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가 끝났다. 원고접수, 마감, 당선작 통지에서 시상식까지 순조롭게 대단원을 내렸다. 처음 시작하는 '교단문학상'이라 사실 걱정도 많았다. 응모 편수나 수준이 떨어지면 어쩌나하고. 그러나 그 걱정은 기우(杞憂)였다. 10월 31일. 최종집계 결과는 시 4487편, 동화 92편, 소설 61편 등 총 4640편. 응모자도 교사에서 전문직, 교육행정직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었다.
○…요즘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교실붕괴, 교육위기, 교권상실시대의 교사들의 고뇌와 절망이 작품에도 여실히 드러났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총평. 그러나 넋두리를 신파조로 늘어놓거나 현실에 대한 강한 부정과 사시안적 발상이 많아 아쉬웠다고.
○…동화엔 초등학교 교사의 응모가 압도적이었다. 아이들을 상대하다 보니 동화에 관심을 갖고 많이 쓰게 되는 것일까. 그래선지 수상자도 모두 초등학교 교사. 반면 단편소설 부문에는 고등학교 교사의 응모가 많았다. 이유가 동화만큼 분명치는 않지만….
○…시부문에는 50∼60편의 시집 한 권 분량을 묶어보내 온 응모자가 몇 명 있어 접수자와 심사위원을 난감하게 하기도. 더러는 유명시인의 시를 첨삭한 작품도 눈에 띄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선생님이 그러시면 안되지요)
○…여교사보다 남교사 응모자가 배 이상 많았다. 교직의 여성화를 걱정하는 요즘, 교단에는 문학녀보다 감수성 예민한(?) 문학남이 훨씬 많은 모양이다.
○…영화, 만화, 인터넷에 밀려 문학의 설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그러나 올해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귄터 그라스는 "인류가 멸망한다 해도 문학은 끝까지 발언할 것"이라 했다. 문학은 인간의 영혼에 새로움을 불어넣는 예술이기 때문이라고. 새 천년과 함께 시작한 '교단문학상'에 교단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 같은 작품들이 계속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