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서 좋은 글귀들을 골라 서예로 옮긴 전시회가 22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 열린다. 이번 서예전의 두 주인공 박종숙(구리구지초)·최경애(성남신기초) 교사로부터 전시회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나게 된 계기는.
박: “15년전 경기 지역 교사들이 중심이 된 서예동호회 ‘한얼묵연회’에서 처음 만났다. 나는 1기 때부터 시작했고 최 선생님은 얼마 후에 들어왔는데 나이도 같고 얼마 후에 한 학교에 근무하기도 해서 금세 친해졌다.”
최: “서예 입문 시기도 비슷했지만 동호회 회원전, 각종 공모전 등을 함께 준비하면서 가까워졌다. 교육관이나 서예에 대한 생각도 비슷해 처음부터 마음이 잘 맞았다.”
-교과서 글귀를 주제로 잡은 것이 이채롭다.
최: “둘 다 개인전은 처음이라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봤는데 우리는 교사니까 좀 의미 있게 해보자고 뜻을 모았다. 평소에도 교과서를 보면 글귀들이 참 맑고 예쁘다는 생각을 했다. 전시회를 기획하면서 교과서를 샅샅이 살펴봤더니 그런 문구가 더 많이 보이더라.”
박: “작년 한 해 동안은 거의 초등 교과서 속에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직생활 30년 가까이 됐지만 전에는 전체를 봤다면 이번에는 마치 책 속 진주를 찾듯이 숨겨져 있는 주옥 같은 문구를 찾아냈다. 초등학생 조카도 작품을 보더니 ‘우리 교과서에 있는 글’이라면서 좋아했다.”
-책도 한권씩 펴냈다고 들었다.
박: “전시회에 참석한 분들과 우리의 생각을 나누고 싶어서 작품 해설만 담은 도록 대신 책을 한권씩 펴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 30편, 과거 공모전 수상작을 싣고 작품설명이나 작품을 쓰면서 느낀 점 등을 덧붙였다.”
최: “박 선생님은 ‘시공’, 나는 ‘또 다른 내가 되어’란 제목을 붙였다. 작품의 교과서 출처는 물론 글을 쓸 때 어떤 마음이었는지, 교육에 대한 평소의 생각은 어떤지 등을 수필처럼 적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문구가 있다면.
최: “책 제목이기도 한 ‘또 다른 내가 되어라’가 와닿았다. 지식을 전달하고 성적을 올리는 것보다는 사회에 나가서 어떤 사람이 될지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평소 생각과도 잘 맞는 것 같다. 작품을 쓰면서 교육과 연관된 활동이라는 생각에 보람도 느끼고 교육관도 다시 정리해볼 수 있었다.”
박: “아이들이 희망을 갖게 하는 글, 특히 ‘한 걸음 더’라는 문구가 참 좋았다. 요즘은 아이들은 서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용구가 많고 학교에 붓을 제대로 씻을만한 공간도 없는 데다 서예는 실력이 한번에 금방 느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서예는 마음을 다스리는데 큰 역할을 한다.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서예에 대해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