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속도를 묻고, 교육은 방향을 묻는다. AI가 정답을 더 빨리 보여줄수록 우리는 더 좋은 질문을 만드는 힘을 길러야 한다. 그 힘은 독서로 단단해지고, 토론으로 확장된다. 이는 소크라테스부터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이르기까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특히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깊이 있는 학습’을 강조하며 핵심 아이디어 중심 수업설계, 학생의 삶에 의미 있는 학습경험 제공, 사고하고 탐구하는 수업을 말한다. 이에 (서울형) 독서·토론 기반 프로젝트 수업에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방향을 적용하여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깊이 있는 배움에 이르는 독서·토론 수업의 사례를 나누고자 한다.
초등학생이 가장 쓰기 어려워하는 글, 논설문
초등학생에게 가장 어려운 글은 단연코 논설문이다. 그럼에도 논설문은 타당한 근거로 생각을 조직하고 타인을 설득하는 중요한 삶의 역량으로서 제대로 배워야 하는 글이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어려워하고, 싫어하는 논설문 쓰기 수업을 재미있게,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학생들이 논설문 쓰기를 힘들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배경지식의 부족이다. 주제에 대한 정보가 얕아 아무리 논설문의 형식과 구조를 배워도 그 구조 속에 어떤 내용으로 채워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렇다면, 독서로 주제에 대한 배경지식을 쌓고, 토론으로 자신만의 관점을 갖도록 하면 어떨까?’
주제에 대해 잘 알아야 쓰고 싶어진다. 그래야 쓰는 것이 재미있다. 논설문 쓰기 수업에 독서와 토론을 적용하면 배경지식의 부족에서 오는 주장 형성의 어려움이 많이 해소될 것이라 믿는다.
핵심 아이디어와 탐구 질문으로 단원 설계의 방향 설정
6학년 독서 단원과 논설문 쓰기 단원을 연계하여 교과 내 융합 프로젝트 수업을 설계하기로 했다. 교육과정을 분석하여 성취기준과 내용 요소를 파악한 후, 가르쳐야 할 핵심 개념을 도출하고 쓰기 영역의 핵심 아이디어를 초등학교 6학년 단원 수준으로 구체화했다. 그리고 핵심 아이디어에 닿기 위한 탐구의 출발점이 될 탐구 질문을 생성했다. 단원을 설계할 때 가장 어렵고, 가장 많이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 바로 이 과정이다. 학생들이 최종적으로 알기를, 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 분명해지면 그 방향에 맞게 평가를 설계하고, 학습활동을 구상하는 것은 비교적 수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