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입 내신반영비율과 관련한 25일 교육부의 발표를 두고 일부 사립대는 '허황된 소리에 대응할 필요를 못 느낀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내신 무시' 논란의 직격탄을 맞은 연세대는 일절 반응하지 않았고, 공교육 정상화에 노력하겠으며 교육부 방침에 따르겠다는 방침을 고수하던 이화여대는 "실천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교육부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검토해 입장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고려대 박유성 입학처장은 격앙된 목소리로 "교육부에서 입학 전형을 아예 짜줬으면 좋겠다. 어차피 교육부에서 다 하겠다는 뜻이 아니냐. 서류를 다 넘겨줄 테니 우리 입학전형과 관리까지 다 해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박 처장은 "어제는 마치 대학에 뭔가를 해줄 것처럼 얘기하더니 오히려 자율권 침해가 더 심해졌다는 생각이 들어 매우 실망스럽다"며 "8월 말까지 하라는 것은 정시뿐 아니라 수시까지 건드리겠다는 뜻으로, 그렇게 다 간섭을 하면 신입생을 어떻게 뽑으라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박 처장은 입장이 비슷하고 뜻이 맞는 대학의 입학처장들을 따로 불러모아 교육부 방침에 공동으로 대처할 방안도 있다고 밝혔다.
서강대 김영수 입학처장은 "허황된 얘기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못 느낀다"며 "우리는 우리 계획대로 움직여 나갈 것이고 지금까지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8월 말까지 2008학년도 모집요강을 발표하라는 것도 그렇고 2008학년도 계획도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 2009년 계획까지 거론하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양대 차경준 입학처장은 "행ㆍ재정적 제재라는 '칼'을 들이대면서 해내라고 말하고 있는데 교육부는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제발 생각을 해보고 발표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 처장은 "8월 말이면 수시모집 접수에 모두 매달려 있을 때인데 그때까지 짜내라고 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며 "억지로 만들어 내더라도 졸속이기 때문에 또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성재호 입학처장은 "교육부가 가진 근본적인 원칙인 공교육 정상화에는 공감하니까 해답이 나오리라고 기대한다"며 "10월 중순은 돼야 나올 수 있는 것인데 올해는 혼선이 생겼으니 수험생을 위해 최대한 한 빨리 만들도록 노력하겠지만 날짜를 정하고 기한 내 처리를 강요하는 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전국입학처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경희대 정완용 입학처장은 "대학들이 형편이 된다면 입시요강을 빨리 내는 것이 수험생이나 학생에게 모두 좋은 일"이라면서도 "오늘 교육부 발표는 전국입학처장협의회에서 제안한 취지와는 다른 내용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