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과학에 ‘파동’ 단원이 나옵니다. 반사와 굴절이라는 탐구활동을 하게 되고 고등학교 물리 시간에는 여기에 더해 회절과 간섭까지 배우게 되고요. 그런데 장비들이 노후화돼서 실험도 불편하고 실험결과도 정확하게 나오지 않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파동에 대해 쉽게 배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죠.”
박준일 교사가 지적하는 기존 장비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광원이 백열등이라는 것. 필라멘트 모양인 백열등의 광원은 파형을 정확하게 만들 수 없었고, 박 교사는 고휘도 LED(luminescent diode; 발광다이오드)를 사용했다.
또 로봇에 들어가는 ‘마이크로 콘트롤러’를 사용해 모터를 써서 진동이 심했던 기존 장비의 문제점을 해소했다. 크기와 무게도 대폭 줄여 보관하거나 이동하기도 손쉬워졌다. 이 자료를 활용하면 간단한 마우스 조작만으로 진동수를 변경해가면서 파동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저항에 따라서 파동과 진동을 변하게 하는 ‘기계식’ 장비를 컴퓨터를 사용하는 ‘전자식’ 장비로 바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수업에 투입해서 학생들에게 실험하도록 한 결과, 70% 이상의 학생들이 이전 장비로 실험했을 때보다 파동에 대해 훨씬 더 잘 이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사의 공동연구자이자 아내인 김미화 교사는 대구대 물리교육학과 동기로 두 사람이 만난지도 벌써 13년째. 이번 연구도 실험장치부터 웹자료, 파일자료, 학습교재 제작까지 골고루 나눠 맡았다. 김 교사는 “둘다 물리교육을 전공한 터라 평상시에도 늘 가르치는데 어려운 점은 없는지, 이 문제를 어떻게 풀면 좋을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곧 우리 부부의 일상생활”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경북대 주영구 교수님을 비롯해 경북교육연구원 연구사님들이 특히 많은 도움을 주셨는데 이번 기회에 꼭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면서 “앞으로도 서로 창의적인 생각을 교환해가며 학생들이 쉽게 배울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