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번역기에 AI까지, 기술이 발전했는데 우리는 왜 영어를 배워야 해요?” 영어를 수업하는 교실에서는 요즘 많이 들을 수 있는 질문입니다. 기술이 모든 것을 대신해 줄 수 있는 시대에, 언어를 배우는 일의 본질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영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도구를 넘어서, 세상을 이해하고 나를 표현하는 창이라는 것을 수업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깨달았으면 했습니다. 시험 문제의 정답을 맞히는 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미래 사회에 살아가기 위해서 나의 삶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이라는 것을, 그리고 영어학습이 그 역량을 신장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학생들이 깨닫기를 원했습니다. 학생들이 수업의 중심이 되어, 협력하고 탐구하며, 영어라는 언어를 통해 비판적 사고력과 소통능력, 문화감수성을 기를 수 있는 수업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기술과 사람 사이, 언어와 세계 사이에서,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배움의 장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AI 디지털교과서와 IB MYP(국제 바칼로레아 중등 프로그램)를 기반으로 영어수업을 새롭게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학생 중심의 탐구학습을 기반으로 학생들의 역량을 신장시키고, 단순한 언어 습득을 넘어 세계시민으로서의 기초를 다지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AI가 번역을 대신해 줄 수 있어도, 스스로 사고하고 소통하며 세상을 이해하는 능력은 여전히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영역입니다. 영어교육은 바로 그 영역을 키워나가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과 시작된 수업혁신
● IB를 묻고, 함께 답하다
올해 우리 학교는 IB 탐색학교로서의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변화에 발맞춰, 수업뿐만 아니라 평가에서도 혁신이 필요하다는 선생님들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IB 프로그램을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매월 교수학습공동체 회원들이 모여 IB MYP 교육과정에 대해 함께 탐구하며, 개념 기반 탐구학습이란 무엇인지, IB에서 제시하는 핵심 개념은 무엇인지, 또 수업계획에 따라 교과 간 융합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교사들은 교과를 넘어 서로 협력하며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IB의 교육철학을 함께 읽고 나눈 후, 많은 선생님이 ‘IB 프로그램은 전 세계 학생들이 적극적이고 공감할 줄 알며,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평생 학습자가 될 것을 장려합니다’라는 부분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닌, 세상을 이해하고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배움을 이어가는 것. 우리는 이런 평생 학습자의 길을 향해 학생들이 나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