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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난의 교육생각] AI시대 ‘참교육’은 ‘아날로그 교육’이다

AI 시대의 참교육은 무엇일까? AI의 심기를 잘 살피고, 그것에 맞춰 답변을 하고, 좋은 점수를 받도록 하는 것일까? 아니면 AI를 주도적으로 활용하고 스스로 질문과 답변을 할 줄 아는 인재를 기르는 것일까? 당연히 후자가 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와 교육청의 관련 정책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교육부가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2026년 업무보고를 보면 AI가 54번이나 나온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중점 추진과제 모두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 시대 대응’에 관한 과제이다. 이미 현 정부 국정과제에도 제시됐던 방향이라 새로운 것은 아니다.

 

어느 시대나 중요한 질문하는 교육

 

중점 추진과제에는 ‘질문중심 수업과 서·논술형 평가 확대’가 포함돼 있다. 목적으로 "AI 시대에 필요한 질문하는 힘, 비판적 사고력을 학생들이 함양할 수 있도록 한다"고 제시했다. 세부적으로는 선도교원 양성, 질문하는 학교 운영, 서·논술형 평가 AI 학습데이터 구축 등을 2026년부터 시작하겠다고 한다. 시·도교육청에서도 초·중·고교에서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질문하는 힘이 AI 시대에 갑자기 필요해졌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질문하는 힘은 어느 시대에나 중요했다. 이순신 장군도 스스로와 주변에 대한 무수히 많은 질문 끝에 백전백승의 계책을 준비한 것이다.

 

학생 기자들도 취재원인 총장이나 학·처장을 만날 때 수첩 한 권을 채울 정도로 무수히 많은 예비질문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작성한다. 상대의 예상 답변에 대한 질문을 다시 준비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해야 궁금한 점에 대한 답을 들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국교육은 질문하는 능력보다는 출제자의 의도에 맞춰서 답변하는 능력을 중시해 왔다. 미술이나 음악, 문학작품에 대한 감상도 그렇게 배우고 평가했다. 그 결과 다른 사람들과 거의 같은 답을 하는 무수히 많은 인재가 대학에 진학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얼마 전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가 "같은 질문에 같은 답을 하는 사람은 한 명이면 충분하다"고 답변한 것이 화제가 되는 상황이다.

 

AI 시대에는 같은 사안에 대해 다른 질문을 할 수 있는 인재, 같은 질문에 대해 다른 답변을 할 수 있는 인재들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AI가 출제한 문제에 서·논술형으로 답변을 작성하고, 학생들의 답변을 AI가 채점하는 AI형 시스템을 도입하면 다른 질문, 다른 답변을 할 수 있는 인재를 기를 수 있을까? 당연히 기를 수 없다. AI 지향의 수동적인 인재가 될 뿐이다. 벌써 현장에서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질문만 하면 잘 정리해 주는 AI의 답변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AI 서·논술 대비 학원의 가이드에 따라 AI가 원하는 AI식 답변 방식을 훈련해 작성하는 방식으로는 학생·학부모가 움직이고 있다.

 

교원 중심으로 전문성 키워야

 

그렇다면 AI 시대의 참교육은 어떻게 가능할까? 아날로그 교육을 활용해야 AI 인재가 길러질 수 있다. 아날로그 교육을 위해서는 교원 정원 감축이 아니라 증원해야 한다. 서·논술형 교육을 위해서는 전문교원을 양성 및 추가 배치하고, 전문교원이 출제와 채점을 주관 및 지원하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AI를 교사 주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 제공해야 한다.

 

서·논술형 교육은 논술 담당 시간에만 학습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은 실질적인 활동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고 쓸 것인지 경험하고 학습하게 된다. 그동안의 교육과정 개편에서 음악, 미술, 체육, 문학 등은 시수가 줄어들거나 2~3학기에 집중이수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AI 시대에는 학생들이 인간과 사물, 세상과 직접 접촉하는 접촉면을 늘려줘야 한다. 학교 정규교과 시간뿐만 아니라 방과후교육, 학교밖 활동 지원 등을 통해 음악, 미술, 체육, 문학 등의 활동을 학생들이 마음껏 체험하게 해줘야 한다.

 

이러한 아날로그 교육이 병행돼야 AI 시대의 참교육이 가능하다. 교육당국은 AI의 의도를 이해하고 AI를 따라가는 교육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하고 답변하는 역량을 갖춘 AI 인재를 기르는 아날로그 교육을 고민하고 지원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고, 교육현장의 교원, 학생·학부모 등이 체감할 수 있는 효능감 있는 교육정책으로 추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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