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2008학년도 입시안을 유지하고 2009학년도 입시안 변경을 적극 검토하는 중재안을 내놨다.
서울대는 정시모집 일반전형에서 학생부 교과목별 1ㆍ2등급에 만점을 부여키로 한 입시안에 대해 "2008학년도에선 그대로 유지하고 2009학년도부터 등급을 나누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교육부에 전달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서울대가 지난 17일 교과목별 1ㆍ2등급에 만점을 주는 입시안을 그대로 가져가겠다고 발표한 방침에서 한 발짝 물러난 것으로, 이로써 '내신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서울대는 17일 입시안 유지 발표 이후 교육부와 물밑 접촉을 통해 올해 입시안은 유지하되 내년 입시안을 바꾸는 방향으로 적극 검토한다는 인식을 공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정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이번주 초 교육부가 '2008학년도에서는 교과목별 1ㆍ2등급에 만점을 주는 방안을 유지하되 2009학년도에는 두 등급을 나누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요청해온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1ㆍ2등급에 점수를 달리 주도록 바꾸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입시안을 되돌린다면 이보다 더 중요한 대학 입시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해치는 결과를 낳게 된다며 입시안 유지 방침을 고수해왔다.
또 기존의 입시안이 마치 전체 학생의 1ㆍ2등급 규모(11%)에 모두 만점을 주겠다는 것처럼 잘못 비쳤지만 이는 교과목별로 1ㆍ2등급에 같은 점수를 주는 것일 뿐, 실제 전형에서는 교과목별 등급 점수를 합산해 교과목수로 나눈 평점 평균을 사용하므로 지원자 대다수가 같은 점수를 받게 된다는 일각의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해왔다.
김영정 본부장은 "2007학년도 지원자들의 내신 점수를 2008학년도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모든 교과목에서 1등급을 받는 학생은 한 명도 없으며 모든 교과목이 2등급 이내인 학생도 전체 지원자의 1%에 불과하다. 그 이하에서도 점수폭이 다양하게 나타났다"며 서울대의 입시안이 '내신 무력화'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대는 그러나 교육부와 대학들의 '내신 갈등'이 지속될 경우 공교육 현장에 혼란만 야기될 것이라는 지적에 따라 기존의 입시안을 유지하되 내년 입시안 결정 시 1ㆍ2등급을 나누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방향으로 수정했다.
수능을 5개월 남긴 시점에서 이미 내신 환산 프로그램까지 공고한 입시안을 변경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지만 2009학년도 입시부터는 전형 결과를 분석해 1ㆍ2등급을 나눌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이를 나누지 않을 까닭이 없다는 게 서울대 측 입장이다.
김 본부장은 "교육부, 서울대, 사립대 등 이번 갈등의 주체들이 한 걸음씩 물러나 하루빨리 갈등을 봉합하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했다"며 "서울대 입시안은 지난해에 비해 내신이 강화된 안이므로 수험생들은 혼란을 갖지 말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