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학생들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험을 치른다. 16세 미만 학생 대상 국가 시험은 모두 폐지돼야 한다."
영국 일반교육협의회(GTC)가 영국에서 시험 스트레스가 교육에 대한 태도를 망치고 있다며 시험 제도에 대한 근본적이고, 긴급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고 가디언 신문이 10일 보도했다.
GTC는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시험이 학업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실패했으며, 오히려 학생들의 학습의욕을 빼앗고, 스트레스만 주며, 공부를 싫어하는 10대를 학교 밖으로 쫓아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GTC는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초ㆍ중등학생들은 16세 전에 평균 70회의 시험을 치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험을 본다며 7세, 11세, 14세 때 학생들이 보는 전국 학력평가시험인 Sats는 폐지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학교 순위를 결정하는 데 척도가 되는 국가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광범위한 교육을 시키지 못하고 시험에 맞춰 맹훈련을 시켜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일부 교사들은 학교의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시험 성적을 조작하고, 학생들이 부정행위를 하는 것을 도와주기까지 하는 실정이라고 키스 바틀리 GTC 회장은 개탄했다.
바네사 란이라는 26세 교사는 GCSE(중등교육 자격시험)에서 학생의 부정행위를 방조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9일 목매 자살한 것으로 드러나 교육계에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바틀리 회장은 학업 성취도 평가를 위해 4년마다 모든 아이들을 하루 동안 패닉 상태에 몰아넣는 전국적인 학력평가시험 대신에 초등학생 1% 이하, 중등학교 3% 이하만 샘플로 시험을 보는 표본 추출 방식으로 시험제를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대변인은 "우리는 전국적인 시험을 통해 학교별 성적을 매기고 학교 순위 명단을 발표하는 현 정책을 지지한다"며 "이 시험제는 우리가 이룩한 학업 수준의 향상을 유지하고 지속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GTC의 비판적 보고서와 달리 정부의 시험제는 학부모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학부모기구의 인터넷 여론조사에서 학부모 59.4%는 자녀들이 시험 압박 때문에 부정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