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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만5세 취학은 유아교육 무시한 발상"

한국교육개발원 '학제연구' 토론회
무상 '유아학교'를 기본학제로 확고히 해야
vs 취학연령 하향연구 유아 교육자에 편중

초등 입학연령의 만5세 하향화에 대한 유아교육계의 반대가 거세다.

26일 한국교육개발원 주최로 한국교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미래학제 탐색을 위한 쟁점 토론’에서 문미옥 서울여대 교수는 “유치원은 지난 57년간 법으로 이미 ‘학교’였으며 만3~5세라는 유치원교육 대상연령을 인정하지 않고 정부가 초등 입학연령을 5세로 하향화하겠다는 것은 유아교육의 후퇴를 의미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문 교수는 “유치원 교육을 ‘취학전 교육’이라고 칭하는 것 자체가 오류”라며 “유치원은 법에서 규정하고 학제인 만큼 ‘초등학교 취학전 교육’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학제개편 논의에 있어 유치원이 학교가 아니라는 생각 자체부터 집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초등 취학연령 5세 안에 대해 “유치원 교육은 놀이와 생활교육을 통해 개성과 창의성, 자율성을 기를 수 있는 노하우를 축적하는 시기”라며 “OECD 국가들도 대부분 만 6세에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공립 병설유치원의 경우 초등학교 조직문화의 영향으로 유아교육의 특성을 살린 교육과정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며 “초등 빈 교실 활용이나 경제활동 인구의 빠른 사회진출 등을 이유로 취학연령을 하향화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또 “3,4,5세 유치원 교육 대상연령을 더 확대하지는 못할망정 그중 5세만 떼어내어 학제화한다는 것은 유아교육담당 학교의 중요성을 간과한 시대역행적 발상”이라며 “만3~5세를 무상교육 ‘유아학교’라는 기본학제로 확고히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장명림 육아정책개발센터 연구위원도 “유아의 발달이 빠르다면 초등학교에 편입시킬 것이 아니라 유치원 교육과정 개정에 반영하는 것이 옳다"며 “만5세 조기취학으로 유아에게 학습 부담과 경쟁 등 어려움을 겪게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반대의견도 제기됐다. 임명희 동남보건대 교수는 “OECD 등 선진국 입장을 그대로 답습하기보다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유아를 위한 유아중심학제 편제를 만들어야 한다”며 만5세가 포함된 초등 저학년을 위한 유아교육중심 교육과정과 아동교육중심 초등 고학년을 위한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안을 내놓았다.

이신동 순천향대 교수는 “만5세 취학에 대한 긍정론과 부정론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취학연령 인하에 관한 연구 대부분이 유아교육 전공자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한계”라며 “개인・사회적 준거가 아닌 취학아동의 ‘행복한 삶’ 영위라는 면에서 앞으로 이 문제를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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