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스마트기기 사용 제한을 두고 교사들이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위해 학생과 스마트기기를 일정 수준 분리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냈다. 수업 중 몰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학생을 지도하는 데 교사의 에너지가 소모되는 만큼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교육활동을 함께 보호할 수 있는 학교별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교육청은 13일 서울 용산구 본청에서 학생과 교원, 학부모, 전문가 등이 참여한 ‘휴대전화 등 스마트기기 사용 제한 관련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올해부터 수업 중 스마트기기 사용이 원칙적으로 제한된 가운데 학교별 수거·보관 방식과 쉬는 시간·점심시간 사용 여부 등을 놓고 현장의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기조발제를 맡은 정진권 구현고 교장은 개정 ‘초·중등교육법’이 수업 중 스마트기기 사용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면서 구체적인 교내 사용·소지 기준과 방법은 학칙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마트기기 제한 최종 목표는 학생의 학습권 보호와 교원의 교육활동 보장”이라며 어느 하나의 방식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학교 구성원이 적절한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장 교사는 수업에서 겪는 어려움을 짚었다. 이호욱 방학중 교사는 등교 후 스마트폰을 일괄 수거하지 않고 전원을 끈 채 가방에 넣거나 자율 보관하도록 하는 방식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사들은 수업에 쏟아야 할 에너지를 몰래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학생을 적발하고 실랑이하는 데 소모하게 된다”며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려면 적어도 학교에서는 학생과 스마트기기를 물리적으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학교의 관리 방식은 학교급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서울 초·중·고 1311개교 가운데 휴대전화 소지를 허용하면서 별도 수거 없이 수업 중 사용을 금지하는 학교가 872곳(66.5%)으로 가장 많았고 수업 전 일괄 수거는 378곳(28.8%)이었다.
특히 중학교에서는 일괄 수거가 일반적이었다. 중학교의 73%인 284곳이 수업 전 휴대전화를 일괄 수거했다. 반면 초등학교는 574곳(95%), 고등학교는 206곳(65%)이 휴대전화 소지를 허용하되 수업 중 사용을 제한하는 방식을 택했다.
학생들은 일률적인 제한보다는 사용 목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최온우 잠신고 학생은 스마트기기가 수업을 방해할 경우 제한과 제재가 필요하다면서도 태블릿PC나 노트북처럼 수업과 자율학습에 활용되는 기기까지 일괄적으로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스마트기기 규정은 기기 종류만이 아니라 실제 사용 목적을 기준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학부모 사이에서는 수업권 보호를 위한 수거 필요성과 학생의 자기조절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의견이 함께 나왔다. 서동규 고척고 학부모는 전면 수거가 학생의 학습권과 교사의 수업권을 보호하는 방안이라면서 긴급 연락이나 교육활동에는 예외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지현 양화초 학부모는 강제수거보다는 자율 점검과 단계적인 지도를 통해 학생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통제하도록 할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