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육을 국가가 도맡아 해온 그리스에서 사립대학 설립 여부를 놓고 정부와 교육계가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리스 국회는 10일 대학 교육의 국가 독점을 폐지, 사립 대학 설립을 허용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안을 놓고 난상토론에 들어갔다.
보수 성향의 현 정부는 대학 교육의 질적 수준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의 교육 체제에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사립 대학 설립을 그 대안으로 제시, 대대적인 교육 개혁 법안을 국회에 상정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학생과 교직원, 좌파 정당들은 사립 대학 설립 허용이 교육비를 인상시켜 서민들만 피해를 보게 되며, 오히려 결과적으로는 교육의 질 저하를 가져올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교사들과 공무원 노조는 이날 아테네 도심에서 항의 시위를 벌인 뒤 성명을 내고 "사립 대학 설립으로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에 대한 질 높은 교육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정부 개혁에 반기를 들었다.
일부 교사 및 공무원 노조는 이날 하루 정부의 개정안 상정에 항의하고 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를 요구하는 1일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헌법 개정안은 여당과 제1야당인 사회당이 찬성하고 있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국회에서 승인된 개정안은 2008년부터 발효된다.
그리스의 신민주당 정부는 지난 2004년 집권 이후 임금 인상과 교육 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교사들의 장기 파업과 반정부 시위 등으로 교육계와 줄곧 반목해왔다. 그리스 교사들은 초임 평균 연봉이 1만2천555유로로 유럽 내에서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