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디지털 세상은 가히 기적과 같은 문화 대혁명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스마트폰 사용의 일상화를 보라. 그 누구든 마치 자신의 오장육부 중의 하나인 것처럼 애지중지한다. 그래서 혹자는 스마트폰을 사람의 오장칠부로 승격시켜 호칭하기도 한다. 손안에 담긴 작은 스마트폰은 세상의 모든 것을 알려주고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누가 감히 이 혁명적인 문화의 혜택을 부정할 수 있을까? 하지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인간이 그만큼 날로 스마트해지고 있을까?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듯이 디지털 문명도 어두운 그늘이 있다. 디지털 세상은 인간의 욕구 중 ‘만족’을 지연시키기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왜냐면 디지털과 통신 기술은 기다림이 필수이던 많은 일들을 실시간 진행으로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디지털 기기에서 ‘기다림’은 곧 속도 지연이고 이는 중대한 결함으로 간주된다. 그래서 디지털 서비스 대부분은 기다릴 필요 없이 실행 즉시 결과를 남기도록 설계된다. 따라서 최종 결과값이 언제, 어떤 형식으로 주어질지 상세한 피드백이 제공되지 않는 일들은 디지털 환경에서는 결코 환영받지 못한다. 통신 기술은 전례 없이 빠른데도 3G, 4G, 5G,…
2024-09-04 16:16현재 대한민국의 교감 승진 제도에서 연수 성적 96점 이상은 단순 암기식 문제 풀이로 귀결되고 있으며, 이는 미래의 교육 리더십을 책임질 교감들을 선발하는 데 전혀 적합하지 않다. 교사가 교감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60시간의 연수를 통해 96점 이상의 성적을 받아야 하며, 이를 통해 얻는 가산점은 교감 승진의 필수 요건이다. 그러나 이 연수의 문제점은 심각하다. 교감이 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이 단순히 암기와 문제 풀이에 국한된다면, 과연 우리 교육 현장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제도를 통해 교감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교육 관리 역량이 전혀 평가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다음 중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음식이 아닌 것은? 1) 굴라쉬 2) 퐁듀 3) 구겔후프 4) 나펠슈피즈' 여기서 답은 연수 강사가 말한 것 중 아닌 것을 찾아야 한다.중요한 것은오스트리아 사람도 연수를 듣지 않았다면 이 문제를 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오스트리아의 대표 음식과 같은 비본질적이고 무의미한 문제들이 변별력을 가리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교육의 본질과 전혀 무관한 평가 방식이다. 승진을 위해 시험에
2024-09-04 13:45최근 한 도시의 중학교에서 계기교육의 일환으로 학생을 대상으로 실행한 영상교육이 큰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12분 28초 분량의 영상의 내용은 "오늘날 한국인 대부분의 인식과는 다르게 총독부가 한반도 주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많은 투자를 했다" "일제에 의해 사법제도가 정비되고 개인으로서 권리를 누릴 수 있었다" "(일제가) 한반도 주민들을 정신적으로 깨어나게 했다"라는 등 전형적인 식민지 근대화론 주장을 담은 뉴라이트 진영의 한 보수 유튜버의 영상이었다. 광복절을 앞둔 시점에서 이 중학교에서의 1,2,3학년 700명을 대상으로 일제강점기를 미화한 이 영상의 상영으로 인해 논란의 대상자인 60대 교사가 경고 조처에 이어 수업에서 배제됐으며 학교장은 사과문을 냈고, 시교육청도 적극적으로 대처할 방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논란은 학교에만 국한되지 않고 정치권까지 번진 상황이다. 제1야당이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서면서다. 소속 대변인은 17일 서면브리핑에서 "누가 대한민국을 일본의 강제 침탈 미화 교육을 하는 나라로 만들었느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학교, 교사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면서 이번 사태의 배경에 독립기념관장 논란 등
2024-09-02 10:55어느 순간부터 우리 사회에는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라는 말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는 실제로 ‘복지부동(伏地不動)’ ‘체념(滯念)’이라는 말과 혼용되어 쓰이고 있다. 그 어느 것이든 이는 부정적인 현상으로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왜냐면 당연히 자기의 책임을 기피하거나, 주위 사람 눈치 보는 얍삽한 처신으로 일관하는 매우 소극적인 행위이며 또한 조직의 흐름을 정체시키거나 침체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대개 정권 말기나 권력 누수기에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이런 현상이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다. 예로부터 이를 질책하는 국민이 많지만 최근에는 교육계에서조차 교사들 사이에 이 현상이 널리 보편화되고 있다. 이는 바람직한 교육활동에 경종을 울리면서 미래 세대인 청소년 교육에 심히 우려할만한 일이라 할 것이다. 적어도 공교육을 책임지는 학교에서만큼은 교사들이 눈치 보면서 직무를 유기하고 체념하는 업무 태만은 없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이를 마냥 나무라기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 학부모의 힘이 강해지면서 일부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 갑질, 아동학대 신고로 인한 소송, 교권 침해와 추락을 유발하는 과도한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이를 직면하는 교사들이 오죽하면 마지
2024-08-28 11:39대한민국은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국제 질서의 구조적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구시대적 관습에 젖어 나라가 망하는 참극을 겪었다. 이처럼 과거에도 그랬지만 미래에도 ‘결정적 순간’ 이후에 도래하는 새로운 구조에 적응하면 생(生)하고, 적응하지 못하면 거(去)할 것이다. 역사적 의미에서 볼 때 정치권에서 표방하는 ‘적폐 청산’의 궁극적인 목표는 ‘구조적으로 적폐가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국가대개조’ 역시 또 다른 ‘구조적인 변화’와 같은 맥락이다. 일찍이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은 “문제가 발생하면 그 문제를 유발한 제도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문제해결의 관점에서 크게 공감할 수 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제반 문제점들은 그야말로 복잡하기 그지없다. 결국 얽히고설킨 문제를 그 제도 안에서 모면하거나 해결하려니 문제는 더욱 복잡하게 파생되는 현실을 목도한다. 이것이 시대의 구조적인 변화에 대한 인식과 이를 일깨우는 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한 이유다. 영국을 이끈 철의 여왕, 마거릿 대처(1925~2013)는 “사회라는 것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유명하다. 대처 총리는 뿌리 깊은 영국 사회의 고질병으로 여겨지던 노동문제에 혁명적인
2024-08-23 09:51오랫동안 지능과 창의력은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시대가 급속히 변화하면서 생성형 AI를 비롯한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간의 지능과 창의력이 위협을 받고 있다. 이러한 추세와 더불어 교육기관은 교육의 방향은 물론 지금까지의 교육방법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교육계보다 산업계가 더 빨리 이에 적응해 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유수의 대학에서조차도교수의 강의 내용을 그대로 베껴 쓰고 달달 외워야만 좋은 학점을 받기에 바쁘단다. 이러기에학교의 수업 문화는 쉽게 바뀌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며, 항상 평가가 목표를 제어하고 있는 것이 교육의 문제점이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어려서부터 문제풀이에 익숙한 우리나라 학생들이기에 중, 고를 거쳐 대학에 들어와서도 질문을 하지 못하는 것은 크게 의심할 바 아니다.그러나 수용적 사고만으로는 하루 종일 학습의 집중력과 즐거움을 자극하기에는 너무나 미약하며 한계에 도달하게 된다. 다산은 유배지에서모든 공부는 자기 자신에게 질문하는데서 시작한다고 하였다. 기나긴 유배생활 중 가장 힘든 시기에 논어를 펼치고 정리하였다.나 자신부터 알아가는 과정에서 '답'이 아닌 '질문'을 찾아갔던 것이다.장차 우
2024-08-22 14:12우리의 교육은 이대로 괜찮은가? 국내외의 교육 전문가나 미래 학자, 석학들은 대한민국의 교육이 디지털 대혁명 시대에 이대로는 안 된다고 혁신할 것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다. 그것은 한 마디로 학교에서의 수업혁신으로 집약된다. 최근 교육부는 ‘AI시대의 교실혁명’이란 기치 아래 2025년부터 실시될 디지털교과서 수업을 대비하고 있다. 사실 이런 조치의 배경이랄 수 있는 수업시간에 잠자는 교실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는 크게 보면 우리 교육제도의 오랜 문제로부터 나오는 불가피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강 건너 불구경하듯 모든 것을 시스템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여기엔 교사가 수업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줄기찬 요구와 불만이 존재한다. 이는 공교육의 불신과 붕괴로 이어져 그 대척점에 있는 사교육의 의존도가 날로 높아짐으로써 사교육비는 2023년 공식적으로만 27조1000억 원에 이르렀다. 매년 눈덩이처럼 증가하는 사교육비는 학령인구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멈출 줄 모른 채 이제는 사교육 없는 대한민국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이런 현상의 배후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그중 가장 큰 원인은 수업에만 전념할 수
2024-08-06 16:55장마 기간 가운데 잠깐씩 드러나는 여름 햇볕은 따가운 날카로움으로 피부를 파고든다. 열대성 작물인 벼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며 습한 바람을 즐기듯 날렵한 잎새는 서걱거린다. 볏잎은 매끈하며 가장자리는 날카롭다. 이런 벼와 같은 잎을 지닌 부류는 억새나 갈대, 강아지풀 등이다. 이 중 억새에 베일 때는 종이에 베인 것처럼 따갑고 시리다. 아침 시간 수업을 앞두고 학습자료를 준비한다며 두꺼운 종이를 10장 정도 포개어 놓고 왼손 엄지와 집게손가락은 자를 꼭 누른 채 커터 칼로 자르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칼날이 종이를 지나는 소리가 사각거린다. 몇 장 자르고 나면 칼날이 무뎌진다. 그러면 날을 부러뜨려 새로워진 날카로움의 묘미를 느낀다. 그런데 집중력이 부족해서인지 한 눈을 파는 사이 칼날은 자의 등을 타고 집게 손톱을 거쳐 손가락을 헤집는다. 앗 따까워! 순간이다. 하얀 종이에 선혈이 낭자하다, 지혈하면서 상처 부위를 보니 갚게 베인 것 같아 병원을 찾는다. 다행히 신경이나 인대 손상이 없어 예닐곱 바늘 꿰맨 뒤 돌아온다. 한 열흘 가까이 이렇게 지내야 한다니 여름철인데 낭패이다. 칼에 베인 기억은 여러 번이다. 연필깎이가 귀했던 초등학교 시절 필통에는 접
2024-08-05 10:58집에서는 효도하고, 밖에서는 공손해야 하며, 삼가 조심하여 믿음을 얻어야 하고, 널리 많은 사람을 아껴주며, 어진 사람을 가까이 해야. 그렇게 한 후에 힘이 남으면 글을 익혀야 - 논어 - 의식이 있는 한국인이라면 지금 우리사회가처한 상황을 심히 염려하는 모습니다.길어진 의·정분쟁, 정치혼란, 나아가우리를 둘러싼 국제정치 상황 등 우리에게 이로운 것이 하나도 없고, 지금 당장 오물 풍선은 계속되고 있다. 사는 어려움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우리를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은 틈만 나면 국민의 뜻이라고 이야기하는데과연 이를 진심으로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단순하게국민들이 지지하는 정당들의 지지율만 읽어봐도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자주 대하는 「논어」에서는 글 공부도 중요하지만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지금의 학교도 그렇고 사회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교육을 얼마나하고 있으며, 리더로 선출된 사람들, 고급 관리가 된 사람들은 과연 이런 공부를 얼마나 하였을까 의심이 든다. 국회의사당에서 개판이라는 소리가 들려오니 말이다. 공자는"아우나 자식 된 사람은 집에서는 효도하고, 밖에서는 공손해야 하며, 삼가 조심하여 믿음을 얻
2024-07-29 10:31“안녕하세요? 출근하시나 봐요?” “예, 손주가 벌써 이렇게 컸나요?” “예, ○○아, 인사해야지” “안~녕하세요?” “아이고, 참 많이 컸구나. 오늘은 보라색 예쁜 공주 옷 입었네!...” 아침 시간에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안에서 주민 간에 나누는 인사와 대화다. 가끔 이웃에 따라서는 침묵의 어색한 순간을 지나는 사람도 있지만 요즘은 대부분 주민들 사이에 인사를 나누고 대화하는 분위기가 정착된 것 같다. 이렇게 기본적인 인사말을 나누면 하루의 출발이 상큼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상호 간의 관심과 기본예절이 공동체에 주는 긍정적인 효과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우리 ○○이가 좀 늦게 일어났어요!” “어서 오세요, 괜찮습니다.... 다녀오세요~” 올해 2월말까지 어린이집에서 아침마다 나누던 인사다. 항상 아침에 컨디션 난조를 보이는 아이를 품에 꼬~옥 앉아 주면서 달래고 또 상냥하고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는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있다. 3월 초에는 유치원에 진학하여 아이는 등하원이 달라진 환경에 적응을 힘들어 했다. 하지만 아침에 유치원 현관에서 선생님들의 다정한 인사를 받고 순간 아이의 기분이 신속히 달라지는 것을 목격한다. “안녕하세요?” “안녕, 어서와~
2024-07-26 1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