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내가 좋아하는 답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제목은 누구나 알지만 읽은 사람은 드문 책'이라는 농담 섞인 답이고, 다른 하나는 '처음 읽어도 다시 읽은 것 같고, 다시 읽어도 처음 읽는 것 같은 책'이라는 답이다. 존 듀이의 『민주주의와 교육』은 우리 교사들에게 두 답 모두에 해당하는 책일 것이다. 교육학 수업과 임용 공부에서 이름은 수없이 들었지만 끝까지 읽어 본 교사는 드물다. 그러나 막상 붙들고 읽기 시작하면 두 번째 답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된다. 나 역시 그랬다. 처음 읽을 때는 책 곳곳에 오늘 우리 교실의 고민이 담겨 있어 어딘가 익숙했다. 다시 읽을 때는 전에 보지 못한 대목들이 눈에 들어와 처음 읽는 것처럼 새로웠다. 백 년 전 듀이의 물음을 빌려 지금 내가 서 있는 교실의 문제를 다시 물어볼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이 책이 고전인 까닭일 것이다. 듀이에게 교육은 학교 안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무언가를 겪고, 그 경험을 통해 조금씩 달라진다. 듀이는 그 경험의 의미를 깨닫고 더 나은 경험으로 이어 가는 과정을 교육이라고 보았다. 민주주의도 마찬가지다. 듀이에게 민주주의는 선거나 제
10월 31일 오후, 경기 영성중학생 12명과 교사 5명이 광화문 일대를 걸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근현대사 전시를 관람하고, 광화문광장에서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의 이야기를 따라가고, 교보문고에서 책을 고르고, 청계천을 산책했다. 약 6시간 반에 걸친 여정. 영성중이경기도교육청 RAS(읽고 쓰고 생각하는) 교육과 연계해 운영한 '사제동행 독서교실'이었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현장체험학습이 아니었다. 탐방 전 사전 교육, 현장 활동, 사후 나눔까지 3일에 걸쳐 진행됐다. 10월 30일 방과 후 학교 도서관에서 탐방 장소에 대한 역사·문화 자료를 살펴보고 각자의 탐구 질문을 정했다. 현장에서는 구글 활동지를 활용해 체험 내용을 기록했고, 11월 2일에는 다시 도서관에 모여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독서 활동지를 작성했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옥희 사서교사는 "책을 읽는 것과 현장을 걷는 것을 연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교과서나 책에서 '광화문', '청계천'이라는 단어를 수없이 봤을 거예요. 그런데 직접 가보면 달라요. 세종대왕 동상 아래 지하 전시관이 있다는 걸 아는 학생이 몇이나 될까요. 청계천이 원래 어떤 모습이었는지, 왜 복원했는지 아는 학
경기 매홀초(교장 임미애)는 10월 넷째 주, 학생자치회가 중심이 되어 학생들이 독서(Reading)·예술(Arts)·스포츠(Sports)의 가치를 체험하며 몸과 마음이 함께 성장하는 ‘학생 주도 RAS 주간’을 운영했다. 이번 RAS 주간은 학생들이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기에서 잠시 벗어나 친구들과 직접 소통하고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며 협력과 존중, 나눔의 가치를 체득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특히 학생자치회가 활동을 주도하고 전교생이 함께 참여해 학생 중심의 자율적인 학교문화를 실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먼저 학생자치회가 주관한 ‘스포츠 친선 축구 경기’가 운동장에서 펼쳐졌다. 3·4학년과 5·6학년 학생들은 중간놀이와 점심시간을 활용해 자발적으로 팀을 구성하고 경기에 참여했다. 학생들은 승패를 떠나 함께 땀 흘리고 서로를 응원하며 스포츠의 즐거움은 물론 협동과 배려의 가치를 몸소 경험했다. 평소 스마트폰을 접하던 시간에 친구들과 운동장을 누비며 활기찬 학교생활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계기가 됐다. 이어 ‘장애이해 및 인식개선 클래식 공연’을 통해 음악으로 서로의 마음을 잇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을 감상하며 장애에
최근 프랑스 파리 외곽의 한 공립 고등학교 앞, 낡은 학교 건물의 창문 사이로 찬바람이 몰아치고, 부족한 교사 수로 인해 파행 운영되는 교실과 낡은 교육 시스템으로 인해 학생들은 당장 상급학교 진학과 진로에 불이익을 당하며 더 이상 미래를 꿈꾸지 못하고 학교 밖으로 나와 시위의 현장을 펼쳤다. 여기에는 공교육의 질적 저하와 열악한교육 시설그리고 양극화된 교육 기회에 분노한 고등학생들의 국가에 대한 불만과 저항이 저마다의 가슴에 깊이 내재(內在)되어 있었다. 교사와 시민들이 공감하여 참여함으로써 순식간에 거리를 점령하고 급기야는 폭력으로까지 발전했다. 이는 선진국이자 대표적 복지국가, 인권의 보루라 불리던 프랑스에서 일어난 것이라 믿기 어려운 시위로 순식간에 전국으로 그리고 유럽의 국가들로 확산되었다. 문제는 이 순수한 학생들의 저항과 공교육 정상화 요구를 틈타, 검은 옷과 복면으로 무장한 정체불명의 극단적 아나키스트·극좌 투쟁 집단인 ‘블랙 블록(Black Bloc)’이 침투해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폭력적으로 변질되었다는 점이다. 예컨대 조직적 지도부도 없이 익명성 뒤에 숨어 화염병을 던지고 공공시설을 파괴하는 이들의 폭력 사태는, 평화롭던 학생 시위를
경기 세담초병설유치원(원장 배수영)은 한 해 동안 진행한 학교텃밭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이번 프로그램은 오산 텃밭지기들 강사와 함께 3월부터 11월까지 격주로 진행되었으며, 유아들이 직접 농작물을 심고 가꾸고 수확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 건강한 먹거리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운영되었다. 유아들은 감자 심기를 시작으로 다양한 씨앗 뿌리기와 채소 모종 심기, 고구마 순 심기, 토종 벼 모내기 등 계절에 따른 다양한 텃밭활동에 참여했다. 또한 자신이 심은 작물에 물을 주고 정성껏 돌보며 식물이 자라는 과정을 관찰하고, 작물의 성장과 환경, 텃밭의 해충과 익충 등 자연의 생태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유아들은 작은 씨앗이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기까지의 과정을 함께하며 기다림과 돌봄의 가치를 배울 수 있었다. 직접 심고 가꾼 농작물을 수확하는 순간에는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꼈으며, 친구들과 함께 수확의 기쁨을 나누며 협동의 즐거움도 경험했다. 배수영 원장은 “유아들이 직접 흙을 만지고 작물을 심고 가꾸며 수확하는 과정은 자연의 소중함과 먹거리의 가치를 몸으로 배우는 뜻깊은 경험이었다”며 “앞으로도 유아들이 자연과 교감하며 생명의 소
한국교총을 비롯한 교육·노동·학부모·시민사회단체들이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안 철회를 촉구하며 국회 앞에서 공동행동에 나섰다. 현행 내국세 연동 방식이 폐지되면 교육재정의 안정성이 약화되고 학교 현장의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교총 등이 참여한 ‘2026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은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교부금 개편 중단과 내국세 20.79% 연동제 유지를 요구했다. 긴급행동에는 408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날 기자회견에는 주최 측 추산 약 300명이 참석했다. 긴급행동은 정부 개편안이 초·중등교육 재정의 안정적인 확보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학생 수 감소를 교부금 산정에 반영하면서 특수교육과 기초학력 지원, 과밀학급 해소, 학교시설 개선 등 지속적으로 재정이 필요한 교육 분야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 철회를 요구하고 국회에도 충분한 검증과 사회적 논의 없이 법안을 처리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특히 교부금 개편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신속하게 처리하는 데 반대하며 국회의장의 역할을 요구했다. 재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 기준액을 정부안보다 7480억 원 높이고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부금 축소 폭을 완화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학생 수가 줄더라도 학교 운영과 교원 인건비, 교육환경 개선 등에 필요한 재정 수요는 같은 비율로 감소하지 않는다는 점을 반영해 지방교육재정의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범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에 연동돼 있어 세수 여건과 경기변동에 따라 규모가 크게 달라지는 구조다. 세수가 감소하면 교육재정도 함께 줄어들어 시·도교육청의 중장기 재정계획 수립과 안정적인 교육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는 기존 내국세·교육세 연동 방식을 전년도 교부금에 명목 국내총생산(GDP)과 학령인구의 최근 3개년 연평균 변화율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박 의원의 개정안 역시 이 같은 산정체계를 따르되 기준액과 학령인구 반영 비중을 조정해 교육재정 감소 가능성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장 큰 차이는
국내 외국인 유학생이 3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전문대학의 유학생 증가세가 일반대학보다 훨씬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유학생의 출신국도 다양해지고 중도탈락률도 전반적으로 낮아졌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높은 중도탈락률과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이 지속돼 대학별 여건에 맞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간한 ‘데이터로 읽는 우리 교육’ 2026년 제17호에서 손윤희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외국인 유학생의 규모와 출신국 구성, 지역별 분포, 중도탈락률 변화를 분석했다. 교육부가 2027년까지 목표로 제시했던 유학생 30만 명은 올해 약 30만7000명으로 조기 달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산업대학의 외국인 유학생은 2017년 9만95명에서 2025년 15만3477명으로 70.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문대학은 6163명에서 3만7260명으로 504.6% 늘어 약 6배 규모가 됐다. 특히 2023~2025년 증가율은 일반·산업대학 35.1%, 전문대학 117.5%로 최근 전문대학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출신국 구성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일반·산업대학에서 중국 출신 유학생 비중은 2017년 59.9%(5만3943명)에서 2025년
한국초등교장협의회(회장 최치수·한초협)는 지난달 30일 세종교육청에서 강미애 세종교육감과 간담회(사진)를 갖고, 초등교육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초협은 이날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설명하며, 교육청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위축되고, 학교장에게 과도한 책임과 부담이 집중되고 있는 현실을 언급하며 “학교가 교육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교육청 차원의 적극적인 법률·행정 지원, 실효성 있는 교권 보호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개별 학교의 책임으로 돌리기보다 교육청과 학교가 함께 해결하는 협력적 지원체계 구축도 요구했다. 강미애 교육감은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며 “앞으로 교장회와의 긴밀하고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통해 학교가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학교 친화적 교육행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치수 회장도 “세종교육의 비전인 ‘빛나는 오늘, 설레는 내일’처럼 학생과 교원이 행복한 오늘을 만들어 갈 때 교육의 내일도 더욱 밝아질 것”이라며 “한초협도 교육청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초등교육 발전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한국교총 한국교육정책연구소(소장 이종욱) 주관으로 매달 진행되는 정책아카데미가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열렸다. 이달 주제는 ‘데이터로 본 청소년 문제’. 발표는 유민상 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맡았다. 유 선임연구위원은 ‘지금 우리 아이들은 괜찮을까?’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했다. 이어 정신건강, 외로움, 디지털, 학업 무기력을 주제로 한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입시 경쟁·다중 격차·폭력 장소의 이동 등 어려움을 만드는 구조에 대해서도 짚었다. 특히 학교와 교원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알아차리고, 연결하고, 오래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부정적인 것을 막는 학교에서, 긍정적인 것을 함께 하는 학교로 변화를 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