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원장 이상규)은 최근 신문과 방송, 인터넷언론의 기사와 투고 등을 대상으로 한 ‘차별적, 비객관적 언어표현 개선을 위한 기초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가치 판단에 따라 자의적으로 사용되기 쉬운 ‘일류’나 ‘명문’, ‘고위’ 등의 표현은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행정구역상의 범위가 분명하지 않은 ‘강남’, 병역 의무 수행자를 비양심적으로 만들어 버리는 ‘양심적 병역 거부’, 대졸자 중심 사고에서 나온 ‘386세대’, 고가품 판매업자의 상술에 이용당하는 듯한 ‘명품’ 등도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표현으로 분류됐다.
직업이나 사회적 지위와 관련해서는 ‘잡상인’처럼 고정된 공간과 일정 수준의 자본을 확보하지 못한 상인에게 붙여지는 ‘잡-’이라는 접두사, ‘월급쟁이’처럼 직업을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되는 ‘-쟁이’라는 접미사,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하는 ‘철밥통’ 등이 개선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법률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용어인 ‘신용불량자’나 일찍 태어난 아기들을 가리키는 ‘미숙아’, ‘사생아’나 ‘결손가정’도 고쳐야 할 표현이다. 모든 책임을 여성에게만 전가하는 ‘미혼모’나 봉건시대 가치관이 숨어있는 ‘미망인’을 비롯해 ‘처녀작’, ‘시집가다’, ‘학부형’ 등도 성차별적 요소를 안고 있어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백인 중심적 사고를 담고 있는 ‘유색인종’이나 ‘혼혈아’, ‘코시안’, 자국중심적인 사고를 드러내는 ‘동포, 교포, 한국계’, 서울 중심적 사고에서 비롯된 ‘서울로 올라가다’, ‘지방으로 내려가다’ 등도 가려 써야 할 표현으로 나타났다.
국립국어원은 결손가정은 ‘한부모가정’, 미숙아는 ‘이른둥이’, 월급쟁이는 ‘월급생활자’, 양심적 병역거부는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 학부형은 ‘학부모’ 등 대안이 있는 표현은 바로 고쳐서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국립국어원은 이번에 조사대상이 됐던 언론매체 등과 협력해 차별적이고 비객관적인 언어 사용 실태와 대안을 홍보·교육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