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주배경학생이 10년 만에 2.4배 이상으로 늘어난 가운데 학교 안에서 마주하는 학생들의 언어적 배경도 다양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도시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다양한 언어권의 이주배경학생이 함께 재학하는 경향이 뚜렷해 지역과 학교의 특성을 고려한 한국어교육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박근영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조사·지표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교육정책포럼' 제397호에 실린 ‘이주배경학생의(부모 국적 기준) 다양성 추이와 지역 간 비교’에서 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 교육기본통계를 토대로 이주배경학생의 규모와 부모 국적 및 언어권 다양성 변화를 분석했다.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초·중·고와 각종학교에 재학하는 이주배경학생은 2015년 8만2536명에서 2025년 20만2208명으로 10년 새 약 145% 증가했다. 연구는 이주배경학생이 빠르게 늘면서 학생의 한국어 능력 차이와 언어·문화적 배경의 다양성을 학교 교육에서 어떻게 수용할지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고 짚었다. 특히 중도입국·외국인 자녀 증가로 한국어 능력의 편차가 커지고 있지만 이를 지원할 인력과 인프라는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국 단위에서 부모 국적을 기준으로 한 다양성이 지속적으로 커진 것은 아니었다. 14개 지역별 부모 국적 분포를 ‘다양성 지수’로 산출한 결과 2013년 0.845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낮아져 2020년 0.749까지 떨어졌다. 당시 중국·베트남·필리핀 출신 부모가 전체의 68.6%를 차지하면서 특정 국가에 집중된 영향이다.
이후 흐름은 다시 바뀌었다. 다양성 지수는 2021년 0.755에서 2023년 0.762, 2025년 0.769로 상승했다. 중국·베트남·필리핀 비중이 점차 낮아진 반면 기존 국적 분류에 포함되지 않는 ‘기타’ 지역 비율이 2025년 12.0%까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2025년 다양성은 2019년과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됐다.
학교 현장에서 주목되는 것은 한 학교에 함께 재학하는 학생들의 언어권이다. 부모 국적을 토대로 중국·중국(한국계)·대만처럼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를 하나로 묶어 분석한 결과 2016~2025년 국내 초등학교 한 곳에는 평균 3.30개의 서로 다른 언어권 전통을 가진 이주배경학생이 재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격차도 컸다. 2025년 초등학교당 이주배경학생의 평균 언어권은 인천이 4.54개로 가장 많았고 강원은 2.41개로 가장 적었다. 특별·광역시는 평균 언어권 수가 전국 평균보다 많은 반면 도 지역은 평균보다 낮았다. 연구는 대도시의 높은 인구 집중과 다양한 문화·인종적 배경을 가진 이주민의 유입을 배경으로 추정했다. 세종 역시 도시 성장과 함께 학교당 언어권 수가 빠르게 증가한 지역으로 제시됐다.
이는 이주배경학생 비율과 학생 구성의 다양성을 별도로 살펴야 한다는 점도 보여준다. 농어촌이 많은 도 지역은 전체 학생 가운데 이주배경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더라도 부모 출신지역을 기준으로 보면 학교 내 언어적 구성은 상대적으로 단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학교별 언어권 다양성은 전반적으로 증가했지만 지역별 변화 폭은 달랐다. 전남·전북 등 일부 도 지역은 큰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감소한 반면 세종과 인천 등 대도시 지역은 평균 언어권 수가 큰 폭으로 늘었다. 같은 이주배경학생 지원이라도 지역별 학생 구성에 따라 필요한 한국어교육의 방식과 지원 여건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구는 이주배경학생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고 교과학습 성취를 높이기 위해 한국어교육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 학교에서 접하는 언어권이 다양해지는 만큼 획일적인 지원보다 학생의 언어적 배경과 한국어 능력,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세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다만 이번 언어권 분석은 학생이 실제 사용하는 언어가 아니라 부모 국적을 기준으로 산출한 것으로, 국내에서 태어나 성장해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학생도 있을 수 있어 참조 수치로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