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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경제교육의 사회적 공감대 넓혀야

(5) 선진국 사례와 시사점

美-민간기관 NCEE 대기업 지원받아 학교경제교육 지원
日-중학교 수업 27시간으로 한국 21시간보다 30% 많아

교육자료․프로그램 개발에 학교․기업간 유기적 협력 필요
교사연수기회 확대와 질적 계발 위한 네트워크 형성해야


경제교육을 학교에서 학습하는 과목의 하나로 취급하여 학생 각자가 열심히 공부하면 필요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는 입장을 떠나, 사회가 책임을 가지고 청소년들에게 경제교육을 실시하는 대표적인 사례로서 미국의 NCEE(National Couuncil on Economic Education)를 들 수 있다.


NCEE는 경제교육위원회라고 칭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민간경제교육기구인데 현재 규모면에서 미국 내 7만개의 학교에서 12만 명의 교사와 750만 명의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경제교육을 수행하는 조직체일 뿐만 아니라 예산 면에서도 2004년의 경우 미국 정부로부터 530만 달러, 기부금 400여만 달러, 그리고 교재판매대금으로부터 120만 달러 등 총 1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는 110억원이 넘는 방대한 경제교육 조직체이다. 특히 이 중 83% 이상을 교사 등을 위한 프로그램 지원 서비스에 지출해 상대적으로 교사를 위한 경제교육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400여만 달러에 이르는 기부금은 주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매우 많은 기업들로부터 제공되었다는 점이 흥미롭다(http://www.ncee.net 및 지난 9월 27일 KDI-한국경제학회 공동 세미나에서 발표된 「청소년 학교경제교육 실태에 관한 한ㆍ미ㆍ일 비교」논문을 참조).

이와 같이 미국의 경우는 규모나 그 짜임새에 있어서 우리보다는 매우 발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왜 이와 같이 방대한 민간조직인 NCEE가 미국 전역에 촘촘한 네트워크를 가질 수 있으며 또 어떻게 민간 기업들은 선뜻 그 많은 돈을 기부하는 것일까? 해답은 시장경제 원리를 바르게 교육시키는 것이 사회적 비용을 줄인다는 인식에 있다. 경제교육은 수요자와 공급자간의 거래가 균형가격을 통해 이루어지는 시장경제의 이해에 초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시장 균형에 이르는 여러 요소 즉, 수요와 공급의 특성은 어떠한지, 시장 상황과 필요에 따라 부과될 수 있는 가격의 상하한 제한의 경우 균형 가격은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조세나 통화증감과 같은 정부의 정책은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등에 대한 이해의 제고는 시장 거래의 예측성을 높여줌으로써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거래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여기서 거래비용이란 시장 거래에 소요되는 정보 획득의 비용이나 시간이 적다는 점 외에도 거래 관련 예측성이 높음으로 인해 비정상적인 거래 의도가 줄어들고 나아가 정책의 유효성에 대한 파악이 용이해져서 정부로 하여금 바른 정책을 시행하도록 하고 그 정책의 효과도 보다 적절하게 시장에 파급된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다.


경제교육을 받은 노동자를 고용한 기업 역시 그렇지 못한 노동자를 고용한 기업보다 훨씬 생산성이 높을 것이다. 경제교육을 받은 신입 노동자는 생산과 판매에 대해서 이해가 높을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신용이나 저축, 자신의 인생에 대한 계획 등에 있어서 보다 건전한 경제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대규모 신용불량 사태는 금융기업에게는 물론 사회적으로 얼마나 많은 비용을 치르고 있는가를 생각하면 선진국의 경제교육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많은 기업들 NCEE에 기부

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한 경제교육에 있어서의 애로점으로 경제라는 교과목이 어렵고 딱딱하다 라든지, 학교에서 경제과목에 대한 수업시간이 부족하다, 교사 역시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았거나 사범대학에서 경제학 과목 이수량이 충분치 않아서 학생들에게 경제학을 가르치기에 애로를 느낀다, 또는 시사적인 면이 특별히 많은 경제과목을 가르치기에 필요한 보조 학습자료가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미국의 경우에도 사정은 유사하였는데 이런 점에서 NCEE는 물론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같은 기관에서 학생들이 학습하기에 편한 동영상과 같은 보기 형태의 자료는 물론 현실 경제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제작에 힘을 쏟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실천적 측면에서 보면 영국의 금융교육정책도 같은 궤도 위에 있다. 영국은 2002년 이후 저하되고 있는 학생들의 경제학 성적과 관련해서는 물론 개인 금융교육의 중요성이 사회적으로 강조되면서 학교교육을 지식 및 기능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금융교육, 다양한 채널과 자료 재공을 중심으로 하는 금융정보, 그리고 각 개인별 상담을 시행하는 금융상담의 세 축을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영국 국민들의 금융 역량 향상을 꾀하고 있다(재정경제부, 『해외 주요국가의 교육홍보시스템 실태조사 연구』, 2005. 12.를 참조).

우리의 경우도 현재 매우 많은 학습자료들이 플래시, 동영상, 만화 등으로 제작되고 있으며 콘텐츠 중에는 퍼즐과 같은 다양한 재미 요소를 가미하고 있고 배포 역시 인터넷 게재, CD나 비디오 등의 매체를 통해 공급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많은 프로그램들이 각각 연구과제 제안과 심의 절차를 거쳐 적용할 대상의 학교 교사들에게 사전 워크숍을 갖고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적용한 후 다시 학생들의 반응을 수집하고 재조정을 거쳐 발표된다는 점뿐만 아니라 기존의 자료도 부단히 업데이트를 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현재 우리의 학습자료의 제작 과정은 단계별 객관성의 확보나 수요자 중심의 프로그램 제작이라는 측면에서 아직은 미흡하다는 생각이다. 한 예로 금년 10월에 개최된 NCEE 연차총회에서 발표된 프로그램들 중의 하나는 소설 ‘찰리와 초콜릿’ 이후 아동들이 좋아하는 초콜릿을 소재로 재화의 생산과정, 기업에 대한 이해, 마케팅 등을 복합적으로 어린 학생들에게 학습시키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어린이들로 하여금 초콜릿공장 방문, 학생들의 초콜릿 제작 참여, 기금 조성을 겸한 연극 등의 마케팅 활동 등을 통해 경제교육을 실시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계획에서부터 연극 활동에 이르기까지 대략 6-8개월 이상 걸렸으며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것은 지역 초콜릿 관련 생산자들의 적극적인 후원이었다. ‘초콜릿 경제학’ 프로그램 제안이 있으면 허쉬 등 당해 카운티의 생산업자와 월마트 등의 판매업자들로부터 상당액의 후원금을 지원받는다는 것이었다.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금융 지식의 이해를 높이고자 하는 프로그램 역시 학생들의 반응을 소상히 설명하고 있었고 중학교 학생들에게 동화책을 읽게 하고 이야기 속에 담겨 있는 선택이나 인센티브 등의 경제개념을 학생들이 파악해 내도록 의도한 프로그램, CD형태로 경제개념을 설명하는 Virtual Economics도 보완된 3.0 버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세션도 제공되었다(http://www.ncee.net 참조).

기존 자료 부단히 업데이트

학교 경제교육에서 교육자인 교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청소년들의 교육이 전반적으로 학교 수업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대학에 진학하고 동시에 경상계열에서 경제학을 배우지 않는 한 고등학교에서의 경제교육은 새로운 노동력 계층이 실생활에 진입하기 이전에 받는 마지막 경제교육이어서 특히 교사들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경우, 각각의 프로그램에 전문화된 교사들은 다른 교사들과 관련 프로그램의 내용과 운영에 관해 함께 나누는 워크숍을 연중 갖는다. 교사의 교사(Teacher's teacher)인 셈이다.


이러한 기능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사 네트워크와 동시에 인센티브를 통한 교사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의 경우 아주 초보적인 단계의 시범적 운영이 있을 뿐이다. 교사들에게 이러한 경제교육 전문가로서의 인센티브 제도가 있어야 하며 기본적으로 많은 경제 담당 교사들에게 경제학에 대한 흥미를 고취시키는 연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우리의 경우나 미국, 일본의 경우도 교사들이 대학에서 경제학 과목을 이수하는 정도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미국에서는 NCEE 주관으로 매년 교사들에 대한 교육을 시키는 한편 교사들을 위한 교재개발 및 효과적인 교육방법의 공유에 지원을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교사를 포함하여 학생들에게 수업을 공급하는 학교의 경제교육 공급체계는 아마 우리의 경우나 외국의 경우 모두에게 일차적인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우리와 일본의 경우 교육당국이 제정한 통일된 기준에 의한 교육과정이 설계되어 있는 반면, 미국은 주 정부가 독립적으로 교육과정을 시행한다. 미국의 교과과정은 학생들의 진로 결정, 학업성취 수준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은 장점이 있지만 학생 취향에 따라 과목 편중의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공급체계의 차이는 당연히 학생들의 학습시간에 영향을 미친다. 즉, 중학교 과정은 일본이 27시간으로 우리나라의 21시간보다 30% 정도 많으며 고등학교 과정은 일본이 17.5시간 이상으로 우리나라의 10시간에 비해 1.7배 이상 많다. 미국의 경우, 경제과목을 이수한 5단위 이상 수강한 학생이 고등학교 졸업생의 50%에 달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6단위에 해당하는 경제과목을 수강한 학생은 고등학교 졸업생의 25%수준이다(「청소년 학교경제교육 실태에 관한 한ㆍ미ㆍ일 비교」참조).


절대 수업시간의 부족은 당연히 학습 내용을 차치하더라도 학생들에게 경제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갖게 할 기회가 적다는 데에 단점이 있다. 그 외에 특히 미국과 일본은 지속적으로 대학생과 중고등학생들의 경제이해력 측정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국은 매년 테스트 결과를 NCEE 연차총회에서 발표한다.

교사들간 워크숍 활발

최근 우리 사회에도 경제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제 관련 민ㆍ관 기관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과 학습자료를 제작, 보급하기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경제를 가르치는 교사들의 관심도 높아져 교사들 중심의 연구 활동은 물론 경제 관련 교사 연수에도 참여가 높아지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도 다수의 민관 경제 관련 기관들을 중심으로 경제교육협의회가 구성되기도 하였고 이미 많은 기관들은 학생들에게 경제에 대한 흥미와 이해를 돕기 위해 경시대회며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드물지 않게 교사나 학생들을 해외 연수시킴으로써 학교 경제교육에 전반적인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짧은 지면이지만 왜 경제교육을 해야 하는지, 기본적으로 어떤 시각을 가지고 경제교육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NCEE 사례를 중심으로 간단히 살펴 본 결과는, 무엇보다 경제교육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넓혀야 함을 시사한다는 점이다. 경제는 끊임없이 변모하고 있고 알아 두어야 할 경제지식은 가히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 개인이 책이나 언론매체 등을 통해 지식을 높이기에는 충분치 않으며 고등학생들에게 주어지는 경제 수업 시수 역시 부족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경제교육에 관한 객관적이고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자료와 프로그램의 개발에 학교와 기업, 지역사회 및 경제 관련 기관간의 유기적인 협력도 매우 필요함을 시사한다. 소비자의 권익을 신장하기 위한 소비자기관의 교육도 필요하며 효과적인 개인의 자산관리를 위한 금융기관의 포트폴리오 교육도 필요하지만 이와 같은 실용적인 경제교육은 기본적인 시장경제의 이해와 병행되어야 한다.


산업 및 경제구조의 변화가 어떻게 대외무역 환경이나 기업들의 투자환경에 영향을 주는지, 정부와 소비자들의 향후 역할이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에 대한 이해 없이는 부분적인 경제지식은 단견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학교 경제교육의 중심체라 할 수 있는 교사들에 대한 연수기회 확대와 질적 계발을 위한 네트워크 또한 중요하다. 학교 경제교육의 현황에 대한 면밀한 기초조사를 통해 교사, 학생, 기관 간에 무엇을 우선순위로 삼아 어떻게 경제교육을 활성화시켜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수렴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 성 표
KDI 경제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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