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 올라갈수록 자기주도 학습능력 ‘곤두박질’ 학업적 효능감 증진시킬 다양한 전략마련 필요
학생들의 자기주도 학습능력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현저히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인섭 숙명여대 교수는 최근 ‘한국의 교육력,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교육학회(회장 윤정일 서울대 교수) 춘계학술대회에서 자기주도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한 논문 ‘학습력의 실태 및 제고방안’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교육부(2005)의 학업성취도 평가결과에 의하면 초등 6학년을 대상으로 한 자기주도 학습능력 정도에서 10.5% 정도가 ‘상’ 수준으로 나타난 반면 중3의 경우, 자기주도 학습 정도가 ‘상’ 수준인 학생이 약 7%정도, 고1은 6%정도였으며 대부분의 학생들이(약 77%) 중간정도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
이런 현상에 대해 송 교수는 “학원에 의지하게 됨으로써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학원에 맡기게 됨으로써 자신의 학습계획을 세밀하게 계획할 수 없게 되고 학습 내용이 제공되었을 때 무의미하게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며 “자신의 학습활동의 정확한 목표 없이 주어진 과제에 대한 완수만을 목적으로 공부를 끝내는 타인주도적 학습자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송 교수는 “이런 결과는 대학생활에서의 학습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톨릭대 성기선 교수가 서울대 등 6대 대학 471명 학생들의 ‘학습활동 및 태도’를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과외를 받지 않은 학생들의 대학 성적 및 생활 적응도가 과외를 받은 학생들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과외를 받지 않은 학생들은 혼자서 공부하는 태도와 습관형성 측면에서 더 높은 평균점수를 받았으며 자료를 찾아 리포트를 작성하는 능력이나 강의를 이해하는 정도, 체계적으로 전공서적을 읽는 수준, 토론 능력, 졸업 후 진로에 대한 목표의식 등에서 과외학생들을 앞질렀다. 성 교수는 이런 점에서 과외가 자기 주도적인 학습태도를 갖추는 것을 방해하며 고등교육 활동을 위한 태도와 능력을 형성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과 자기 주도적인 학습능력이 전반적으로 결여되어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송 교수는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 기르기를 시도하는 것이 학업성적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유명학원의 유명강사의 강의를 아무리 많이 들어도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진정한 실력의 높은 학업성취를 얻을 수 없다”며 송 교수는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의 양이 많고 적음에 따라서 학업 성적이 달라진다는 사실은 객관적 연구 결과로도 이미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국교육개발원(2005)이 서울 지역 고교생 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학업성적 상위 10% 이내 학생들’ 중 74.3%가 ‘하루 3시간 정도 책상에 앉아 집중적으로 공부한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적어도 3시간 정도는 혼자 힘으로 공부하는 계획을 잡아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송 교수는 자기주도학습 능력 증진을 위해 △ 학생들의 학업적 효능감을 증진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전략 마련 △학생들의 교과 일반적인 학습전략뿐 아니라 교과 특수성에 기반을 둔 학습전략 계발 △학습 내용에 대한 흥미 등의 내적 동기 강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