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1일 “평준화 교육정책은 표면적인 형평성에만 집착해 오히려 소득에 따른 교육기회의 불평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위험 관리와 중장기 재정지출구조 개선’이란 보고서에서 우천식 KDI 연구위원은 “사교육의 지나친 확대와 공교육의 부실화는 평준화 정책과 연관이 있다”고 밝혔다. 시장경제 체제에선 사교육 기회가 소득계층에 따라 불평등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저소득층은 부실화된 공교육을 받는데 그친다는 것. 특히 사교육 근절을 위해 대학교육까지 평준화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우 연구위원은 평가했다.
우 연구위원은 “국민들의 교육열에 비춰볼 때 대학을 평준화하면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중·고교의 사교육이 대학으로 옮겨가 성행하게 될 것”이라며 평준화 보완대책으로 교육 수요자들의 학교선택권 확대를 제안했다. 우 연구위원은 “△선지원 후추첨 제도 도입 △특수목적고와 자립형 사립고 확대 △교원 인센티브제도 개선 △사교육 대체제(EBS 수능강의 등) 공급 확대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학교육에 대해서도 보고서는 ‘집중투자가 매우 시급한 과제’임을 짚고 있다. 국내 대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연간 5000달러 수준으로 초·중등 교육비(2000~3000달러대)에 비해 많지만 초·중등 교육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66, 67%인 반면 대학교육비는 47%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