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서울지역 외국어고 입학전형부터 구술ㆍ면접시험에서 계산식 수학ㆍ과학문제가 출제되지 않는다.
외고 전체로 구성된 공동 출제위원단이 일반전형은 물론 특별전형의 구술ㆍ면접 문제까지 내고 출제 범위는 중학교 교과과정으로 제한된다.
내신성적의 실질반영비율을 높이고 일부 전형에서 내신만으로 신입생을 뽑는 방안도 검토된다.
서울시교육청의 '외고전형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팀' 관계자는 1일 "그동안 구술ㆍ면접 문제를 분석한 결과 상당수 문항이 수학과 과학과목의 계산식 지필고사 문제였다"며 "올해 입시부터는 외고들이 중학교 교과 과정내에서 문제를 내되 정답이 딱 떨어지는 계산식 문제를 출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 구술ㆍ면접시험 어떻게 바뀌나 = 서울지역의 대원외고, 명덕외고, 한영외고, 대일외고, 서울외고, 이화외고 등 6개 외고들은 2007학년도에 특별전형을 통해 성적우수자와 외국어 우수자, 지역우수자 등 836명을, 일반전형을 통해 내신성적과 구술ㆍ면접시험으로 1천336명을 선발했다.
특별전형과 일반전형 구술ㆍ면접 시험 문항은 10∼12개로 수학ㆍ과학의 경우 계산식 문제가 주로 출제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수학과 과학 과목에서 계산식 문제 출제는 사실상 '금지'된다.
추론 능력이나 사고력을 평가하는 문제 위주로 바뀐다.
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현직 중학교 수학, 과학 교사가를 외고 전형 출제검토위원으로 참여시킬 방침이다.
시교육청이 국회 교육위원회 유기홍(열린우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역 외고 6곳이 2006학년도 입학 특별 및 일반 전형을 실시하면서 출제한 132개 문항 가운데 36%인 47개 문항이 수학 교과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특별전형 구술ㆍ면접시험 문제도 일반전형처럼 외고 공동으로 구성된 입시문제출제관리본부에서 출제한다.
외고들은 그동안 일반전형은 출제관리본부를 함께 만든 후 상당수 문제를 공동 내왔지만 특별전형의 경우 학교별로 독자적으로 문제를 출제해왔다.
태스크포스팀 관계자는 "그동안 외고의 특별전형 구술ㆍ면접시험 문제는 상당히 까다로웠다"며 "하지만 앞으로 특별전형 구술ㆍ면접문제를 일반전형처럼 공동 출제하면 난도를 낮추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구술ㆍ면접 문항수와 시험시간을 줄이고 구술ㆍ면접 문제를 공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되고 있다.
◇ 내신 실질 반영비율 확대…내신 100% 선발 신설 = 내신 실질 반영률이 높아지고 내신으로만 뽑는 전형도 생긴다.
2006학년도의 경우 서울지역 6개 외고 입시전형의 내신 실질 반영률이 평균 9%인 것으로 집계됐다.
학교 별로 보면 명덕외고가 4%로 가장 낮았고 대원외고 6%, 대일외고 7%, 한영외고 8%, 이화외고 14%, 서울외고 15% 등이었다.
내신 실질반영률은 교과성적 최고점에서 내신 기본점수를 뺀뒤 이를 입학전형 총점으로 나누고 100을 곱해 산출한다.
그러나 2008학년도 입시부터는 내신 실질반영률을 높이고 특별전형 성적우수자전형에서는 구술ㆍ면접을 아예 실시하지 않고 내신성적으로만 학생을 뽑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 '입시 과열' 해소 취지…수험생 오히려 어려울 수도 = 시교육청은 특목고나 국제중에 입학하기 위해 중학생뿐 아니라 초등학생들까지 학원에 다니는 등의 '과열 입시 경쟁'을 줄이기 위해 외고 전형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해왔다.
초등생을 대상으로한 특목고, 특목중 대비반 운영은 규정상 금지돼 있지만 학원들은 이를 어기고 초등 5~6학년을 대상으로 외고, 민사고, 과학고, 청심국제중 대비반을 운영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의 국정감사에서는 외고의 전형 방법과 입시기관화 현상이 주요 이슈로 부각되기도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런 대책을 내놓은 것은 초등학생들마저 사교육시장에 몰리면서 특목고 입시지옥에 시달리는 현상을 없애기 위한 것"이라며 "외고는 명문대 진학을 위한 디딤돌 역할이 아닌 당초 설립 취지대로 외국어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로 운영되도록 적극 장학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입시전형 개선방안이 시행되더라도 과잉 입시 경쟁을 완화시키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특목고 전문 입시학원인 양천구 목동의 씨그마학원 정주창 원장은 "추론능력이나 사고력을 측정하는 구술ㆍ면접문항의 경우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처음 보는 유형이기 때문에 문제를 풀기 상당히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