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학중앙연구원 대강당에서 ‘교과과정 속의 문화적 시각’을 주제로 열린 한·중 교과서 세미나에서 중국교과서 집필자들은 동북공정은 일부 관변학자들의 주장일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중국 역사교과서 편집인 리칭(李卿) 씨는 “고구려와 발해는 중국 고대 지방정권의 하나라는 동북공정 논란은 이에 찬성하는 관변학자들의 관심사일 뿐이지 모든 역사학자들이 관여하는 문제가 아니다”며 “교과서 내용은 중국의 국가적 입장에서 쓰이는 것으로 소수 의견으로 변경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문화교류센터 이길상 소장 역시 “오늘 발표자로 참석한 3명의 중국교과서 편집인 중 동북공정에 대한 얘기를 들어본 사람은 한 사람뿐”이라며 “한국처럼 관심을 끄는 사안이 아니며 국가적 논쟁의 소재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인민교육출판사 웨이즈룽(韋志榕) 총편집장 대리는 “동북공정에 대한 한국민의 반발을 알고 있지만 그 이유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나를 포함한 교과서 편집 관계자 대부분은 고구려나 발해가 중국 내 지방정권이라고 믿고 있다”고 중국 측 시각을 그대로 드러냈다. 웨이 총편집장 대리는 “고구려사 연구가 중국 사회과학원과 동북사범대학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만큼 중국 고대사 교과서에 동북공정 성과를 반영할지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면서 “새 세계역사 교과서에는 고구려가 한국사의 일부로 수록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달부터 사용되는 ‘세계역사’ 9학년 상책 27쪽에는 “기원 전후, 조선반도(한반도) 북부를 통치한 것은 고구려 노예제 국가이다”라는 내용이 수록돼 있다.
한·중 교과서 세미나는 양국 교과서에 나타난 인식차를 좁히기 위해 2004년부터 해마다 열리고 있으며, 지난해엔 일본의 아시아 침략사가 양국 교과서에 어떻게 서술됐는지를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