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2024.11.22 (금)

  • 맑음동두천 7.1℃
  • 구름많음강릉 11.9℃
  • 맑음서울 8.9℃
  • 구름많음대전 9.4℃
  • 맑음대구 6.1℃
  • 맑음울산 8.1℃
  • 연무광주 8.1℃
  • 맑음부산 10.3℃
  • 맑음고창 5.0℃
  • 구름조금제주 13.8℃
  • 맑음강화 7.7℃
  • 구름많음보은 9.0℃
  • 구름많음금산 6.3℃
  • 맑음강진군 6.1℃
  • 맑음경주시 3.9℃
  • 맑음거제 9.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인터뷰> '교과서 포럼' 상임대표 박효종 서울대 교수

"역사는 실사구시의 자세로 써야합니다"
근·현대사 교과서 이념 편향 바로잡아
‘自虐史觀’지배적인 지적 흐름 바꿀 것


“교과서에 감정이 개입되어도 된다고 보십니까? 그 것도 ‘역사’ 교과서에 말입니다. ‘문어발’이라느니 ‘유례없다’느니 하는 표현은 틀림없는 감정 개입입니다. 그리고 좋든 싫든, 6, 70년대 우리가 비약적 경제 성장을 이룬 것은 객관적 사실이지 않습니까. 교과서가 이에 대한 기술을 배제해서는 안 됩니다.”

2004년 10월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의 금성출판사 고교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가 반미·친북·반재벌 관점으로 일관돼 있다는 국감 발언은, 몇 년 전부터 이에 대한 학문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해 온 학자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지난해 12월 21일 연세대에서 열린 준비 모임에서 박효종(58) 서울대 교수(국민윤리교육과)는 추진위원장에 추대됐으며, 김일영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유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전상인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신지호 자유주의 연대 대표 등 정치ㆍ경제ㆍ역사ㆍ사회 분야를 대표하는 10명의 학자들도 동참의 뜻을 밝혔다.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 말 그대로 감히 청하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마음속으로 이런 모임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전례를 찾기 힘든 지식인 모임, ‘교과서 포럼’은 그렇게 첫 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다.

“25일 열린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에 대한 심포지엄’은 ‘교과서 포럼’ 대장정의 서곡입니다. 문제를 제기하고 나면, 어떤 식으로든 접점이 생길 겁니다. 공론의 장에 띄워 놓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자는 것이지요.”

‘교과서 포럼’은 창립선언문에서도 밝혔듯, 근·현대사와 관련된 각종 교과서를 분석·비판하고 대안을 제시, 자학사관(自虐史觀)이 지배하고 있는 현재의 지적 흐름을 바꾸어놓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교과서로 공부한 학생들은 한국사를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월드컵 때 가졌던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역사로 가서는 자괴감이나 자학이 된다는 거죠. 그럼, 월드컵 때 우리가 보여 준 모습은 허위의식이었나요? 아니죠. 한국사가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고 주장하는 게 허위의식이에요. 박정희 정권 산업화 당시 우리는 열정적으로 살았어요. 그런데 지금 돌아보니, 그게 모두 잘못됐다는 식의 역사 서술은 문제죠.”

메시지가 어떤 것인지는 아예 보지도 않고 반대파로부터 나온 것이라면 이데올로기적으로 무조건 배척하고 보는 ‘메신저 불신 현상’의 팽배는, 결국 역사를 보는 눈까지 이 같은 ‘공리공론’에 귀속되게 만들었다고 박 상임대표는 주장한다. 그리고 이런 극심한 이념 대립에는 역사학자들이 책임을 방기한 탓이 크다는 것이다.

“감성적 반미주의ㆍ친북주의가 젊은 세대에 너무 팽배해 있습니다. 금성 교과서나 전교조 측으로부터 들어 온 말이 원인이 된듯합니다. 얼굴에는 태극무늬를 그리고 응원하면서, 역사로 와서는 자학하고 비판하는 ‘인지 부조화’ 상태에 우리 고교생들이 빠져 있는 것이지요.”

박 상임대표가 내놓은 ‘교과서 포럼’의 청사진은 이렇다. 매년 4차례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강연, 대안 교과서 집필 등을 통해 대중과 함께 호흡하며 잘못된 교과서를 바로잡아 ‘이념 편향주의’를 극복해 나간다는 것.

“역사 쓰기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자세로 임해야합니다.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닌, 축구 심판과 같은 잣대로 쓰여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너무 늦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황혼녘에야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교과서 포럼’은 미네르바의 올빼미처럼 늦게 날기 시작했지만 멀리 날 겁니다. 대한민국이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은 ‘미완성’이지만 ‘주홍 글씨’의 얼룩이 아닌 ‘미완성 교향곡’의 가치를 지닌 역사임을 ‘교과서 포럼’이 보여드릴 겁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