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감직인수위원회(위원장 김상곤)가 15일 공개한 백서 『경기교육대전환, 크게 제대로!』에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정책이 핵심 과제로 대폭 반영되면서,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를 키우는 새로운 교육생태계 구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경기마을교육공동체(대표 이영식)는 이날 오후 2시 경기도교육청 조원청사 별관 대강당에서 열린 경기도교육감직인수위원회 종합보고회에서 발표된 백서를 환영하며 "학교와 마을의 경계를 허물고 지역 전체가 아이들의 배움터가 되는 새로운 경기교육의 전환점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백서는 민선 6기 경기교육의 비전인 '사람 중심 AI시대 교육'을 바탕으로 '학생은 등교가 설레고, 교사는 존중받으며, 학부모가 안심하는 학교'를 정책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교육청과 지자체,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벽깨기 교육'을 핵심 전략으로 삼아 지역교육공동체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경기마을교육공동체는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안민석 후보에게 ▲마을교육공동체 법·제도 기반 복원 ▲지원체계 구축 ▲마을교사 양성 ▲학교 교육과정과 돌봄·방과후 연계 등을 제안하며 정책협약을 추진해 왔다. 이후 회원들은 교육감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참여해 '벽깨기 교육', RAS 교육, 지역교육생태계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장의 의견을 전달했다.
실제로 이번 백서에 담긴 주요 정책은 이 같은 현장의 제안과 상당 부분 궤를 같이한다. 다만 백서는 인수위원회의 정책 제안과 추진 방향을 담은 문서인 만큼, 구체적인 시행 일정과 예산은 향후 경기도교육청의 행정계획과 재정 여건 등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백서 제5장 정책과제 '5-5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가 독립 과제로 제시됐다는 점이다. 백서는 2023년 관련 조례 폐지 이후 마을교육 지원 기반이 약화되고 학생들의 지역 연계 교육활동이 위축됐다는 현실을 진단하며, 새로운 지원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백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교육공동체 지원법 제정 추진과 법·제도 정비 ▲광역지원센터-시·군 거점센터-생활권 마을교육공동체로 이어지는 지원체계 구축 ▲마을교사 단계별 양성과 인증제 도입 ▲지역교육자원 정보시스템 구축과 지역 연계 프로그램 확대 등을 제안했다.
이는 경기마을교육공동체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법과 제도-지원센터-마을교사-학교 연계 프로그램'의 구조가 하나의 정책체계로 구체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경기마을교육공동체는 "마을교육의 가치와 방향이 경기교육 핵심 정책과제로 공식 제시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변화"라며 "학교와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교육생태계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백서의 또 다른 핵심은 RAS(Reading·Arts·Sports) 교육과 마을교육의 유기적 연계다. RAS는 독서, 예술문화, 스포츠를 통합해 학생들의 사고력과 감성, 신체 역량을 함께 키우는 경기형 전인교육 모델이다. 백서는 '굿모닝 RAS', 찾아가는 RAS, RAS 페스타, 1인 1악기, 생활체육 확대 등을 통해 학교 교육을 혁신하겠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특히 독서 분야에서는 동네책방, 작가, 출판인, 마을교육공동체와 협력하는 지역 독서생태계를 조성하고, 돌봄과 방과후 교육에서는 마을교사와 지역 전문가가 참여하는 맞춤형 RAS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했다.
또 농어촌과 소규모 학교, 교육자원 취약지역을 대상으로 추진되는 '찾아가는 RAS'는 지역의 인적·문화적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대표적인 마을교육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학교 안 교육활동에 머물던 RAS가 지역사회와 연계되면서 학교와 마을이 함께 아이를 키우는 새로운 교육모델로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백서는 온동네 돌봄 체계 구축과 지역 연계형 방과후학교 개편도 제시했다. 학교와 지방자치단체,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방학 없는 거점학교 운영, 마을교사·학부모·지역 전문가·대학생 등이 참여하는 강사 인력풀을 확대해 청소년재단과 주민센터, 대학, 공공기관의 교육 프로그램을 학교와 연계하는 방안을 담았다.
여기에 31개 시·군에 '벽깨기 협력관'을 배치해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의 공동사업을 조정하고, 학교와 주민, 대학,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지역교육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계획도 제시됐다. 이는 마을교육공동체가 단순히 학교 밖 체험활동을 지원하는 조직을 넘어 지역교육 정책을 기획하고 협력하는 핵심 주체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경기마을교육공동체는 이번 백서가 마을교육을 학교 밖 보조 프로그램이 아닌 경기교육대전환의 핵심 기반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단체는 "이번 백서는 마을교육이 RAS 교육, 돌봄, 방과후학교, 학부모 협력, 지역교육 거버넌스를 연결하는 핵심 축임을 확인한 결과"라며 "앞으로 31개 시·군 마을교육활동가들과 함께 정책이 선언에 머무르지 않고 교육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실질적인 성과를 위해서는 마을교육 관련 법과 조례의 정비, 안정적인 예산 확보, 지원센터 구축, 마을교사의 전문성 강화와 처우 개선, 학생 주도성 회복,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마을교육공동체는 앞으로 경기도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 학교, 지역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며 권역별 간담회와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고, 우수사례를 발굴·확산하는 한편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실천 중심의 교육협력 플랫폼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백서가 학교 중심 교육에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육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한 만큼, 향후 경기도교육청의 세부 실행계획과 예산 편성 과정에서 마을교육공동체 정책이 어느 수준까지 구체화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