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잘하고 글 잘 쓰는 사람. 부럽습니다. 같은 말을 하는데도 화를 부르거나 복을 부르는 화술의 오묘함. ‘세 치 혀’의 힘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글도 그렇습니다. 아는 게 아무리 많아도 설득력 있게 전달하지 못하면 백만 지식이 무용지물이니까요. ‘펜’이 ‘칼’보다 강하다했습니다. 요는 ‘잘 통(通)해야’ 성공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 서점가엔 대화와 협상의 기술, 논리적 글쓰기와 말하기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이 그야말로 쏟아지고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최고 권위자 하인츠 골트만이 40년 경험과 비결을 집대성한 '말하기의 정석'(리더북스)과 '대화의 심리학'(21세기북스) '성공하는 사람들의 대화술'(다연)처럼 전략적 차원의 말하기 요령을 제시하고 이해를 돕는 질문과 사례를 담은 것에서부터 성공하는 조직은 관용과 포용, 배려의 힘에서 탄생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똘레랑스'(성림),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맥스 M. 피셔 경영대학장과 캐나다 퀸스대 비즈니스 스쿨 학장이 제안하는 '최고의 협상'(스마트비즈니스), '전략적 협상가'(무한) 등 협상력을 키우는 안내서까지….
글쓰기 지침서는 더 많습니다. '논리적이면서도 매력적인 글쓰기의 기술'(원앤원북스) '글쓰기의 즐거움'(인물과사상사) '글쓰기의 전략'(들녘) '탁석산의 글짓는 도서관'(김영사) 등 일반 글쓰기 지침서에서부터 인문학 교수와 이공계 교수가 함께 쓴 '과학 글쓰기'(사이언스북스)를 비롯 '한국의 이공계는 글쓰기가 두렵다'(북코리아) '이공계 글쓰기 노하우'(김오식 지음,홍문관) '사회과학자의 글쓰기'(일신사) '인터넷 시대의 글쓰기와 표현교육'(서울대학교출판부) '글쓰기의 공중부양'(동방미디어) 등 분야별로 특화된 책까지 어림잡아도 20여 권은 깔려있습니다.
이렇게 쏟아지는 책들은 커뮤니케이션의 방법과 수단이 다양해질수록 제대로 통(通)하는 것이 더 어렵고 힘들어지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책 한 두 권 읽는다고 갑자기 말과 글의 고수가 될 리 만무합니다. 사지사지귀신통지(思之思之鬼神通知)라 했던가요. 생각하고 또 생각해 갈고 닦다보면 통(通)하여 깨닫게 되는 것이 이치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