성실성을 우리가 꼭 본받아야겠습니다.



일본식 곡물 창고를 측면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시뻘건 녹물과 새파란 호박잎이 잘 어울려 오히려 고풍스런 느낌을 줍니다.



왼쪽의 현대식 건물은 요즘 수리한 것으로, 창고였던 것을 방앗간으로 개조한 것이랍니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일제시대와 21세기가 공존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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