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록의 계절을 맞아 각종 언론 매체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내용이 있다. 많은 국민의 필수 코스 중 하나인 나들이에 관한 것이다. 학교에서도 이 시기가 되면 학부모와 학생의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현장체험학습을 한다. 특히 수학여행을 가게 되는 학생들은 답답한 교실과 학교 그리고 학원을 벗어나 새로운 배움과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마음이 한껏 들뜨게 된다. 올해는 예년과는 달리 수학여행 등을 실시하지 않는 학교가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런 상황은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으로 이어지며 교육계 안팎에서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4월 28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은 수학여행 같은 단체활동이 중요한 수업의 일부인데 안전사고 위험이나 관리 책임을 피하려 이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통령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다녀온 경주 수학여행이 평생의 기억으로 남아 있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운 점도 참 많았다고 회상하면서 문제가 있으면 교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교육부장관에게는 학생들의 소중한 기회를 빼앗아선 안 된다며 각별하게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교직단체들의 반발, 대통령의 보완 지시, 교육부 대책 발표 계획 등이 이어…
2026-06-04 10:00
우리 교육이 직면한 문제는 새롭지 않다. 교육의 본질적 가치 약화, 획일적인 교육과정과 평가, 입시 중심의 서열화 문제는 오래전부터 우리 앞에 놓여 있던 숙제다. 문제는 그 숙제가 오랫동안 책상 위에 놓여 있었음에도, 아직 제대로 풀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교육개혁은 좋은 방향을 선언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지 않으면, 결국 예쁜 포장지에 싸인 어려운 숙제로 남는다. 학교 현장에는 이런 일이 자주 있다. 정책은 미래형인데, 실행 조건은 여전히 아날로그다. 비전은 AI 시대인데 학교는 여전히 ‘붙임 파일 1·2·3을 확인하고 기한 내 제출 바랍니다’의 세계에서 바쁘게 움직인다. 물론 행정도 필요하고 책임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제는 물어야 한다. 학교가 바빠진 만큼 교육도 깊어졌는가. 문서로 증빙한 만큼 학생은 성장했는가. 정책이 많아진 만큼 학교는 정말 달라졌는가. 앞으로 교육개혁의 성패는 좋은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학교가 실제로 변화할 수 있는 구조와 조건을 얼마나 함께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AI 시대, 학교의 운영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육개혁…
2026-06-04 10:00
누구를 위한 교육시스템인가? 우리는 무언가를 할 때 효과와 효율을 따진다. 효과는 방향의 문제이고, 효율은 입력 대비 산출의 성능 수준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교육계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뭔가 사회적인 변화가 필요할 때, 학교가 그것을 해결하도록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 올해의 교육예산은 자그마치 106조 원이다. 그러나 지금 교육 현실은 어떤가?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부 정책을 신뢰하지 않고 탁상행정만 한다고 한다. 교장·교감은 학교 직원 간의 갈등 조정과 민원, 권한 없는 책임 때문에 힘들다고 한다. 교사들은 관리자에 대한 불만, 늘기만 하는 업무, 갈수록 지도가 힘들어지는 학생들, 말도 안 되는 학부모 민원 때문에 힘들다고 한다. 학부모는 노후를 저당 잡히며 아이들 사교육에 자신들의 미래와 영혼을 갈아 넣는다. 학원비라도 벌려고 단기 알바라도 나가는 학부모는 아이들의 돌봄 공백에 등골이 빠진다. 아이들을 위해서 부모는 가정에 없다. 학생들은 공부 때문에 힘들어 죽겠다는데, 기초학력은 저하되고 있다. 이렇게 공부했는데 기업에서는 뽑을 사람이 없고, 20대 청년들은 갈 곳이 없다. 우리 교육은 지금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우리 교육시
2026-06-04 10:00
‘학교도서관’이라고 하면 흔히 책을 읽거나 대출하는 공간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최근 학교도서관은 단순한 독서 공간을 넘어 학생들의 삶과 배움을 연결하는 교육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체험활동과 연계한 독서교육은 학생들이 책을 보다 친근하게 경험하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번에 본교에는 사서교사 교육실습생 2명이 실습을 나오게 되었다. 학교도서관에 사서교사 교육실습을 나오는 것은 꽤 드문 일이다. 교육실습에서 많은 것을 배워갈 수 있도록, 초등 1~6 모든 학년의 수업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도하였으며, 추후 현장에 투입되었을 때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행사도 직접 계획하여 실행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교육실습에서 직접 계획하고 실행한 행사들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형 독서활동을 통해 삶과 배움을 연결하고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지는 모습을 보였기에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교육실습 기간 동안 본교 도서관에서는 사서교사 교육실습생들과 함께 두 가지 체험형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하나는 슈링클스 종이를 활용한 ‘이야기가 쪼그라든다고?!’ 활동이었고, 다른 하나는 동화구연과 모루인형 만들기를 연계한…
2026-06-04 10:00
SDGs 수업을 왜 추구하는가? 기술·가정은 삶의 맥락 속에서 지식, 수행 역량, 가치 및 태도를 함양하여 생활 속 문제를 탐구하는 교과이다. 탐구 과정에서 현대사회의 복잡한 문제를 학생 개인의 일상과 연결하면, 학생들은 교실 안의 지식이 자신의 삶과 직결되어 있음을 깨닫고 수업에 더 깊이 몰입하게 된다. 최근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대응과 단절된 공동체의 회복은 물론, 끊이지 않는 전쟁과 다양한 글로벌 갈등 속에서 평화와 연대를 모색하는 세계시민교육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교과 지식을 습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경을 초월하여 얽혀 있는 복잡한 사회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통합적 프로젝트 기반 수업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이다. 이에 중학교 2·3학년 학생 119명을 대상으로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삶의 실천적 문제와 연계한 ‘L.I.F.E.: C.H.A.N.G.E. 프로젝트’를 기획하였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단순히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사회적 문제를 주도적으로 탐구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미래세대의 필수적인 사회정서학습(SEL)을 의미하는 ‘C.E.L.E.B.’ 역량을 기르는 데 있다. 이러한…
2026-06-04 10:00
국제공동수업을 통한 글로벌 역량 신장의 중요성 최근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이상기후·전쟁·자원문제 등이 우리나라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학교 현장에서는 지구촌 시민으로서 살아갈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들이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가치와 태도를 바탕으로 인류 공동체의 발전에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게 참여하는 공동체 역량을 제시하고 있으며, 2023~2026 서울교육 중기 발전 계획에서도 학생들을 위한 세계시민형 공존교육을 주요 방향으로 삼고 있다.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을 효과적으로 신장하려면 해외 친구들과 함께 배우며 연대하는 세계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국제공동수업이 필수적이다. 국제공동수업은 세계 각국의 친구들과 온라인·대면으로 공동의 주제를 가지고 활동하는 국제교류 수업이다. 그중에서 국제공동 프로젝트 수업은 깊이 있는 학습을 실현하는 협력적 융합 프로젝트 수업을 활용하여 국제공동수업을 기반으로 과제를 수행하는 수업방법이다. AI·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대면 교류와 온라인 국제공동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지구촌 이슈에 관심을 높이고, 해외 친구들과 협력적으로 소통하며, 삶과 연계
2026-06-04 10:00
최근 학교에서는 과거에는 경험하지도 못했고,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들이 자주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학교장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이 노력한다. 그러나 문제 해결 과정에서 의지할 멘토를 찾기란 쉽지 않다. 선배 학교장들도 지금과 같은 문제는 처음 경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도 충분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학교장들은 해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쉽게 답을 얻지 못한다. 결국 혼자 결정을 내려야 하며, 그에 따른 책임도 오롯이 감당해야 한다는 현실이 학교장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한다. 이처럼 오늘날 학교장 자리는 난제를 혼자 끌어안은 채 끙끙 앓아야 하는 힘겨운 자리로 변해가고 있다. 물론 시중에는 성공한 CEO들의 노하우와 경험을 담은 경영서가 많다. AI 시대와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는 경영인들에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참고서적이 많다는 뜻이다. 그러나 정작 학교 사례를 중심으로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 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학교장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질적으로 참고할 만한 책이 부재한 것이다. 역설적으로 이것은 학교장 스스로 문제의 답을 찾아야 함을 의미하기에 학교장에게 독서는 더욱 필요하다. 진정한 독서는 감성을 자극하고…
2026-05-07 10:00
보고 느끼고 이야기하는 학교문화 3년 전, 경북 경산시 경산고등학교에 처음 부임하며 마주한 풍경은 대입이라는 목표 아래 쉼 없이 달려가는 학생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밤 10시 30분까지 학교에 머무는 학생들에게, 정작 학교는 삶의 여백을 채워줄 ‘보고 이야기할 만한 콘텐츠’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도서관을 통해 우리 학생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되찾아주고 싶었습니다. 우선 도서관 자료를 전면 정비하고 RFID 시스템(자가대출반납시스템)을 구축하여 누구나 편하게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학기 초에는 폐기 도서를 활용한 나눔 행사를 열었고, 영남대학교 중앙도서관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고등학생에게 필요한 대학 전공 서적까지 상호대차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일요일 저녁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가정 연계 행복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건전한 주말 여가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도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인문계 고교라는 입시 위주의 환경 속에서도 결실을 보았습니다. 교육과정과 연계한 다양한 독서행사가 자리를 잡으며 도서관은 학교문화의 중심으로 떠올랐고, 궁금한 것이 생기면 도서관으로 달려오는 학생들의 진지한
2026-05-07 10:00
온라인 문집 도구(하이러닝 클래스보드, 패들렛) 30년 가까이 국어공책 대신 학생 개인 문집을 만들어 수업하고 있는데, 코로나 시기부터 온라인 문집을 병행하기 시작했다. 2025년까지는 구글 클래스룸에 국어 전용 교실을 개설하고 학생들이 자기 반 온라인 문집 링크(패들렛)를 통해 들어가는 방법을 사용했다. 교실 태블릿을 가져다 본인 반 문집으로 들어가 글쓰기 활동을 하는 게 학생들에게는 자연스러운 과정이 되었다. 2026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하이러닝에 있는 클래스보드를 활용해 반별 온라인 문집 보드를 운영하고 있다. 클래스보드는 패들렛과 거의 같은 구조로 구성되어 있어 학생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온라인 문집은 교과 단원별 적용 활동을 할 때 주로 사용한다. 활동 방법은 종이 문집과 거의 비슷하지만, 디지털 환경에서만 가능한 확장된 표현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교사로서 글쓰기 교육에 집중하면서 갖게 된 바람은 학생들이 단순히 과제 수행이라는 생각만 가지고 의무적으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글과 말로 표현하고 이를 깊이 내면화하고 소통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온라인 문집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부분이 이러한 내면화 과정을 더 효과
2026-05-07 10:00
역사교육의 대전환 _ 암기에서 ‘디지털 재구성’으로 전통적인 역사수업은 흔히 ‘과거의 사실을 누가 더 많이, 정확히 암기하느냐’의 싸움이었습니다. 그러나 역사교육의 본질은 박제된 연표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이 현재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스스로 발견하고 성찰하는 데 있습니다. 특히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손에 쥔 ‘알파 세대’ 학생들에게 역사는 더 이상 교과서 속 평면적인 텍스트로만 존재해서는 안 됩니다. 인천상륙작전은 6·25 전쟁의 전세를 반전시킨 결정적 사건이자,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의 기원을 상징하는 역사적 이정표입니다. 본 프로젝트는 이 거대한 역사를 학생들이 직접 탐색하고, 생성형 AI(인공지능)와 메타버스 등 첨단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다각도로 재구성하는 여정을 담았습니다. 학생들이 단순한 학습자를 넘어 지식의 ‘전달자’이자 역사 콘텐츠의 ‘생산자’로 성장하는 과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기대 효과 _ 통합적 사고와 디지털 역량의 결합 본 프로젝트는 지식의 습득을 넘어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역량을 함양하는 데 목적을 두었습니다. ● 통합적 사고력의 확장 실감형 VR 체험과 팀별 밀착 조사 활동을 통해 역사적 사건의 전
2026-05-07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