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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⑨ 세계- 거대한 장기판

‘거시경제와 세계 소비자’ ‘미시경제와 세계 개발’ ‘국제 관계’ ‘동아시아(1학기: 중국 2학기 일본과 한국)’ ‘아프리카와 세계’ ‘핵의 위력과 무기들’ ‘1차 세계 대전(승리와 비국)’….

어느 학교에 개설된 과목명이다. 전문성과 구체성으로 보아 대학이나 대학원 과목처럼 보이지만 놀랍게도 미국 한 고등학교에 개설된 과목이다. 우리가 ‘세계를 무대로 일할 꿈을 가져라’라고 말하는 동안 미국의 고등학생들은 우리나라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위에 언급한 ‘동아시아’ 교과에 대한 설명을 보니 ‘한국의 경제 기적’ ‘북한의 굶주림과 군사무장’ 등을 언급하고 있고 심지어 황순원의 작품까지 다루는 것으로 안내되어 있다. 세계 일등 국가의 주인이라는 단순한 ‘의식’을 심어주는 단계르 넘어 구체적으로 동아시아를 지배하기 위해 무엇을 알고 있어야 하는가를 공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렇듯 미국은 초강대국을 유지하기 위해 학생 때부터 구체적 수준에서 교육을 하고 있다. 카터 대통령 시절 국가 안보 담당 특별 보좌관을 지낸 브레진스키는 20세기가 끝날 무렵인 1997년 ‘거대한 체스 판-21세기 미국의 세계 전략과 유라시아’라는 책을 출간했다. 저자는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큰 장기판으로 보고 이 장기판에 참가하는 4명의 게이머(서유럽, 동유럽 중앙아시아 중동 및 남아시아, 극동)들을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 게임 참가자들 간에 벌어지는 갈등과 분쟁을 어떻게 조율하고 관리해 미국의 국익을 극대화하느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국제 전문가 또는 정치 지도자들에게 세계를 어떤 시각으로 볼 것인가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책이다. 본인도 이 책을 통해 미국이 세계 1등적 지위를 차지하기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었지만 정말 놀란 것은 책 서문 앞에 쓰여 있는 글 때문이었다.

“미래의 세상을 만들어 나아갈 학생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세계 전략에 대한 구체적 수준의 이 책을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미국 학생들을 염두에 두고 썼다는 점이 정말 놀라웠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세계 이해 교육 수준은 어떨까?

세계 지도 또는 지구본을 보여 주며 어느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 그 나라의 수도가 어디인지, 조금 더 나간다면 그 나라의 지리나 기후 정도를 알려 주는 수준의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월드 뉴스를 통한 지엽적 뉴스로 한 나라에 대해 호(好), 불호(不好)가 가려지는 경우도 대부분이다. 세계를 보기 이전에 나라 일에 급급해 그럴 수밖에 없음을 인정한다 해도 이제부터는 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정확하고 현실적 수준에서 제자들에게 알려 주기 위해 구체적 수준의 세계 이해 교육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글 첫 부분에 소개한 고등학교가 배출한 사람 중에 한 사람은 현재 미국을 이끌어 가고 있는 부시 대통령이다. 청소년들에게 세계에 대한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교육적 배려를 통해 세계를 이끌어갈 수 있는 지도자가 배출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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