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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교사도 마음의 숨 쉴 ‘틈’ 필요하죠”

이현아 서울개일초 교사 7년간 ‘교실 우체통’ 프로젝트 아이들이 보내온 고민 쪽지에 답장과 함께 ‘읽는 책’ 처방해 “효과 좋은 마음 약은 그림책”

수업이 끝난 어느 날. 집에 가지 않고 교실에 남아 그림책을 만지작거리던 한 아이가 있었다. “무슨 일 있니?” 선생님이 건넨 말에 아이는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꺼냈다. “선생님… 저… 사실, 오늘 죽고 싶었는데 겨우 학교에 왔어요.” 아이는 눈물과 함께 속마음을 쏟아냈다. 부모님의 이혼, 함께 지내던 아빠의 췌장암 진단…. 혼자 남을지도 모른다는 무서움에 아빠와 같이 죽게 해 달라고 밤새도록 빌었다고 했다. 이현아 서울개일초 교사는 “이 아이가 하루 종일 어떤 마음으로 교실에 앉아 있었을까,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너무 미안했다”고 했다. “미안하다고 했더니, 그때 아이가 한 말이 내내 잊히지 않았어요. ‘선생님, 1교시부터 6교시까지는 이런 말 할 틈이 없잖아요.’ 아이마다 다양한 문제와 고민이 있는데, 그 아픈 마음을 꽁꽁 싸매고 교실에 오는 거였어요. 마음이 숨을 쉴 수 있게 ‘틈’이 필요했습니다.” 그날 이후 교실 책꽂이 한편에는 초록색 ‘교실 우체통’이 생겼다.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간 오후 4시. 이 교사는 우체통을 열고 고민 쪽지를 읽었다. 하지만 답장을 쓰는 일은 녹록지 않았다. 저마다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고민에 어떤 말을 건네야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