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킬미, 힐미’로 MBC연기대상의 대상을 수상한 지성(신석호 역), 대박을 터뜨린 tvN ‘응답하라 1988’의 혜리(그린 역), 영화 ‘7번방의 선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작가 유영아가 뭉쳤다. 4월 20일 시작해 6월 16일 제18회로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딴따라’가 그것이다. 내가 ‘딴따라’를 두 달 동안 한 회도 거르지 않고 본 것은, 그러나 그런 화제성 때문이 아니다. 내가 ‘딴따라’를 본 것은 타이밍 때문이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태양의 후예’가 1주 전 끝났지만, KBS는 후속작을 곧바로 방송하지 않았다. ‘태양의 후예’ 스페셜을 방송하느라 1주 늦게 ‘마스타-국수의 신’을 시작했다. 이를테면 ‘태양의 후예’ 보기를 마치고나니 곧바로 이어진 ‘딴따라’여서 자연스럽게 시청하게된 셈이다. 사실은 ‘딴따라’가 관심을 끈 것이 또 있긴 하다. 아이돌 스타의 드라마, 영화출연이 보편화되긴 했지만, 유난히 강세를 보인 것. 걸스데이의 혜리, 시앤블루의 강민혁(조하늘 역), 틴탑의 엘조(서재훈 역) 등 여느 드라마에 비해 많아서다. 일단 10대 여중고생 등의 폭발적 호응이 예상됐지만, 시청률은 좀 약했지 싶다. TNmS 조사에 따르면 최
1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사실상 2017 대선 출마를 시사해 관심이 집중됐다. 그 과정에서 그는 분열을 얘기했다. ‘한국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내부에서 여러 가지 분열된 모습을 보여주고 이런 것이 해외에 가끔 보도되는 걸 보면서 약간 창피하게 느낄 때가 많다”고 대답한 것. 그런 분열을 통합할 지도자가 나와야 하고, 자신이 그 적임자임을 에둘러 밝힌 것이든 아니든 그런 보도를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지금은 잦아들었지만, 지난 2월 새 학기를 앞두고 극명하게 분열된 모습을 드러낸 바 있는 ‘친일인명사전’이 그것이다. ‘친일인명사전’은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가 편찬⋅발간한 3권짜리 책으로 4389명의 친일행적을 기록해놓고 있다. 프랑스의 나치청산처럼 친일에 대해 혹독한 단죄를 하지 못한 나라이니 애오라지 역사적 의미에 빛나는 ‘친일인명사전’이라 할만하다. 서울시의회가 그런 역사적 의미를 먼저 깨달았다. 2014년 12월 ‘친일인명사전’을 각급 학교에 배포하기 위한 구매 예산안을 통과시킨 것. “독일에서 나치의 잘못을 가감없이 가르치는 것처럼 우리도 친일에 대해 철저히 교육해야 한다”는
보도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교육청은 ‘인생교육이모작센터’를 마련하고, 올해 안에 퇴직교사 1000여 명의 인재풀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퇴직교사만을 위한 전문센터가 생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쉽게 말해 퇴직교사들의 노하우를 살리는 일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교육청이 직접 나선 것이라 할 수 있다. 센터 마련은 설문조사 결과가 큰 힘이 됐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연구정보원이 퇴직 또는 퇴직예정 교사 18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재능 기부 의사가 있다’고 한 응답자가 83.0%였다는 것. 센터는 이를 반영해 매년 1500여 명에 이르는 퇴직교사들을 서울시내 800개 학교와 500개 각종 체험기관에 무료로 소개해줄 예정이란다. 응당 반갑고 환영할만한 소식이다. 교사 누구나 재임중에는 수업이나 학생지도 등 모든 일이 결과적으로 월급을 받고 하는 셈이었지만, 퇴직교사의 경우 순수한 ‘기부’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다시피 기부란 돈만을 내놓는 것이 아니다. 재능이나 특기를 나누어주는 것도 기부이다. 이른바 재능기부가 그것이다. 32년 재임중 필자가 수업외 열심히 한 일은 글쓰기 지도였다. 그리고 학교신문과 교지제작 지도였다. 글쓰기 지도는 나로선 신명나는
최근 완주군은 민간단체에 대한 보조금 지원제도를 개선한다고 밝혔다. 새마을회⋅한국자유총연맹⋅민주평통 같은 비영리 민간단체에 대한 정액 지원을 공모방식으로 바꿔 시행한다는 것. “지원사업 공모를 통해 민간단체간 경쟁 활성화로 자생력 있는 사회단체를 육성한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글쎄, 자생력 있는 사회단체가 되면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속셈인지 알 수 없으나 공모가 해당 단체에 부담을 안길 것은 확실하다. 형식적 절차일 수도 있겠지만, 해당 단체들이 그 동안 ‘따 놓은 당상’에서 수험생처럼 당락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처지로 ‘전락하게’ 되어서다. 또한 완주군은 완주문화재단을 통해 ‘문화예술인(단체)의 창작활동과 주민생활문화 활성화를 위하여’ 문화예술지원사업을 공모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2016문화예술지원사업’ 선정 결과를 보면 8개 분야 22개 단체 및 개인이 이름을 올렸다. 이중 개인은 ‘창작공간지원사업’의 목공, 철공분야 하나뿐이다. 개인보다 단체 지원에 방점을 찍는 문화예술지원사업임을 알 수 있다. 지원분야를 보면 미술⋅무용⋅국악⋅영상⋅공예⋅연극⋅목공 등이다. 놀랍고도
어제 진갑일을 보냈다. 케이크의 촛불을 끄고 해피버스 따위 노래를 못부르게 하는 생일이지만, 아내와 딸들로부터 제법 푸짐한 선물은 받았다. 무슨무슨 날을 싫어해 노래 같은 건 못부르게 하지만, 1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것이 무슨 축하할 일이냐 싶지만, 회갑 다음 진갑을 맞고 보니 ‘인생이 육십부터’라는 말이 잘못되었음을 깨닫는다. 노화야 신체 부위에 따라 20대부터도 시작된다지만, 60줄에 접어들면서 병원을 자주 들락거리게 되어서다. 진짜로 60이 되기 전까진 50대 후반에 나타난 부정맥 약외엔 먹는 것이 전혀 없었다. 당연히 그것 외 병원에 가는 일도 없었다. 병원에 다니기 시작한 것은 60부터다. 우선 치과다. 딱히 아프다기보다는 연말정산 등 현직에 있을 때 하는게 유리할 것 같아 시작한 임플란트는 자그만치 1년 넘게 병원에 다녀야 했다. 완료한지 한 달쯤 지났는데, 지금도 쓸데 없는 사랑니를 뽑아야 한단다. 다음은 정형외과다. 오십 초반에 어깨 통증이 있어 한의원을 다닌 일이 있다. 오십견은 아닌 걸로 판명났고, 얼마간 다니다 그냥 괜찮아졌다. 60이 되면서 정형외과를 찾은 것은 오른 팔 사용이 부자유해서다. 용하다고 입소문깨나 난 의사는 수술을 들먹였
5월 8일 SBS TV 특별기획 ‘미세스 캅2’가 막을 내렸다. ‘미세스 캅2’는 20부작의 시즌제 드라마다. 2015년 8월 3일 첫 방송한 ‘미세스 캅’의 제2탄인 것. 케이블 채널 tvN의 ‘막돼먹은 영애씨’라든가 ‘응답하라’ 시리즈가 대표적 시즌제 드라마인데, 지상파로선 ‘미세스 캅2’이 처음 시도이다. 거기엔 일단 전작의 흥행 성공이 있다. ‘미세스 캅’은 시청률 8.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시작했지만, 4회 만에 10%를 넘어섰다. 이후 시청률 15.8%를 기록하는 등 통상 성공한 드라마란 평가를 받았다. ‘미세스 캅2’는, 이를테면 성공한 작품의 시즌2라는 부담감을 안은 채 출발한 셈이다. 그러나 형만한 아우는 없다고 했던가. SBS 관계자가 “‘미세스 캅’ 시리즈를 국내 대표 수사드라마 브랜드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미세스 캅2’가 10%를 밑도는 시청률을 보여 그렇게 될지는 미지수다. 분명한 건 있다. ‘미세스 캅2’가 드라마의 다양화 내지 소재지평 확대에 기여했다는 점이다. 어쩌다 중간부터 보는 드라마를 넘어 한꺼번에 몰아 본 ‘미세스 캅2’가 된것도 그래서다. 아줌마 경찰에다가 그 역을 미스 코리아(1988, 진) 출신
명예퇴직으로 교단을 떠난 지 두 달이 되었다. 떠났으니 이제 그만이란 생각으로 살려 하지만, 전북교육청이 최근 발표한 ‘2016학생생활교육계획’(이하 계획)을 대하니 지난 날 교직에 섰을 때의 ‘악몽’이 선연히 떠오르는 걸 어찌 할 수 없다. 정든 교단을 2년이나 앞서 굳이 떠나야 했던 그 악몽 말이다. 계획의 핵심은 상벌점제(그린 마일리지) 폐지다. 2009년 도입된 상벌점제가 관련 예산 지원 중단으로 폐지된 것. 2014년 취임 일성으로 벌점제 폐지방침을 밝힌 경기도 교육청 이재정 교육감은 “바람직한 교육은 학생들이 좋은 일을 할 수 있게 알려주고 권장하는 것이지, 벌점제처럼 어떤 틀을 정해놓고 그것에 어긋나면 벌을 주는 것이 아니다”는 논리를 폈다. 얼핏 그럴 듯해 보이지만, 이상론일 뿐이다. 아니면 학교나 학생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이랄 수 있다. 한국교총은 보도 자료를 통해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인권조례와 체벌금지로 가뜩이나 문제행동 학생을 제재할 수단이 없는 현실에서 벌점제까지 폐지하면 학생지도가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당신이 근무하는 학교의 학생들은 어떠한가? 내가 겪은 현실은 이렇다. 가령 1교시
3월 28일 지상파 3사가 일제히 새 월화 드라마를 선보였다. KBS ‘동네 변호사 조들호’, MBC ‘몬스터’, SBS ‘대박’이 그것이다. 이는 2015년 10월 5일 KBS ‘발칙하게 고고’, MBC ‘화려한 유혹’, SBS ‘육룡이 나르샤’를 동시에 선보인 이래 5개월 남짓만의 일이다. 월화드라마 경쟁 2라운드인 셈이다. 첫 주 승자는 ‘대박’이다.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시청률은 ‘대박’ 11.5%, ‘동네 변호사 조들호’ 10.1%, ‘몬스터’ 7.3% 등이다. ‘육룡이 나르샤’에 이어 SBS가 사극으로 또 한 건 하는 것 아니냐는 찬탄이 쏟아졌음은 물론이다. 동시에 시작한 3개의 드라마 가운데 내가 선택한 것은 ‘대박’이다. ‘비밀의 문’에서 이미 말한 바 있지만, 이른바 퓨전 사극 따위를 애써 보며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박’을 고른 것은 거의 최초로 도박의 세계가 주요 제재인 사극이란 점 때문이다. 그러나 방송 2주차엔 승자가 바뀌었다. 4회에서 ‘동네 변호사 조들호’가 11.3%로 9.5%의 ‘대박’을 2위로 밀어낸 것. 그리고 다시 ‘대박’은 6회에서 ‘몬스터’에게도 뒤지는, 그러니까 꼴찌의 시
41부작 ‘장사의 신-2015객주’ 후속으로 방송된 KBS 공사창립특별기획 ‘태양의 후예’가 4월 14일 종영됐다. 16부작 미니시리즈이지만 제작비 130억 원이 투입된 터라 대작 드라마라 할 수 있다. 영화가 그렇듯 드라마도 100억 원 이상 투입된 작품이면 보통 그렇게 말한다. 급은 뭐, 그렇다치고 ‘태양의 후예’는 드라마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신드롬을 일으켰다. 우선 사전제작의 전작제 드라마로 성공한 점이 그렇다. 성공의 바로미터는 응당 화끈한 시청률이다. 2월 24일 첫 방송은 전국 시청률 14.3%로 시작했지만, 3회 만에 23.4%로 급상승했다. 30%를 넘긴 것은 9회부터다. 밤 10시대 주중 미니시리즈가 시청률 30%를 넘긴 것은 2012년 MBC TV ‘해를 품은 달’ 이후 4년 만이다. KBS로선 2010년 ‘제빵왕 김탁구’(최고 시청률 30회 49.3%)이후 6년 만의 ‘쾌거’이다. 두 자릿수 시청률만 기록해도 성공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 그야말로 대박이 난 것이다. 15회는 34.8%, 1분 최고 시청률은 수도권 기준 42.5%까지 치솟은 것으로 조사됐다. 총선 개표방송을 한 지상파 3사의 시청률을 합한 23.2%보다
누구는 TV 뉴스를 보지 않는다고 한다. 단 하나의 신문조차 보지 않는 사람도 있다. 대개는 인터넷 때문이지만, ‘지랄 같은’ 세상 돌아가는 꼴을 안보고 싶다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랬으면 얼마나 속 편할까만, 뉴스를 보지 않는 것은 밥 먹고 양치질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일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수십 년 동안 본 TV 뉴스는 밤 9시 ‘MBC뉴스데스크’였다. 밤 8시로 시간대를 옮겼을 때도 변함이 없었다. 남자 앵커가 갑자기 바뀌었을 때도 요지부동이었다. 변화가 일기 시작한 건 지금은 그만둔 남자 앵커의 ‘그렇지 않습니까?’ 따위 어투를 접하면서부터다. 다중의 시청자가 이미 알고 있는 걸 전제로 반문하며 다지는 앵커의 멘트가 거슬렸던 것. 진행을 맡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교체된 것은 아마 그런 어투의 멘트에 반감을 갖거나 불편해 하는 시청자가 많아서였지 않나 싶다. 물론 자세한 교체 배경이야 알 길이 없다. 마침내 1시간 늦게 시작하는 ‘KBS 뉴스 9’로 갈아타게 되었지만, 정작 그 이유는 따로 있다. 어느 때부터인가 정치 관련 소식이 전혀 없는 ‘MBC뉴스데스크’임을 발견하게 되어서다. 가령 KBS나 SBS 뉴스에 나왔던 내용의 정치권 뉴스가 전혀 나오
2016년 1월 2일 첫 전파를 탄 ‘장영실’이 3월 26일 종영됐다. KBS가 직접 제작⋅방송한 대하드라마 ‘장영실’은 왕이나 세자가 아닌 신하를 내세운 24부작 드라마다. ‘대하드라마’를 표방했지만, 일단 24부작이란 점에서 보통의 미니시리즈 같다는 인상이 더 강하다. 그럴망정 ‘장영실’이 새로운 아이템인 건 사실이다. 지금까지 대하드라마 주인공으로 등장하지 않았던 과학자를 내세우고 있어서다. 그런 참신함 때문이었을까. 출발은 순조로웠다. 첫 방송 시청률이 11.6%(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두 자릿수를 보였기 때문이다. 시청률은 24회까지 방송되는 동안 10%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다. 대하사극에 대한 고정 팬에다가 과학 선호층 등이 그 주역일 것으로 풀이된다. 과학에 대해 문외한인데다가 흥미조차 전혀 없는 나로선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는 것이 만만치 않은 고역이었음을 굳이 밝혀두는 이유이다. 장영실은 초등학생들까지도 이름 석 자는 알만한 역사인물이다. 노비 출신이지만, 당시로선 가히 혁명적이라 할 혼천의⋅자격루⋅측우기 등 많은 천문기구들을 발명한 조선 최고의 과학자 장영실 성공기이기에 그 고난과 반전의 풀스토리가 제법 관
내내 불편했던 조선건국 미화 ‘육룡이 나르샤’ SBS 창사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가 3월 22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50부작 대하드라마로 2015년 10월 5일 시작했으니 6개여 월 동안 안방극장을 제법 뜨겁게 달군 것이다. ‘제법 뜨겁게’라고 말한 것은 지상파 3사가 같은 날 새 드라마로 진검 승부를 펼쳤는데, ‘육룡이 나르샤’가 우승을 차지해서다. 닐슨코리아가 밝힌 3사 드라마의 10월 6일 기준 시청률은 SBS ‘육룡이 나르샤’ 12.4%, MBC ‘화려한 유혹’ 9.7%, KBS ‘발칙하게 고고’ 3.2%다. ‘육룡이 나르샤’의 초반 이런 시청률은 방송 내내 이어졌다. 방송 6회 만에 15%를 넘어섰는가 하면 길태미 역의 박혁권의 인기가 여기저기 신문에 보도되기도 했다. 정도전(김명민)이 방원(유아인)에게 죽음을 당하는 47회(3월 14일 방송) 시청률은 16.7%로 나타났다. ‘육룡이 나르샤’는, 이를테면 시청률 15% 내외를 유지한 제법 인기 끈 대하드라마로 기록된 셈이다. SBS가 오랜만에 대하드라마로 1건 올렸다고 할까. 사실 SBS는 대하드라마로 큰 재미를 본 적이 거의 없다. 24부작 ‘비밀의 문’(2014)⋅24부
최근 인사혁신처는 공무원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좀 자세히 살펴보면 ‘부작위’와 ‘소극행정’이 눈에 띈다. 부작위는 “공무원이 이행해야 할 직무상 의무가 있는데도 상당기간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이다. 소극행정은 “공무원이 해야 하거나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아 국민의 불편을 초래하거나 권익을 침해한 업무 형태”이다. 지난 2월 말 교사로 명예퇴직한 내가 공무원 시행규칙을 시시콜콜 살펴보는 것은 물론 그만한 까닭이 있어서다. 3월 초 지급된다던 퇴직연금 수당이 중순을 지난 지금까지도 감감 무소식이어서다. 같이 퇴직한 동료에게 전활 걸어 물어보니 예정대로 3월초 통장으로 입금되었다는 답변이 전해졌다. 이상하고 궁금하여 공무원연금공단으로 문의했더니 뜻밖의 답변이 마치 비수처럼 날아왔다. “전과기록 조회가 국가기록원으로부터 아직 오지 않아서 지급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란 답변이었다. 아니, 전과기록이라니! 나는 순간 멍한 기분이었다. 불쾌함과 함께 솟아오른 분노로 한동안 어찌 할 줄 몰랐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쯤 갓 스무 살 어름에 술 마시다 시비가 붙어 쌈을 하게 됐다. 젊은 시절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지만, 나는 집행유예를 선고 받는
2016년 2월 16일은 시인 윤동주 70주기다. 기획된 것인지 우연인지 알 수 없으나 윤동주 조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먼저 윤동주의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출간 두 달 만에 5만 부가 팔렸다는 소식이다. 1955년 옛 활자체 그대로 살린 복제 출판본 시집인데, 가히 폭발적 반응이라 할만하다. 영화 ‘동주’는 2월 17일 개봉했다. ‘사도’의 이준익 감독이 초저예산 5억 원을 들여 흑백필름으로 연출한 ‘동주’ 역시 흥행몰이중이다. 3월 12일 기준 100만 명을 돌파했으니, 손익분기점은 넘어선지 이미 오래 전이다. 보통 상업영화라면 그깟 100만 명 할 수 있지만, ‘동주’로선 대박에 다름아닌 숫자이기도 하다. 3월 20일부터는 서울예술단 제작의 뮤지컬 ‘윤동주, 달을 쏘다’ 공연도 앞두고 있다. 뮤지컬도 시집이나 영화처럼 흥행할지 귀추가 주목되지만, 그가 간지 70년이 된 오늘 윤동주 조명이 활발하고 그에 대한 대중일반의 반향이 뜨거운 건 사실이라 해도 시비할 사람이 없을 듯하다. 필자도 윤동주를 고교에서 가르칠 때 유념한 것이 있다. 군산여상이나 전주공고같이 특성화고 시험에서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답이 되도록 주관식 문제
KBS 1TV가 매주 일요일 낮 12시 10분부터 방송하는 ‘전국노래자랑’은 여러 가지 신기한 것이 많은 프로그램이다. 먼저 최장수 프로이다. 3월 6일 경남 남해군 편이 자그만치 1790회이니 무려 35년째 방송이다. 지금은 폐지되어 버렸지만, 한때 MBC가 ‘전원일기’라면 KBS는 ‘전국노래자랑’이 최장수 프로그램이었다. 지금으로부터 29년 전. 필자는 전남 구례여자고등학교 교사였다. KBS 1TV의 ‘전국노래자랑’이 열린다며 학교에 학생동원을 요청해왔다. 공식적으로 가지 못하게된 2학년들은 암암리에 녹화 현장을 찾았고, 5반 담임인 나는 그걸 짐작하면서도 시시콜콜 묻지 않고 보내주었다. 하긴 ‘전국노래자랑’처럼 남녀노소 불문하고 다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흔치 않다. 10대도 못된 유치원생부터 80대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그 출연진의 다양한 면면이나 계층만을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특히 연예계 지망생이 날로 늘어가는 사회현상을 떠올려보면 TV출연 자체만으로도 가히 가문의 영광쯤으로 생각하며 ‘전국노래자랑’에 열광할 법하다. 자연 출연자들은 못할 것이 없게 ‘미쳐버리곤’ 한다. 느긋한 휴일의 한때, 노래와 함께 ‘생쇼’를 보는 일은 분명 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