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화학저널 ‘사이언스’지(6일자)는 한국의 이공계 기피현상과 함께 고교 과학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한 특집기사를 통해 “한국 과학교육이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며 한국 고교 과학 교과과정의 문제점을 집중 소개했다.
사이언스는 “서울대 이공계 신입생 5명 중 1명은 정규 대학과정을 시작하기 전에 수학 보충수업이 필요하다”는 오세정 서울대 자연대 학장의 말을 전하며 고교 과학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서울대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포항공대(포스텍)보다 많은 학생을 과학고에서 선발하고 있다고 사이언스는 덧붙였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공과대학인 KAIST와 포스텍, 서울대의 신입생들의 수학 및 과학 실력이 얼마나 형편없는지를 비판한 것이다.
교과서의 창의력 부재도 거론됐다. 고교 화학 교과서 저자로 참여를 요청받은 이덕환 서강대 교수의 입을 통해 사이언스는 “정부가 교과서에 무엇을 담을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교과서는 창의력에 관해 아무것도 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사이언스는 한국과 일본에서 1990년대 중반 암기 위주의 입시 부담을 덜어주려는 교육개혁 운동이 오히려 수학과 과학에 대한 경시풍조로 이어져 창의력을 떨어뜨렸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한국의 과학경시 풍조는 한국이 최근 국제올림피아드에서 과학과 수학분야에서 다른 나라에 앞서고 있고, 한국 정부가 지난 5년간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액을 2배 이상 늘리고 있는 상황과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점을 들어 ‘아이러니컬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사이언스는 “요즘 한국 내에서 교육과정 개편에 대한 한국과학자들의 노력과 함께 과학에 대한 관심을 고취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이러한 노력이 젊은이의 과학에 대한 무관심을 상쇄하기엔 충분치 않을 것”이라는 다소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