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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역사] 유배의 고행에서 나온 역작, 김정희의 ‘세한도’

조선 후기 서예가로 우리나라는 물론 청나라까지 알려진 김정희. 김정희는 중국에서 맥이 끊긴 서법을 금석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실증적 고증을 바탕으로 ‘추사체’라는 고유의 서체를 완성했다. 김정희의 집안은 양반 중에서 양반 가문이다. 영조의 부마로 화순옹주와 혼인한 김한경이 양증조부이기에 예산 땅을 사패지(임금이 내린 논과 밭)로 받는 왕실의 외척 가문이었다. 순조 때 수렴청정으로 권력을 휘둘렀던 정순대비와도 친척이었다. 김정희 자신도 오늘날 차관에 해당하는 참판 벼슬을 한 고위 인사이다. 그러나 권력과 부귀영화가 어찌 영원한 게 있으랴. 1840년, 김정희의 나이 55세일 때 아버지에게 사약이 내려졌고 자신은 제주도 대정현으로 유배를 가서 9년 동안 송계순과 강도순의 집에서 귀양살이했다. 제주도로 유배를 간 것은 김정희에게 더는 기대할 것이 없다는 뜻이다. 주변에 사람이 들끓다가 멀어져 외톨이가 되니 설움과 배신감으로 더 쓸쓸했다. 그런데 그의 제자 중에 중국을 오가는 역관(통역)인 이상적이 있었다. 이상적은 중국에 12번이나 왕래한 유능한 역관이었다. 이상적은 역관이면서도 시문에도 능해 중국에서 은송당집이란 시문집을 발간한 유명한 시인이었다. 이상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