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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美 학부모, 명문 사립 진학 스트레스 크다

스펜서 커트로군은 최근 일요일에 독해와 수학, 추리력을 테스트하는 3시간 짜리 시험을 봤다.

커트로군의 올해 나이는 불과 10살. 그가 치른 시험은 대학진학용이 아니라 중학교 진학을 위한 것으로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미국 전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사립 중고교 진학 희망자들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독립학교진학시험(ISEE)' 가운데 하나다.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사립학교는 극소수로 한정돼 있는 반면 진학 희망자가 적잖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ISEE 테스트나 중등교육입학테스트(SSAT), 종교계 부설학교에서 요구하는 '고교배치고사(HSPT)' 등 각종 진학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게 하기 위해 미국 학부모들이 적지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커트로군의 경우처럼 사립중학교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5~6학년 때 시험을 치러야 하며 LA 인근에서 가장 선호되는 중학교들은 코로나 델 마르 지역의 '하버 데이 스쿨', 패서디나 지역의 '챈들러 스쿨', 샌타모니카 지역의 '크로스로즈 스쿨' 등이다.

더구나 진학이 가능한 학교가 극히 제한적이다 보니 학부모들은 아이비리그를 겨냥한 대입 수험생 자녀를 둔 것과 비슷한 압박감을 받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은 자녀가 원하는 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1:1 개인지도 또는 소그룹 지도를 받으며 가정교사에게 수백~수천 달러씩 기꺼이 지불하면서 단기간에 성적을 끌어올릴 것을 주문한다.

뉴욕 소재 비영리 교육기관인 ERB에 따르면 ISEE를 치르는 학생은 지난 10년 사이 2만1천명에서 2배인 4만2천여명으로 늘었으며 이 가운데 로스앤젤레스는 2005년의 경우 3천560명이 응시하는 등 전국에서 가장 높은 응시율을 기록했다.

특히 입학사정의 기준으로 이들 시험을 채택하는 학교들이 늘어남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LA의 거의 모든 사립 중고교는 ISEE를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캘리포니아주(州) 북부를 비롯한 상당수 지역에서는 SSAT를 채택하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인 SAT와 대학인정학점 코스인 AP 테스트를 주관하는 ETS가 관리하는 ISEE는 연간 2회까지 응시할 수 있고 1회 응시 비용이 75달러이다.

비벌리힐스 등지에서 가정교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컴패스교육그룹'의 애덤 잉거솔 공동대표는 "지난 한 해 동안 ISEE 테스트를 보기 위해 가정교사를 원하는 학부모가 입소문을 타고 무려 3배나 늘어났다"며 "일주일에 90분 가르칠 경우 넉 달간 3천달러 이상 받고 있다"고 전했다.

유치원부터 8학년까지 운영하고 있는 사립학교 웨슬리스쿨의 경우 8학년에 한해 사립고교 진학반을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재학생의 3분의 2가 참여하고 있으며 나머지 학생들은 개인교사로부터 지도받고 있을 것으로 학교 측은 파악하고 있다.

이 학교의 베레너 더노비 교사는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입시테스트에 대비하고 있다"며 "만약 이런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확실히 불리할 것이다"고 말했다.

커트로군의 어머니인 메리 커트로씨는 "내 아이보다 앞선 자녀를 키운 학부모들이 한결같이 '대학에 보내는 것만큼 힘들었다'고 하소연했다"면서 "부모들이 만나면 하나같이 이런 얘기들 뿐인데, 솔직히 고교 졸업반은 수백개의 대학에서 하나를 고르지만 우리는 3~4개의 학교를 놓고 경쟁한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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