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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학습 도움 된다면 바랄게 없죠"

‘태안반도의 식물’펴낸 충남 태안중 최기학 교감
발품 팔아 확인한 자생식물 469종, 사진 1350장 실어


“1300리의 아름다운 리아스식 해안을 자랑하는 태안반도의 식물 상에 관한 기록이 거의 없어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충남 태안중 최기학(47)교감. 고향을 사랑하는 최 교감의 열정이 ‘태안반도의 식물’(디자인포스트)이라는 식물도감을 탄생하게 만들었다. 1996년 당시 과학교사였던 최 교감은 태안반도가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수려한 자연 경관과 다양한 생물종을 자랑하지만 정작 이를 학술적으로 뒷받침할 자료가 없다는 점에 착안, 조사에 착수했다.

“아이들에게 식물을 설명하면서 ‘들풀’이니 ‘들꽃’이라고 밖에 못 가르치는 것이 부끄럽더라고요. 그래서 산천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도감을 찾아 대조하고, 천리포수목원에서 식물 생태에 대해서도 배웠습니다. 수목원에서 김종근(36) 연구원을 만난 것이 운명이었죠.”

1999년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 태안반도 일대 바다와 섬을 종횡 무진했다. 곧이어 이정관(33) 정우철(31) 연구원이 합류, 최 교감을 중심으로 4인이 공동으로 책을 집필하기에 이른 것이다. 들쭉날쭉한 해안선이 1300리에 달하고 섬이 많아 조사하는 데만 8년이 훌쩍 지났다.

“동격렬비열도 조사 당시 암벽에서 떨어져 목숨이 경각에 달렸던 일, 물이 빠졌을 때 섬에 들어갔다 조사에 정신 팔려 고립됐던 일, 불로초로 불릴 만큼 약효가 뛰어난 보라색 초종용을 찾아 나섰다 흰초종용을 발견했던 일 등 잊을 수 없는 일도 참 많았습니다.”

최 교감은 그중에서도 “해당화와 찔레꽃 자연교잡종으로 보이는 ‘천리포해당화’를 발견한 일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천리포해당화는 처음 발견한 김 씨와 이 씨의 성을 넣은 학명(Rosa x chollipoensis C. Kim et J. Lee; Rosa rugosa x multiflora)으로 전문학회지에도 소개될 예정이다.

‘태안반도의 식물’에는 태안반도 구석구석 발품 팔아 확인한 자생식물 861종 가운데 469종을 소개하고 사진도 1350장이 실려 있다. 고란초, 매화마름, 통발, 흰초종용 등 희귀하거나 멸종 위기에 놓인 식물의 서식지와 생태에 대한 내용도 담았다.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식물의 주요 특징을 부위별로 소개하고 서식지 전경 사진, 촬영 장소, 영문 설명도 곁들였다. 또 조선 시대 황실 목재로 쓰인 안면도 소나무 군락지와 천연기념물인 모감주나무 자생지 등 독보적인 지역 생태계도 고스란히 담았다.

“이제 시작입니다. 태안반도를 마쳤으니 서해안 식물도감, 우리나라 식물도감도 내야지요.”라고 말하는 최기학 교감. 그는 “과학학습도 컴퓨터로 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이 책이 현장체험을 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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