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에게 있어 선생님이란 호칭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사전을 찾아보면 ‘선생님’이란 용어는 윗사람을 높여 부르는 말 또는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 즉 교사를 높여 부르는 말을 의미한다. 상황에 따라 호칭 다른 직업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교사라는 직업은 ‘선생님’이라 불리며 존중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불특정한 상대방을 부르는 2인칭 대명사로 확장되면서 모든 사람이 ‘아무개 선생님’이 돼버렸다. 상대방을 서로 존중한다는 의미에서는 좋은 현상이지만, 과거 선생님이란 호칭을 독점(?)하다시피 해왔던 교사들에게는 정체성의 혼란이 올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상황에 따라 호칭이 달라지는 직업도 흔하지 않다. 직업란에는 ‘교사’라고 쓰면서 호칭할 때는 선생님이 되고, 졸업한 제자들을 만나게 되면 스승님이 되는 별난 직업이다. 물론 여기서 스승이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스승이 되려면 반드시 ‘제자’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스승과 제자는 자기력처럼 반드시 쌍으로 존재할 때만 성립되는 용어다. 하지만 한 사람의 스승이 되기는 매우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이에 한 번도 스스로 스승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누구에게 스승으로
2025-05-12 09:10교총이 매년 발표하는 ‘교권 보호 및 교직 상담 활동실적 보고서’는 그 시대의 교권 실태를 가늠해볼 수 있다. 8일 발표된 2024년 보고서 내용을 보면 스승 존경의 의미가 담긴 ‘스승의 날’이 무색해진다. 2023년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교권 침해 사건이 504건에 달했다. 학부모에 의한 피해가 20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중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관련만 80건에 달했다. 또한 교권 침해, 학교폭력 처리 과정에서 불만을 품고 소송이나 신고한 사례도 여전했다.교실 내 학부모에 의한 몰래 녹음과 현장 체험학습 불안감과 우려도 증가했다. 이러한 통계치는 교총이 지난 3월 전국 유·초·중등 교원 6111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와도 일치한다. 교권5법 시행 1년 평가에서 ‘긍정적이지 않다’는 비율이 79.6%에 달했고, ‘수업 방해 등 학생 문제행동이 감소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86.7%였다. 그렇다면 보고서에 담긴 의미는 무엇일까? 첫째, 법과 제도의 개선에 비례해 의식과 실천의 변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라의 근간은 법과 제도다. 그러나 법과 제도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국민이 이를 잘 지키지 않으면 소용없다. 집을 잘 지어도 사람이 잘 꾸미고
2025-05-12 09:10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 삶은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청소년들도 예외가 아니다. 과거에는 학교 운동장과 놀이터에서 땀을 흘리며 뛰놀던 아이들이 이제는 실내에서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앞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신체활동 참여율 최하위 수준 실제로 대한민국 청소년의 신체활동 참여율은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특히 고교생, 그중에서도 여학생의 참여율은 심각하게 낮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초·중·고 학생의 평균 체중은 증가했고, 과체중과 비만 비율은 약 30%에 달한다. 학생건강체력평가(PAPS) 결과에서도 하위 체력(4·5) 등급 비율이 팬데믹 이전보다 증가했다. 단순한 체력 저하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구조적인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교육 정책 전반에서 체육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방향이 뚜렷해진다. 프랑스는 ‘매일 1시간 체육’ 정책을 통해 모든 학생에게 균등한 신체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호주는 ‘iPLAY 프로젝트’로 심혈관 질환, 당뇨병 등 만성질환 위험군을 효과적으로 줄였다. 독일은 70% 이상의 국민이 스포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지역 인프라를 갖추고 있
2025-05-12 09:10일신우일신이라 했다. 올해로 교직에 몸담은 지 36년 만년 교사다. 청운의 칼칼한 꿈을 품고 시작한 교직 생활도 이순에 접어들면서 느긋해지고 순해졌다. 3월이면 지역신문에서는 동기나 후배들의 교감, 교장 승진 축하 광고가 대문짝만하게 실린다. 의기소침할 수도 있지만 언제나 하루를 새롭게 또 아이들 만날 생각으로 가슴은 뜨겁기만 하다. 매일 지각하는 아이 지난 3월, 시업식을 앞두고 새 학년을 준비하며 새로 맞이할 아이들 명단을 보며 새로움과 첫인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였다. 그리고 나 자신도 새 학년과 새롭게 시작하니 새로움으로 거듭나야지 하며 구두와 간절기 코트도 장만하였다. 또한 나이 많은 선생님이란 느낌이 들지 않으려고 이발도 한다. ‘외모는 그래도 마음은 언제나 열정이 넘치는데…’ 이발소 대형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며 스스로 달랜다. 등교일이다. 아이들 오기 1시간 전에 출근하여 온풍기를 돌려 교실을 데우고, 먼지나 앉았을까 싶어 물수건으로 24개의 의자와 책상을 쓰다듬듯이 닦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두른 거리는 소리에 시계를 보니 아이들이 올 시간이었다. 출입문 앞에 서서 오는 아이 하나하나 이름을 물어보고 손을 쓰다듬어 준다. 이제 모
2025-05-12 09:00우리는 평생 겸손하라고 배웠다. 돈 자랑, 자식 자랑, 배우자 자랑은 죄악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블로그는 다르다. 포스팅을 쓸 땐 무조건 자랑해야 한다. 안 그러면 사람들이 내 글을 안 읽어준다. 물론 대놓고 자랑하라는 건 아니다. “나 잘났으니, 내 글 보세요!”라고 하면 정떨어진다. 밥맛 없는 글엔 바로 ‘뒤로가기 버튼’의 철퇴가 내려질 것이다. 그러니 자랑은 은은하게 해야 한다. 딱 내 글에 권위를 실을 수 있을 정도만 말이다. 글에 권위를 싣는다는 게 무슨 뜻일까? 예시로 함께 알아보자. 1. 수능 등급 올리는 법을 네이버에서 검색했다. 2. 아무 글이나 눌렀더니, 내용이 좋다. 3. 그런데 마음속에서 의구심이 살짝 생겼다. ‘이 사람, 수능 전문가 맞아?’ 4. 글 중간에 사진이 하나 보인다. 글쓴이의 책상이다. 그런데 한쪽 귀퉁이에 수능 성적표가 있다. 확대해서 보니 세상에, 작년 수능 만점 받은 성적표가 아닌가?! 5. 블로그 주인의 이름을 확인했다. 검색해 보니 작년 인터뷰 기사가 나왔다. 수능 만점자인 블로그 주인의 인터뷰였다. 그 뒤로 글이 다시 보였다. 이게 권위의 힘이다. 만약 글쓴이
2025-05-09 07:59교육부는 지난달 30일에 ‘제5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대책에 관하여 몇 가지 제안을 해보려고 한다. 학교폭력의 정의는 학생이 피해를 본 경우 거의 모든 상황이 학교폭력에 해당한다. 가족 간의 해외여행 중 발생한 사안까지도 학교폭력으로 처리할 수 있다. 폭력이라는 부정적인 단어와 결부하여 학교의 문제는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의 문제로 보게 만드는 단어이다. 학교폭력의 용어 변경이 시급하다. 나아가 학교폭력예방법의 전면개정이 필요하다. 1. 초등 저학년 학폭 ‘숙려기간’ 운영 학교폭력 사안 처리의 절차를 단순화하는 것이 학교 현장의 안정을 위한 방법이다. 학교폭력예방법은 매년 조금씩 변화됐다. 학교장 자체해결제의 도입,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로의 변화 등 제도의 변화가 있었다. 가해 학생의 처분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고 삭제의 요건을 강화하는 등의 변화도 있었다. 이번에 예고된 초등 저학년 경미한 사안의 관계 회복 숙려기간의 운영도 절차만 복잡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장에서 학교폭력 사안을 처리하는 교사들의 각종 민원 및 고충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학교폭력예방법의 적용 대
2025-05-09 07:5821대 대통령선거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전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해 급작스럽게 시작된 대선인 만큼 차기 정부는 사회 안정화가 최우선 목표일 것이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교육’이다. 교육은 우리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과제다. 이러한 점에서 다음 대통령은 교육에 대해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교총이 ‘10대 대선 교육공약 과제’를 제시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학생 교육에 전념하고 싶다’는 현장 교원들의 의견을 담았다는 점에서 각 당의 후보자는 이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교총이 담은 교육공약의 핵심은 바로 ‘교육 본질 회복’이다. 교육 본질 회복은 학생에게 미래를 꿈꿀 교실은 만들어주고, 교원이 수업과 생활지도, 상담에 충실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 선생님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2023년 서이초 교사 순직 사건을 비롯해 최근에는 학생이 학교에서 흉기를 휘두르는 일까지 발생했다.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불의의 사고에 교사는 법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렇게 교권이 무너진 학교는 ‘교육’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 선생
2025-05-05 09:10교사가 교육에 대한 열정을 잃는다면 교육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위기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최근 언론에 따르면 교직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교대 문턱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5학년도 교대 입시 합격선이 수시모집은 내신 7등급, 정시모집은 수능 4등급 중반대까지 하락했다. 전국 교대의 미충원 인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상위권뿐만 아니라 중위권대 학생들의 교대 선호도가 낮아진다는 결과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교원들의 현실을 봤을 때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연일 계속되는 교권 사건, 무고성 아동학대가 이어지고, 여기에 교원의 열악한 처우가 맞물리면서 현직 교원들도 시름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교총 설문조사에서 20~30대 교사 86%가 ‘월급 때문에 이직을 고민’하고, 지난해만 7467명이 정년을 채우지 않고 교단을 떠난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아동학대처벌법 개정 등 교권 보호 9대 핵심과제 실현, 교육과 무관한 학교행정업무 분리 등을 통해 교사를 보호해야 한다. 매년 물가 대비 마이너스 수준인 보수, 수년간 제자리
2025-05-05 09:10오는 5월 31일은 5·31 교육개혁 30주년이다. 5·31 교육개혁은 공급자 중심의 교육시스템을 수요자 중심으로 바꾸며, 자율과 경쟁 다양성 확보에 초점을 뒀다. 학교운영위 설치, 학교 다양화, 비교과 학생부 기재 등 교육제도의 대부분이 이때 마련됐고, 교육 전 분야에 큰 영향을 줬다. 5·31 교육개혁 30주년 맞아 우리 교육은 아직도 이러한 틀 안에 머물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이제 30년, 한 세대가 지나고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했다. 그에 맞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이 나올 때다. 교육개혁의 방향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우선 AI 기술혁신, 뉴노멀 사회의 출현, 세대의 변화, 사교육비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첫째, AI 기술혁신은 앞으로 일자리와 사회구조 전반을 크게 바꿔 놓을 것이다. AI를 필두로 한 과학기술의 발전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시대적 변화에 대응할 인재가 필요하다.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고, 이를 키우려면 어떤 내용의 교육과 학습 방식이 필요한지 체계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둘째,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사회 전반에서 기존의 질서를 무너지고 뉴노멀 사회가 나타났다. 면대면과 오프라
2025-05-05 09:10지난달 한국교총 내에 ‘교사권익위원회(이하 교사권익위)’가 출범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국민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와 이익을 수호하는 기관인 것처럼 교사권익위는 우리 교사들의 권익 보호와 교육 환경 개선에 그 존재 목적을 두고 있다. 이는 강주호 교총회장의 대표 공약인 ‘교권 수호’와도 잇닿아 있다. 중대한 과업인 교권 회복 최근 들어 다시, 교실에서 일어나면 안 될 끔찍한 사건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한번 사라진 교단이 재차 설치될 수 없는 것처럼, 추락한 교권 역시도 완전히 사라져 다시는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탄의 목소리가 현장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러한 심각한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누가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될까? 그것은 바로 우리의 자녀들이자, 대한민국의 미래다. 교사들이 교육의 본질인 수업에 전념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교사들의 정당한 교수 권위가 위협을 받는 것이 일상이라면, 결국 교사들의 교육 활동은 위축되거나 왜곡될 수밖에 없다. 최근 학교 현장에서 가장 큰 이슈인 현장체험학습 폐지 여론이 바로 그렇다. 이처럼 교권이 추락한 학교는 온당한 교육적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또 숭고한 사명감과 탁월한 재능
2025-05-05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