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미국의 일선 학교에서 교사들이 학부모 등으로부터 받아도 될 만한 선물의 규모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홀리데이 시즌에 교사에게 마음을 표시하는 행위가 오래전부터 전통으로 굳어지기는 했으나 늘 쉽지 않은 결정을 해야 한다. 올해의 경우에는 최근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발생한 자폐 학생 부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계기로 경각심이 더해져 더욱 신중한 모습이다.
대만계 학부모는 아들을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는 과정에서 학교 및 교육구 관계자에게 비싼 보석류와 향수 등 무려 10만 달러 상당의 선물을 강요받았다며 소송을 제기해 관심을 모았었다.
현재 미국내 대부분의 교육구나 학교들은 자칫 경쟁적으로 비싼 선물을 마련할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교사간의 위화감 조성 방지 등을 목적으로 아예 선물을 금지하거나 일정한 제한을 둔 규정을 마련, 시행해 오고 있었는데 어바인 사건을 계기로 기존 규정을 강화하거나 새 규정을 마련하는 움직임이 펼쳐지고 있는 것.
현재 베벌리힐스 통합교육구측은 교사들이 "부적절한 선물을 거부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중이다.
캐리 맥베이 교육감은 "어바인 사건 보도후 여러 교육위원들이 찾아와 선물 수수에 대한 규정이 없으니 서둘러 마련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현재 시행중인 선물 규정 가운데는 주목할만한 것들이 많은데, 로스앤젤레스 통합교육구의 경우 연간 한 학생으로부터 100 달러 이상의 선물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보다 세부적인 윤리규정을 마련하는 한편 굳이 선물할 경우 교사 개인보다는 학교발전 기금으로 내놓도록 학부모에게 고지시킬 계획이다.
또 콜로라도의 사립학교인 '애스핀컨트리데이스쿨'에서는 학부모회가 '교사 홀리데이 기금'을 마련해 운영중이며 정교사에 대해 평균 550 달러를 선물한다.
수년째 기금 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로빈 대널씨는 "학부모 입장에서는 일정액을 내놓음으로써 모든 교사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며 "나의 경우 예전에는 쿠키를 구었는데 이제 더이상 그런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