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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재개정' 사학법 또 손질…'진통' 예고

'사립교원 임면' 용어 정의 등 5개항…사학들 반발 심할 듯

교육부가 사학재단의 투명성과 자율성 문제를 둘러싸고 개정과 재개정을 거듭했던 사립학교법을 또다시 손질하려고 하자 사학들이 자율성 훼손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나서 진통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최근 교원인사위원회 역할 강화 내용 등을 담은 '사립학교법 및 동법 시행령 일부 개정 추진계획'을 마련, 각 시ㆍ도교육청을 통해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고 6일 밝혔다.

주요 내용은 사학법에 ▲ 사립교원 임면 용어 정의 ▲ 과원교사 및 민주화운동 관련자 특별채용 ▲교원징계위원회 외부인사 3분의 1 이상 위촉 등의 조항을 신설하는 것이다.

또 사학법 시행령 중 ▲ 고교 이하 사립교원 임면 보고시 교원인사위원회 회의록 사본 제출 ▲ 사립교원 신규채용 시험방법 변경 등에 관련된 조항을 신설하거나 개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학들이 고유권한인 인사권을 침범하는 등 자율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이번 사학 개정 작업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학에만 요구하고 있는 사립학교 교원 임면 보고시 교원인사위원회 회의록 사본 제출을 고교 이하로 확대하는 것에 대해 사학들의 반발이 크다.

한국사립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는 "교원 임면 보고시 사실상 임면 동의서에 해당하는 교원인사위원회 회의록 사본을 제출토록 하는 것은 학교법인의 자율적 교원 임면권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이 내용이 전교조의 요구사항인 점을 감안, 개정 배경에 학교법인 및 학교장에 대한 무력화 시도가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까지 교육부에 전달했다.

사립교원의 임면 정의 부분도 교육부는 신분 변동이 오는 '신규채용, 승진, 겸임, 강임, 휴ㆍ복직, 직위해제, 정직, 면직, 해임, 파면' 등을 명확히 규정한다는 의도지만 사학의 생각은 다르다.

현재 교원 임면시에는 학교법인이사회 의결을 거치고 인사에 관한 중요사항을 심의하기 위해 학교에 교원인사위원회를 두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교원 임면에 관한 용어를 법에 못박으면 학교법인이사회의 고유권한인 인사권이 교원인사위원에도 부여될 수 있다는 게 사학들이 설명이다.

사학들은 이 때문에 교원 임면에 관한 용어 정의를 사학법이 아닌 정관에 별도로 정하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사립학교 과원교사와 민주화운동 관련자 특별채용도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높다.

과원교사의 경우 저출산과 이농현상으로 인한 학생수 감소를 대비한다는 취지지만 이미 각 시ㆍ도교육청이 사립 과원교사를 공립학교로 특별채용하고 있어 특별조항이 설치되면 시ㆍ도교육청이 대상을 대폭 축소해 해당 인원만큼 사학이 떠안게 되므로 불필요한 마찰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화운동 관련자도 극히 제한된 인원에 대해 특별채용 근거를 마련하는 것을 사학들이 수용할 지 의문시되고 있다.

또 신규채용 교원의 시험방법을 고치는 문제와 교원징계위원회에 외부 인사를 3분의 1 이상 위촉하는 부분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며 법으로 강제하는 것 자체가 학교법인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한국사립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는 강조했다.

시기적으로도 개방형 이사제 문제 등을 둘러싸고 교육계가 둘로 나뉘어 오랫동안 시달려왔는데 현실적으로 합의가 어려운 사항을 교육부가 굳이 이 시기에 추진하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재갑 대변인은 "정부가 사학법을 너무 가볍게 보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시기도 그렇고 합의가 어려워 불씨만 남겨놓을 수 있는 것이라면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시행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의견수렴을 한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이달 초 마무리된 사학법 재개정 추진과는 별개로 진행해 오던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이라는 게 원만한 합의 형성이 돼야지 갈등이 심해 타협할 수준이 아니면 못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중단 가능성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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