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어주는 남녀차별적 내용의 여자 중·고교 교훈이 사라지게 됐다. 교육부가 '여성' '아름다움' '순결' '몸매' '부덕' 등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줄 수 있는 단어나 내용을 교훈으로 사용하고 있는 전국 324개 여학교에 교훈을 당장(?) 고치도록 지시했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이같은 강경 입장은 작년 7월1일 남녀차별금지법 시행에 따라 각급 학교에서 지키도록 한 '교육에서의 남녀차별 금지를 위한 기준'에 이 교훈들이 위배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준은 △성별에 따라 교육내용 및 교육과정 편성·운영을 달리해서는 안되며 △여학생에게는 가정생활에 필요한 덕목을 갖출 것을 강조하고 남학생에게는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는 등 교육기관에서 남녀역할에 대한 편견을 갖게하는 교육목표를 제시하거나 교육내용을 구성하고 생활지도 등을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왜 교육부는 남녀차별금지법 시행 1주년을 맞아 여학교의 교훈만 조사했을까. '아름다움' '순결' '몸매' '부덕'은 문제가 되고 '정의' '단결' '건강' '씩씩함'이라는 교훈은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30%가 넘는 여학교가 성역할 고정적인 교훈을 갖고 있다는 것도 문제지만 교육부의 이번 교훈(校訓) 설문조사는 여자만 차별받고 있다는 생각, 그 자체가 평등에 위배된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만큼 우리 사회의 남녀평등의식이 초보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교훈(敎訓)을 남겨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