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일요일 아침. 길 건너 세탁소 안마당에 걸린 빨래들이 뽀송뽀송하게 말라가는 걸 보니 집안에만 있기가 미안했습니다. 그래, 주섬주섬 체육복을 챙겨 입고 소탐산 등정에 나섰습니다.
<소탐산 제1봉 등산로입니다. 제법 녹음이 짙어지고 있었습니다. 빽빽한 수림 사이로 언뜻언뜻 비치는 화사한 봄햇살이 신비롭더군요.>
<등산로 길섶에는 수많은 야생화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오늘 자세히 보니 예전엔 보이지 않던 흰민들레가 만개해 있었습니다. 마치 미스코리아가 흰 왕관을 쓴듯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이건 노란 민들레인데, 쇠뜨기풀 사이로 여섯 송이가 가족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제가 목이 마를 때마다 따먹는 소탐산의 돌배나무랍니다. 배꽃이 활짝피었더군요. 색깔이 꼭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널어놓은 하얀 이불 홑청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배나무 바로 옆에서는 망개나무가 막 새순을 틔우고 있어습니다. 찹쌀떡을 망개잎으로 싼 게 바로 그 유명한 망개떡이랍니다.>
<떡갈나무 잎사귀랍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는 저 잎을 따서 휴지 대용으로 썬 던 기억이 납니다. 아직 세상의 먼지가 앉지 않아 무척 청결해보이는 군요.>
<소탐산에서 자생하는 시엉입니다. 어렸을 적 간식 대용으로 먹었던 풀이기도 합니다. 줄기를 씹으면 시큼한 즙이 나오는데 갈증해소에 큰 도움이 됩니다.>
<소탐산 제비꽃이랍니다. 할미꽃과 더불어 서서히 멸종되어가는 야생화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 애잔해 보이더군요.>
<까치밥입니다. 오늘 아주 귀한 손님을 만난 셈입니다. 주로 깊은 산속 무덤가에서만 자생하기 때문이죠.>
<북나무 새순입니다. 어렸을 적 옷나무를 북나무인 줄 알고 매번 잘못 만져 고생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까시나무 새순입니다. 유월이 되면 노르스름한 아까시꽃을 활짝 피울 겁니다. 벌써부터 달착지근하고 고소한 아까시꽃향기가 나는 듯합니다.>
<소탐산 사철나무 새순인데, 화사한 4월의 봄햇살을 받아 잎이 아주 반짝반짝 합니다.>
<정상이 가까워지자 은단풍나무 녹음 사이로 봄햇살이 정점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아, 드디어 소탐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해발 150미터 정도의 야트막한 야산이지만 그래도 시야는 탁트인 것이 제법 호연지기를 기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