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학교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코딩캠프를 운영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함께 숙박하며 생성형 AI와 바이브 코딩을 활용해 팀별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만들었다. 학생들은 밤늦도록 쉽게 노트북을 덮지 않았다. 원하는 기능이 구현되지 않으면 다시 질문을 고쳐 입력하고, 오류가 발생하면 원인을 찾으며, 팀원들과 해결 방법을 논의했다. 발표를 앞두고 끝까지 결과물을 다듬는 모습을 보며 학교 AI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경험 쌓은 1박 2일 코딩캠프
최근 학생들은 생성형 AI를 매우 자연스럽게 사용한다. 궁금한 내용을 묻고, 글을 정리하고, 이미지를 만들며, 코드를 생성하는 일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러나 자주 사용한다고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AI가 제시한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곧바로 포기한다면 그것은 교육적 활용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번 캠프에서 중요하게 여긴 것은 ‘AI가 만들어주는 경험’이 아니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이었다. 학생들은 먼저 학교생활에서 불편한 점을 찾고,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구체적으로 정의했다. 이후 필요한 기능을 작은 단위로 나누고, 생성형 AI에 요구사항을 설명했다. AI가 만든 코드는 한 번에 완성되지 않았다. 오류가 발생했고, 기능이 예상과 다르게 작동했으며, 때로는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질문을 구체적으로 만드는 법, 결과를 검토하는 법, 잘못된 답을 수정하는 법을 배웠다.
이러한 경험은 단순한 코딩 실습을 넘어선다.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결정하는 기획력, 팀원과 역할을 나누는 협업 능력, 실패를 수정하는 끈기, 결과를 설명하는 의사소통 능력이 함께 요구되기 때문이다. AI교육의 핵심은 특정 도구의 기능을 많이 익히는 데 있지 않다.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도움을 받되 결과를 비판적으로 판단하며, 끝까지 책임지고 해결하는 힘을 기르는 데 있다.
모든 학생을 AI 개발자로 만드는 교육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각자의 관심과 진로 속에서 올바르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짧은 체험 활동뿐 아니라 충분히 고민하고 실패하고 수정할 수 있는 프로젝트형 수업이 필요하다. 정보 교과뿐 아니라 다양한 교과에서도 실제 문제와 AI를 연결하는 경험이 확대돼야 한다.
함께 해결하는 힘 길러줘야
이번 캠프를 운영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AI중점학교 운영이 있었다. AI·정보교육을 위한 공간과 장비를 마련하고, 프로젝트형 수업과 학생 동아리 활동을 꾸준히 운영해 온 경험이 있었기에 학생들이 1박 2일 동안 학교에 머물며 결과물을 제작하는 몰입형 캠프도 가능했다. 또한 정규 교육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동아리, 캠프, 발표회로 확장할 수 있는 교육 체계도 마련할 수 있었다.
AI중점학교의 역할은 새로운 장비와 프로그램을 갖추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학생들이 AI의 원리를 이해하고 데이터를 다루며 실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고, 그 과정에서 AI의 윤리와 책임까지 성찰하는 학교 문화를 만드는 데 있다.
밤늦게까지 결과물을 완성하기 위해 토론하던 학생들의 모습은 AI 시대에 필요한 배움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빠르게 정답을 얻는가가 아니라, 어떤 문제를 선택하고 AI와 함께 어떻게 끝까지 해결해 나가는가다. 학교 AI교육은 바로 그 힘을 길러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