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근버근’은 목재 가구나 문틀 따위의 짝 맞춘 자리가 약간씩 벌어져 있는 모양을 가리키는 부사다. “서랍이 어근버근 맞지 않아 열고 닫기가 힘들어졌다.”
가구나 문틀 같은 사물뿐 아니라 사람들끼리 서로 마음이 맞지 않아 사이가 꽤 벌어지는 모양을 표현할 때도 ‘어근버근’을 쓸 수 있다. “저 사람들은 서로 어근버근 지내더니 마침내 등을 돌리고 말았다.”
형용사인 ‘어근버근하다’도 활용할 수 있다. “어느 사무소를 옮겨 왔는지 테이블 나부랭이 어근버근한 의자 부스러기를 몰아다 놓고 면사무소 같은 꼴이 되었다는 것이다(염상섭, 취우).”
‘어근버근’보다 작은 느낌을 주는 ‘아근바근’도 있다. “나이가 같은 옆집 부부는 곧잘 아근바근 싸우지만 또 금방 화를 풀고 사이좋게 지낸다.”
이외에도 서로 어긋난 모양을 가리키는 비슷한 부사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어긋버긋’이은 ‘여럿이 고르지 못하고 서로 어그러지고 버그러진 모양’을 뜻하고, ‘어긋어긋’이나 ‘아긋아긋’은 ‘물건의 각 조각이 이가 맞지 않아 끝이 약간씩 어긋나 있는 모양’, 또는 ‘무게나 부피, 길이 따위가 어떤 기준에 어그러져 있는 모양’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