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기의 숫구멍(정수리가 굳지 않아 숨 쉴 때마다 발딱발딱 뛰는 곳)은 몇 개나 될까. ‘미역국’은 모유수유를 촉진시키는가.
중·고교 '가정과학' '기술가정' 등 검정교과서가 잘못된 의학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동의대 제일병원 소아과 신손문 교수팀은 최근 '중·고교 교과서에 실린 소아 관련 정보의 조사' 연구를 통해 47개 '가정과학' 등 검정교과서의 유아·출산 관련 내용을 검토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신 교수팀은 “위 두 가지 질문에 대해 상당수 '가정과학' 등 검정교과서에서는 내용 자체가 틀렸거나 부정확한 기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교과서들이 뒤 숫구멍과 앞 숫구멍이 출생 후 1년~1년6개월 뒤 완전히 닫힌다거나 뒤 숫구멍은 4개월쯤에, 앞 숫구멍은 2년이 지나야 닫힌다고 기술하고 있지만 숫구멍은 출생 시 앞, 뒤, 뒤가쪽 좌·우, 앞가쪽 좌·우 각 한 쌍 등 모두 6개가 존재한다”며 “이 중 뒤 숫구멍은 생후 6~8주면 닫히고, 앞 숫구멍은 대부분 14~18개월에 닫히며 간혹 2년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신 교수팀은 “미역국이 모유수유를 촉진시킨다는 일부 교과서의 설명도 근거 없는 것”이라며 “출산 후 미역국을 먹는 것은 미역이 자궁수축과 지혈, 조혈제로서의 역할을 하고 칼슘을 보충하는 데 효과적인 식품이기 때문이지 모유수유 촉진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삭제를 권고했다. 이밖에도 이유식, 신생아 목욕, 신생아와 영아기에 대한 잘못된 정의 등도 많았으며, 1997년판 유아예방접종표를 아직도 싣고 있는 교과서도 있다고 지적했다.
교과서 편찬 과정도 의학지식이 부족한 비전공자들에 의해 이뤄지고, 관련 학회의 감수조차 거치지 않은 채 출판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 교수팀은 “검정교과서 47편의 저자들은 가정학과 계열이 74~75%로 가장 많았고, 현직 교사 및 장학사가 24~25%로 그 뒤를 이었다”며 “집필 후 검정까지 의학전문 학술단체나 전문가 검토를 거친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소아의 건강관리 및 육아에 관한 내용의 경우 대한소아과학회 등 전문 학술단체의 감수를 거쳐 정확한 의학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중·고생들이 실생활에 적용하는데 혼란이 초래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부정확하거나 틀린 내용 혹은 근거가 불명확한 내용 등은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