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학에 이어 프린스턴 대학도 정규모집에 앞서 일부 신입생을 선발하는 조기전형제도를 폐지키로 했다.
프린스턴 대학은 18일(현지시각) 조기전형제도로 인한 학생들의 불안을 줄이고 보다 폭넓은 진학 희망자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취지에서 이를 폐지키로 했다고 말했다.미국 명문대 가운데 조기전형제를 폐지한 것은 이번이 2번째다.
셜리 틸그먼 총장은 "우리는 조기 전형제도가 혜택받은 학생들을 우대한다는 지적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조기전형제를 폐지한다면 아무리 좋은 상황이라고 해도 학생.학부모들에게 불가피하게 스트레스를 줄, 절차상의 변동성과 복잡성, 불공평성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버드 대학은 지난 11일 조기전형제도가 저소득 및 소수 계층 학생들의 입학을 매우 불리하게 만든다면서 이를 내년부터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데릭 복 하버드대 총장대행은 언론과의 회견에서 "이번 조치로 절차가 더욱 공정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기존 절차는 이미 유리한 고지에 있는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복 총장대행은 특히 조기전형에 기대는 학생들 대다수가 부유한 계층 출신일 뿐 아니라, 조기전형제 상당수가 학생들을 '묶어놓아' 타 대학들이 제공하는 재정지원 프로그램들을 상호 비교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미국 명문대들은 우수학생 확보 경쟁에서 불리해진다는 이유로 여전히 미온적이다. MIT와 예일 대학 등은 꾸준히 전형 정책을 재평가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을 뿐, 이를 폐지할 의사는 없다는 입장임을 시사하고 있다.
조기전형제도는 일부 고교생들이 다른 학생들보다 몇 달 앞서 가을에 대입 지원서를 내고 12월에 합격 여부를 통보 받도록 하는 방식으로, 하버드 대학은 지난 30년간 이를 운용해왔으며 1990년대 들어 우수 학생 유치경쟁이 가열되면서 이런 신입생 선발 방식은 크게 확산된 상태다.
일부 대학은 많게는 신입생의 절반까지를 이러한 방법으로 선발하고 있고, 하버드대에서는 재학생의 3분의 1 이상이 이 제도로 입학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상당수 대학은 조기선발을 해준 대가로 학생들로부터 "등록하겠다"는 약속을 엄격히 받아내고 있다. 하버드대의 경우, 선발되더라도 다른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프린스턴을 포함한 상당수는 지원자에게 조기 선발될 경우, 해당 대학에 다니겠다고 미리 약속하도록 하는 형태이다.
이 제도는 선발된 학생에게 혜택을 주는가 하면, 일부 대학에서는 입학금이 2~3배씩 뛰는 등의 문제점도 있어 중산층과 저소득층 학생에게 '장애물'이라는 우려가 잇따랐다. 입학금이 오른데다 대입상담과 과외수업에 거액을 쏟아부을 수 있는 부유층 학생들과의 경쟁 때문에 이들이 상심한다는 지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