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교직 39년 은퇴후 제2인생으로 바쁘게 뛰는 포크댄스 강사다. 몇 년 전부터 영통구 경로당 문화교실로 활동하고 있다. 포크댄스 위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지만 회원들의 건강을 고려하고 눈높이를 맞추고 수업 흥미를 높이려고 건강체조와 라인댄스를 가미해 지도하고 있다. 강사로서 가장 마음에 드는 수강생은 평생학습에 꾸준히 성실히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분이다. 포크댄스 잘하느냐 못하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결석하지 않고 매시간 참가해 땀 흘리다 보면 어느새 댄스의 수준이 일정수준에 올라가 있다. 이 순간 강사도 깜짝 놀란다. 강사로서의 커다란 보람은 70대 이상 수강생들의 포크댄스 수업 도중 그들의 얼굴에서 발견하는 청춘이다. 얼굴이 발그스레해지며 호흡은 가빠지고 이마엔 땀이 송알송알 맺히지만 학습에 대한 즐거움, 건강 행복 미소를 보면 그들의 나이를 잊게 된다. 40∼50대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 운영하는 늘배움학습동아리 ‘월드시니어’에서 포크댄스 강사를 맡았다. 수원시평생학습관에 등록된 동아리를 대상으로 공모 신청을 받아 선정되었다. 지난 4월 25일부터 매주 1회 수업이 시작되었는데 총 25시간 10월까지 진행된다…
2025-06-26 13:55초하 향기 짙어지는 유월 초, 남산팔각정의 나무 그늘 벤치에 아내는 내 무릎을 베게 삼아 지친 몸을 뉘고 있다. 가만히 잠든 모습을 보니 삶의 회한과 더불어 고생한 흔적이 얼굴이며 손등 곳곳에 묻어난다. 흰머리도 많아지고 주름도 늘어났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눈앞이 흐려진다. 올해로 결혼한 지 35년이다. 그동안 크고 작은 파고를 겪었다. 시부모님 병시중과 몸져누운 일 등 숱한 사연은 아내를 힘들게 했다. 그런 고개를 넘어 이제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지난 5월 초였다. 연휴 기간이 길어 모처럼 당일치기로 바람이나 쐬고 오자고 하니 서울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기차표는 매진이어서 6월 공휴일인 현충일로 잡았다. 생각해 보니 아내가 나와 같이 서울에 가 본 기억은 까마득하다. 연애 시절에 잠깐 들린 기억뿐, 30년이 지나도록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나 같은 경우 누나들이 서울에 살아서 학창 시절 방학이면 서울에 머물러 별로 낯설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막상 떠나려 하니 부담이 된다. 결혼 후 첫째를 출산하고 3년 동안 몸져누운 후 다리 길이가 차이가 나서 치마를 입거나 예쁜 구두를 신을 수 없었다. 지금도 신발 한쪽에 두꺼운 밑창으로 높
2025-06-23 15:54경기교육계에서 42년간 봉직, 2011년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정년퇴직한 김태영(76) 씨. 그의 인생 2막이 궁금하다. 그는 현재 (사)대한노인회경기도연합회 산하 노인대학원(이하 대학원)에서 원장을 맡아 노인 지도자들이 선(善)하게 늙어가는 것을 서로 배우고 격려하는 일을 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경기도노인회관에서 그를 만나 궁금한 점 등을 알아보았다. 경기노인지도자대학원은 노인 지도자 소양교육으로 존경받는 노인상을 확립하여 지회, 노인대학, 경로당 등 노인기관 조직의 활성화와 효율적인 운영을 기하는 데 목적을 두고 설립되었다. 교육 목표는 심신 건강의 유지 발전, 노인기관에서의 위기관리 및 효율적 대처 능력 배양, 노인 집단에서의 갈등 해결 능력 배양, 노인기관 재무관리, 경로당 프로그램 지원 및 행정 능력, 정보화 기기 운용 능력 갖추기 등이다. 대학원의 교육과정은 교과, 체험학습, 명사 특강, 자치활동, 행사 활동 등 5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교과 내용 중에는 점잖은 어르신으로 살아가기 위한 인문학, 노인기관 운영자로서의 위기관리 방법, 노년을 활기차게 살아가기 위한 건강관리, 스마트폰 활용 등으로 구성되었고, 자…
2025-06-16 16:01필자는 교육자로서 39년간 봉직 후 은퇴하여 지금은 제2인생으로 포크댄스, 건강체조, 라인댄스 강사로 활동 중이다. 주로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데 50대부터 80대까지가 수강생으로 참가하고 있다. 주민자치센터, 평생학습관, 복지관, 경로당, 노인대학 등이 활동무대다. 내가 맡은 강의는 신중년, 시니어들의 몸과 마음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청춘행 여행이라 강사, 수강생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을 즐기고 있다. 지난 6월 5일 오전 11시, 의왕시 내손2동주민센터 3층 강당에서는 노인대학 건강체조 수업이 있었다. (사)대한노인회 의왕시지회(지회장 이종훈) 부설 사랑채노인대학(학장 이원복)이 주최·주관하는 프로그램이다. 보조강사 두 분 대동하고 약 1시간 전에 강의장에 도착했다. 그게 강사의 기본 태도라고 보았다. “우와, 강당이 꽉 찼다”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돌입한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어르신들의 학습 모임이 이렇게 활발한 줄 몰랐다. 강사가 놀란 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하나, 수강생 대부분이 80대라고 하는데 이들은 더 이상 노인이 아니다. 둘, 반짝이는 눈빛과 학습의욕이 이렇게 높을 수가 있다니? 셋, 처음 배우는 동작 따라서 하는 학습 수준이…
2025-06-10 17:18아카시아꽃 향기 봄 햇살에 바랜 지 오래다. 찔레꽃, 감꽃, 백화마삭줄꽃의 재스민 내음이 섞인 초여름 향기가 녹음으로 짙어지는 유월이다. 가는 봄이 아쉬운지 하늬바람은 산과 들의 짙은 녹음을 흩어 놓는다. 시간의 흐름은 빠르다. 일 년 열두 달을 사람의 평균 수명인 80살로 비교해 본다면 유월은 불혹에 가까운 계절이다. 유월은 고양이 손을 빌릴 정도의 농번기이다.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논밭은 마늘보다 보리를 많이 심었다. 농사철만 되면 들녘은 부산했다. 들에서 갈무리한 보릿단을 집 마당이나 타작마당에 내는 일은 순전히 인력에 의한 것이었다. 이집 저집 원동기와 탈곡기 도는 소리가 들린다. 이런 철에 어른들은 바쁘지만, 아이들은 일손도 도우며 자연을 벗 삼아 놀기도 했다. 며칠 전 산책길이었다. 지난 4월 말, 연한 연두색 새 이파리로 가슴을 아리게 한 감나무의 잎은 짙은 녹색으로 두꺼워지며 잎사귀 사이에 아기 감을 달고 있다. 혹시나 감꽃이 떨어져 있으려나 주변을 둘러보니 갈색으로 변한 꽃밖에 없다. 감꽃이 떨어지면 봄은 가고 초여름이 시작된다. 떨어진 감꽃을 보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수꽃이 먼저 피어서 암꽃을 기다리는 기본 매너에, 암꽃이 열
2025-06-09 11:03수원시 산하기관 수원도시공사 가족여성회관에 이런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니? 교육경력 39년인 필자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다름 아닌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딱 맞는 프로그램을 보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이름이 '슬기로운 손자녀 병법'.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손자병법(孫子兵法)을 패러디 했는데 귀에 쏙 들어온다. 즉,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다. 적은 손자녀, 나는 조부모다. 조부모가 손자녀를 돌보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인 것이다. 필자는 시민기자이자 예비 조부모로서 수업 현장 속에 있었다. 20일 오전 가족여성회관 교육관 203호. 과연 누가 모일까? 어떤 분이 강사일까? 무엇을 배울까? 배운 것을 내가 써 먹을 수 있을까? 내가 할아버지가 되어 손자녀를 바르게 지도할 수 있을까? 내 생애 이런 수업을 듣게 되다니? 기대가 크고 조금 흥분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할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변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맞벌이 하는 자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손자녀를 돌봐야 하는 것도 피해 갈 수 없다. 그렇다면 대비를 해야 한다. 제대로 배워 실천해야 한다. 개강식에서 가족여성회관 임화선 관장은 “오늘날 고령화, 저출산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손자녀 돌봄이…
2025-05-23 09:10수원 장안구 대추골도서관2025년 상반기 독서문화 프로그램 중 하나인 나를 위한 글쓰기. 8~29일 매주 목요일에 총 4회 8시간 도서관 강당에서 열린다. 성인 20명 대상인데 강사는 박홍선 한국독서문화연구소 대표(글쓰기 전문 강사)이다. 중등 국어교사 출신인 필자는 나를 위한 글쓰기 제목에 이끌려 8일 첫회 수업 1차시 두 시간을 참관했다. ‘나를 위한 글쓰기라?’ 공감이 가는 주제다. 필자 역시 여러 차례 체험한 사실이다. 조금 일찍 도착해 수업 전에 박 강사를 만났다. 그는 “책 읽기의 힘, 글쓰기의 힘을 알고 경험했기 때문에 힘든 사람은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고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살고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보낼 수 있다”고 했다. 수업 목표는 ‘글쓰기를 통해 세계를 통찰하고 나와 우리가 누구인지 알기’다. 때마침 입장하는수강생 한 명을 만났다. 그는 일월도서관에서 박 강사로부터 아주 사적인 책 읽기 강의를 들었다고 했다. 그는 “책 읽고 글쓰기가 어려운데 박 강사가 체계적으로 알려주어 내 감정, 내 생각을 글로 끌어내는데 큰 도움이 되어 다시 수업을 들으려 왔다”고 했다. 박 강사의 첫 질문은 “이 강좌를 통해 얻길 바라는 것은?”이다.…
2025-05-14 10:325월 5일 제103회 어린이 날오후일월수목원 잔디광장에서는 아주 특별한 체험 문화행사가 열렸다. 그중 하나가 〈가족, 친구, 이웃과 함께하는 포크댄스 추억 만들기〉. 포즐사(포크댄스를 즐기는 사람들 약칭)를 운영하는 이영관 강사는 수원시공원녹지사업소(소장 최재군)와 협업하여 시민들이 포크댄스를 배우고 즐기며 가족, 친구, 이웃과 손잡고 ‘하하호호’ 행복을 체험하는 아주 특별한 행복 수목원을 만들었다. 수목원에서는 어린이 날 행사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미취학 아동 및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입장료 무료 혜택을 주었다. 도심 속 생태 수목원이자 접근성이 우수한 일월수목원 매표소에는 하루종일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다.참고로 당일 입장객은 유료 2582명, 무료 1237명 등 총 3819명이었다. 포크댄스 추억 만들기 진행자이자 강사는 필자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가족, 친구, 이웃과 함께하는 포크댄스 추억 만들기〉는 수목원 담당자와 강사의 아주 세밀한 계획과 추진으로 성공적으로 끝났다. 행사 준비부터 시작까지 아주 사소한 일도 사전 협의를 통해 준비에 만전을 기할 수 있었다. 예산 투자에 대비해 효과는 만점에 가까웠다. 행사 성공이라는 증거…
2025-05-07 16:51어린이 날을 앞둔 4월 30일 아침 7시 30분, '지동가족 한마음 체육대회'가 열리는 운동장에서 6학년 박태민, 박태훈 쌍둥이 형제를 만났다. 2013년생이니 12살이다. 형과 동생은 2분 차이로 이 세상에 나왔다. 지금은 6학년 같은 반에서 공부하고 있다. 오늘 행사에서는 태민이는 피카추 인형 복장을 하고 전교생 교문맞이, 태훈이는 선수대표 선서를 맡았다. 첫 질문으로 본인의 장단점을 물었다. 태민이는 “친구에게 다정다감하게 대하는데 동생에게는 괴팍스럽게 대한다. 수학공부를 잘하는 편이다”라고 솔직히 말한다. 태훈이는 “스포츠를 좋아하는데 지금은 배드민턴과 티볼에 빠져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미래의 꿈은 무엇일까? 태민이는 식품회사원이고 태훈이는 한의사. 그 이유는 회사원이 안정적인 직업이어서, 한의사가 멋있어 보여서라고 한다. 두 형제는 지난 4월 16일등굣길 아침, 편의점 앞 전신주아래에서 검정색 돈지갑을 습득했다. 지갑 속에는 신분증과 신용카드 10개, 5만 원권과 1만 원권 여러 장(대략20만 원)이 들어 있었다. 두 형제 머릿속에 동시에 떠오른 것은 “이것 누구에게 갖다주면 주인에게 온전히 돌아갈 수 있을까?”였다고 한다. 그 지갑은…
2025-05-02 09:35우리 부부의 약속 하나, 월 2회 산행이다. 연 24회가 목표다. 주로 칠보산과 광교산을 오른다. 3.1절 아침, 오늘의 목표는 광교산이다. 올해 6번째 산행이다. 광교산은 수원시민의 허파다. 용인시, 의왕시에도 걸쳐 있어 3개 시민의 휴식처요 안식처다. 체력단련장 구실을 톡톡히 한다. 전국에 이미 알려진 명산이다. 광교산 제3코스를 택했다. 이 코스는 경동원∼하광교 소류지∼종루봉(비로봉)이다. 오전 시각, 하광교 소류지에 도착했다. 하광교 소류지 산불관리초소가 보인다. 산불감시원 두 분을 보았다. 한 분은 초소를 지키고 한 분은 산속을 순찰하면서 활동한다. 여기서 장안구 소속 산불감시원 정석원 씨를 만났다. 붉은색 옷 가슴에 단 명찰을 보니 산불전문예방진화대다. 즉, 산불을 예방하고 산불 발화 시 진화업무를 맡은 것이다. 필자가 먼저 말을 걸었다. “날씨가 건조해 산불위험이 높습니다. 산불예방에 수고가 많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오늘 아침엔 등산로 쓰레기 줍기를 1시간 동안 했습니다. 주 업무는 아니지만 보기 흉해 주웠습니다. 그런데 담배꽁초도 많이 나와 저도 놀랐습니다.” 여기서 시민기자 정신이 나왔다. “혹시 오늘 주운 쓰레기 제가 볼 수…
2025-03-01 2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