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대신 써준 과제, 우리는 무엇을 평가하고 있는가
“선생님, 이 학생 글이 좀 이상한데요. ChatGPT가 쓴 것 같아요.”
어느 교사로부터 들은 말이다. 학생이 제출한 논술형 수행평가 결과물이 지나치게 유창하고 구조적이었다. 평소 글쓰기를 어려워하던 학생이었는데 갑자기 수준 높은 문장을 써냈다. AI 대필을 의심했지만, 확신할 수 없었다. AI 탐지 프로그램을 돌려봤지만, 결과는 애매했다. 결국 그 교사는 학생이 제출한 산출물에 점수를 매길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특정 교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생성형 AI가 일상화된 지금, 학교 현장에서는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학생들은 몇 초 만에 서·논술문을 완성할 수 있고, 자료를 분석하고 요약하는 일도 AI가 대신한다. 과거에는 학생들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작성했던 결과물이 이제는 프롬프트 한 줄로 뚝딱 만들어진다. 교사들은 이러한 결과물 앞에서 당혹감을 느낀다. AI가 썼는지 학생이 썼는지 모를 산출물에 점수를 매기는 일이 과연 타당한 평가인가 하는 근본적인 의구심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학생이 제출한 산출물 자체를 평가해야 할까, 아니면 그 산출물이 만들어지는 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사고와 성장을 평가해야 할까? 이 질문은 단순히 AI 활용 여부를 넘어 수행평가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즉 어떻게 수행평가를 설계하고 어떤 도구를 어느 정도 범위까지 허용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성찰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필자는 최근 학생평가 직무연수 강사, 서울시교육청 논술형 평가 아카데미 운영 등 학교 현장의 수업 실천을 통해 이 고민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본고는 생성형 AI와 공생하며 학생의 사고 과정을 평가하는 방식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운영한 스노클 AI를 활용한 사회과 구술평가 사례이다.
성취기준과 성취수준에서 출발하여, 생성형 AI와 공생하는 평가
수행평가를 설계할 때 가장 먼저 살펴보아야 하는 것은 활동이 아니라 성취기준이다. 아무리 흥미로운 활동이라도 성취기준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교육과정 기반 평가라고 보기 어렵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학생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할 수 있으며, 어떠한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성취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수행평가는 이러한 성취기준에 도달하는 과정을 확인하는 장치가 되어야 한다. 본 수업에서 활용한 성취기준과 성취수준은 다음과 같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