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교육감 선거 결과는 범진보 후보 10곳 당선, 범보수 후보 6곳 당선으로 보도됐다. 지난 2022년 선거에 비해 진보 성향 당선인은 1명 늘었고, 보수 성향 당선인은 2명이 줄었다는 평가다. 이는 일반 시·도지사 선거 결과, 진보 정당 후보 12곳 당선, 보수 정당 후보 4곳 당선된 것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이번 교육감 선거는 초반부터 후보자의 전반적인 준비 부족과 공약·정책의 차별성 부족, 유권자들의 낮은 관심도 및 인지도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진영이나 이념 등의 구도를 중심으로 선거가 치러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정당 배경 선거와 달리 지난 2022년 대비 진보 및 보수 성향 교육감 당선인 수의 증감 비율은 크지 않았다. 진영이나 이념 등의 정당 선거 구도가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미쳤다는 의미다.
그 원인 중 하나로는 현직 교육감 프리미엄이 상당한 정도 작용된 것으로 평가된다. 현직 교육감이 당선된 곳은 7곳이다. 이에 비해 현직 시·도지사가 당선된 곳은 서울과 경북, 경남 등 3곳이다. 현직 교육감은 출마 단계에서부터 후보 단일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후보로 나서거나, 단일화 과정을 거치더라도 단일후보로 선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4년 동안의 성과에 대해 본 선거 외에는 평가를 받지 않고 있으며, 본인이 원하면 인지도 높은 유력 후보로 본 선거에 출마하는 것이 사실상 보장돼 있다는 것이다.
깜깜이 선거, AI에 후보자 묻기도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현직 교육감의 프리미엄을 일정부분 제한하고, 교육정책의 성과에 대해 주민들의 중간 평가 또는 총괄평가를 실시하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이는 이번에 당선된 교육감들의 교육정책 마련 및 추진에 대한 책임감을 높이고,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교육정책이 마련되도록 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다.
또 다른 원인 중 하나로는 후보자 난립 등으로 인하여 유권자들의 교육감 후보자 선택에 어려움이 컸다는 점이다. 현금성 또는 선심성 공약은 난무한데 비해, 시·도 교육의 본질적이고 우선적인 방향과 실용적인 공약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로 인해 일부 유권자는 자신의 이념이나 지향에 부합하는 후보자가 누구인지 찾는 것도 힘들었을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AI에 질문해서 후보자를 선택하는 유권자가 있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는 교육감 당선인들의 낮은 득표율에서도 확인된다. 득표율이 가장 낮은 대전의 경우에는 27.48%이며, 서울 30.32%, 인천 36.35%, 울산 39.22%, 세종 36.25%, 충남 30.59%, 경남 38.54%까지 40% 미만인 경우가 7곳이나 된다. 이에 비해 시·도지사 당선인의 득표율은 서울이 49.15%, 울산이 48.73%로 2곳만 50% 미만이며, 나머지 시·도는 모두 50% 이상이다.
낮은 득표율로 당선된 교육감들은 그만큼 시·도 교육정책 마련 및 추진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 대표성이 낮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선거 과정에서 제시했던 공약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다수 또는 절대 다수의 주민이 원하는 정책을 발굴해 교육청의 주요 과제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교권보호, 교육공동체 회복에 집중해야
또한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구조적이고 본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교육감이 할 수 있는 권한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교육감에게 주어진 법적 권한은 생각보다 많으나, 현재까지 교육감들은 매우 소극적으로 임해왔다. 바뀌어야 한다. 특히 교육활동 보호 강화와 학생 학습권 보장을 통한 교육공동체 회복 정책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시·도별 및 시·군·구별 학령인구 감소 추이를 추계하고 그에 대비한 통합운영학교 활성화 등 학교 재구조화 정책을 충실하게 마련해야 한다. AI시대를 뒤따라가는 교육이 아니라 AI시대에 요구되는 역량을 선제적으로 길러내는 교육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기존 교육 방식에 AI라는 포장지만 입혀서 기계를 따라하게 하는 방식은 예산 낭비일 뿐이다. 점점 말과 글을 어려워하는 후속 세대를 위해 기초학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대책도 시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시ㆍ도교육청별로 교육정책연구원을 별도 법인으로 설립하고, 교육입법과 정책, 현장에 두루 경험과 역량을 갖춘 원장을 영입해야 한다. 전문가를 채용하여 해당 지역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필요한 입법과 정책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도 수행할 필요가 있다. 이제 교육감직인수위원회 단계에서부터 이러한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 교육감 당선인들이 국가의 교육 입법과 정책을 제대로 알고 호응하며, 지역의 교원, 학생ㆍ학부모,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효능감 있는 교육정책을 마련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